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들은 모두 그럴듯합니다. 그러나 막상, 어떻게 하면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론에 들어가면 막막해집니다.
창의력의 근원
많은 책들이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동시키는 방법과 요령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내는 방법’, ‘창의적 발상의 요령’, ‘아이디어맨이 되는 법’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저의 경험으로 볼 때 아이디어는 그런 ‘방법’이나 ‘요령’으로 되지 않습니다. 그런 공식에 철저한 사람이 탁월한 창의력의 소유자가 되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항상 문제의식을 갖고 애절하게 접근하는 것이 창의력과 아이디어의 근원이라고 믿습니다.
제가 ‘간절’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애절’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애끓는 심정으로 더 진지하고 간절해야함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무슨 일을 하든 건성으로 대충대충 하지 않고 진지하게 온 정성을 쏟으면 문제가 보이고 그러면 상상력이 동원되고 창의력이 발동해서 해결책(아이디어)이 나오게 된다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깊이 궁리하고 또 궁리하면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작년에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부임해 온 후 자나 깨나 생각한 것은 ‘어떻게 하면 석탄공사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잘 알려진대로 석탄공사는 ‘만년 적자 공기업’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석탄공사의 재무구조를 흑자가 될 수 있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지하 막장에서 건강을 해치며 치열하게 일하고 있는 우리 사원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습니다. 최악의 근무조건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원들에게 뭔가 화끈한 것이 없을까 애타는 심정으로 궁리를 거듭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확히 말하면 2009년 1월 5일입니다. 올해는 처음으로 막장에서 시무식을 했습니다. 언론이 관심을 갖고 보도했던 소위 ‘막장 시무식’입니다. 강원도 태백시에 있는 장성광업소의 지하 막장에서 시무식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던 저는 기분이 우울했습니다. 생산직 사원들의 고초가 마음을 아프게 했기 때문입니다. ‘뭐 좀 다른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던 저에게 번개처럼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었습니다.
“그래 맞다. 탄광은 이제 한계점에 와 있다. 더 이상 땅속 깊이 들어갈 수 없는 형편이다. 석탄산업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석탄 캐는 로봇을 만들어야겠다.” 역사적(?)인 채탄용 로봇 아이디어는 그날 그렇게 탄생하였습니다.
그 아이디어는 타당성이 인정되어 정부의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예산이 배정되고, 지난 11월부터 KAIST를 비롯한 연구기관과 생산기관 합동으로 채탄용 로봇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2~3년 후 채탄용 로봇이 지하 막장에 배치되면 큰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석탄은 지상의 상황실에서 생산직 사원들에 의하여 원격 조정되는 로봇이 캐낼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생산성의 획기적 향상은 물론이고 탄광의 개념이 바뀌게 됩니다. 석탄공사에 흑자 전환의 희망이 생깁니다. 지상에서 근무하게 될 생산직 사원들의 후련함이야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제가 석탄공사를 떠나더라도 사장으로 근무했던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합니다.
창의력으로 공헌하라
채탄용 로봇 개발을 위한 기념식을 하던 날 어떤 분이 제게 질문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석탄공사를 거쳐갔고, 석탄산업에 종사했던 사람이 많았는데 왜 하필 그 아이디어가 조 사장의 머리에 떠올랐을까요?”라고 말입니다. 저는 빙긋이 웃고 말았지만, ‘문제해결을 위한 애타는 심정이 누구보다도 강했기 때문’이라고 속으로 대답했습니다.
자, 어떻습니까? 비즈니스 창의력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아셨습니까? 아이디어가 어떻게 나오는지 깨달았습니까? 이제 당신 스스로를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지금까지 직장생활을 해오면서 어떤 수준의 창의력을 발휘했습니까? 어떤 아이디어를 냈습니까? 그래서 조직발전에 어떤 공헌을 했습니까?
이 질문에 당당히 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기위해 열정을 갖고 상상과 창의의 바다에 푹 빠지시기를 권합니다. 그러면 직장생활이 확 달라집니다. 인생의 새로운 지평이 열릴 수 있습니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