
옵션거래의 핀 리스크(Pin Risk) 등에 대한 리스크관리 서둘러야
예전에 비해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이제는 많은 종류의 파생금융상품이 거래되고 있다.
그에 따라 시장리스크 분야에서도 하루가 다르게 만들어지는 여러 새로운 상품들의 가치를 평가하고 리스크를 분석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시장리스크 관련 상품들은 어느 정도 정형화된 틀에 넣어서 계산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새로운 파생금융상품들은 대부분 고객의 니즈에 맞추어 각자 다른 형태로 설계되고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특히 그러하다.
더욱이 파생되는 수준이 복잡할수록 시장리스크 측정방법은 상품에서 오는 리스크량을 정확히 반영하기 힘들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옵션의 핀 리스크(Pin Risk) 또한 그러한 것 중 하나이다.
핀 리스크는 옵션을 이용한 합성포지션(콜옵션 매도(매수)+풋옵션매수(매도))을 보유했을 때, 옵션 만기 시 옵션 매수자의 행사 가능성에 대한 리스크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만일 오늘 KOSPI 200의 최종 지수가 당일 만기인 옵션의 행사가격과 일치한다면 이를 피닝(pinning) 현상이라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는 자주 일어나지는 않으나 미국의 개별주식 옵션시장에서는 종종 발생하는 현상이다.
핀 리스크는 이러한 피닝 현상으로 발생하게 되는 리스크를 의미하는데, 주로 옵션 차익거래 시 발생하게 된다. 개별주식옵션을 이용하여 차익거래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행사가격이 100,000원인 A회사 옵션과 A회사의 주가간의 가격괴리를 이용하여 차익거래방식인 컨버전 전략을 구사하면, A회사 옵션을 매수함과 동시에 합성매도포지션 (콜옵션 매도+ 풋옵션 매수)을 실행한 경우이다.
옵션 만기일에 최종 결제가격이 100,000으로 결정되면서 피닝 현상이 나타났다면, 거래자는 무위험 이익은 확보했으나 콜옵션 매도로 인한 새로운 리스크에 직면하게 된다. 옵션 만기일 최종결제지수가 산출된 후 90분간 옵션 매수자는 권리행사 유무를 결정하는데, 만일 다음날 A회사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예상되면 등가격 콜옵션 보유자들이 권리 행사를 하게 될 것이다. (만일 A회사의 주가가 더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면 외가격 콜옵션 보유자의 행사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때 거래자는 콜옵션을 매도한 상태이므로 콜옵션 매수자들이 권리 행사를 할 때 A회사의 실물주식을 인도해야 한다.
그러므로 만일 A회사가 콜옵션 매수자들의 예상대로 다음날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된다면, 콜매도 포지션으로 손실을 보게 된다. 차익거래는 무위험 이익을 기대하므로 차익거래 규모는 일반 포지션에 비해 규모가 큰 편이다.
따라서 현물을 보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차익거래 포지션을 만기까지 보유한 후 위와 같은 상황 (콜옵션 매수자들의 권리 행사)에 직면하면 인도할 현물 주식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을 비싼 가격에 구입해야 하므로 막대한 손실을 볼 수 있다.
결국 무위험 차익거래를 노리고 들어간 차익거래 포지션이 피닝 현상으로 매도된 옵션이 행사되면서 위험한 포지션으로 전환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리스크는 현재 개별 옵션별 시장리스크를 측정할 때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 아직은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국내 주식옵션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므로 현재의 발생 가능성을 유지한다고만 볼 수는 없다.
이러한 경우 콜옵션 매수자들의 개별 주식의 상승도에 대한 기대 예상치가 클수록 등가격 뿐 아니라 외가격 매수자들까지 권리 행사를 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옵션 만기일 손실액이 예상했던 것보다 확대되고 VaR 산출 시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는 옵션가격의 민감도(Greeks) 값을 이용하여 리스크를 측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보다 정확한 접근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물론 시장리스크 측정업무와 같은 리스크관리 업무가 시장보다 먼저 앞서 가거나 더 빠르게 갈 수는 없다. 시장에 새로운 상품이 나와야 분석을 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장에는 새로운 상품이 계속 등장하고 있고 기존 상품들도 외부 환경의 변화로 인해 노출되는 리스크는 항상 진화하고 발전한다고 할 수 있다.
그에 따라 새로운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리스크 측정의 정교성을 제고해야 하며, 이미 사용 중인 방법론도 주기적으로 그 적정성을 검증하여 과다한 리스크에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