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증시 체질개선 확인 의견도
지난 주 발발 된 두바이발 악재는 당초 우려 대비 찻잔 속 태풍에 그친 모양새다.
지난 11월 25일 두바이 국영기업인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채무상환유예) 선언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지면서 제2차 신용위기 파장이 불거졌던 것.
실제 모라토리엄 선언과 함께 두바이의 CDS스프레드가 급등세를 나타냈고, 유럽증시와 아시아 증시가 3%이상의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동기간 국내증시도 4%이상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 역시 20원 이상 상승해 국내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진 듯 했으나 금새 체력을 회복하며 낙폭을 만회했다.
단, 지난해 불거진 리먼 사태 대비 파급력은 다소 약하지만 그동안 장밋빛 경기 회복세로 숨을 가다듬던 글로벌 경기에 찬물을 끼얹은 점은 간과할 수 없다.
다시 말해 향후 1~2개월 동안은 시장내 경계심리가 확대되면서 환율과 주가 변동성이 확대 될 전망이라 신중한 대응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이번 두바이발 익스포져 규모가 큰 중동지역과 대출규모가 큰 유럽은행과 관련된 글로벌 금융주, 선진국 금융주 비중이 높은 홍콩 H주에 자산편입이 큰 펀드 투자전략과 관련 전문가들은 신중한 대응을 당부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중동, 아프리카펀드(24.98%)와 MENA지역 펀드(49.86%)의 연초대비 평균은 동기간 해외주식형 유형평균(52.41%)대비 다소 뒤처졌다. (기준일: 2009.11.30 에프앤가이드)
더욱이 최근 1개월간 성과를 살펴보면 하락폭도 두드러지고 있다. 현재 관련 펀드들의 두바이 직접 투자편입 비중은 극소수지만, 만일 쇼크여파가 중동지역을 비롯한 익스포져 규모가 큰 지역으로 퍼진다면 수익률 악화도 배제할 수 없는 것.
실제 12월은 연말효과 영향으로 수익 극대화를 기대하는 시점에도 불구, 전반적인 분위기상 리스크 관리가 화두로 떠오른 상태다. 따라서 이번 두바이발 사태도 당초 우려 대비 영향은 미미 하지만 방어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펀드전문가들도 이번 두바이발 사태와 관련, 단기적으론 변동성이 클 것이라 예상하며 신중한 견해를 보였다.
이와 관련 푸르덴셜투자증권 펀드리서치 원소윤 연구원은 “두바이발 악재가 제2차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단, 유럽시장 자금 경색이 우려되는데다 브릭스 등 단기간 급등폭이 컸던 이머징마켓의 변동성이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원 연구원은 “경기 불확실성이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금융, 소비재 등 경기민감 섹터 보단 녹색, 헬스케어 등 경기방어섹터가 단기간 유리해 보인다”며 “아울러 대외적인 불확실성 국면에선 상대적으로 외국인 비중이 높고, 선진국 금융섹터와 상관관계가 높은 홍콩H주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두바이발 악재가 오히려 국내주식형 저평가 매수 기회는 물론 증시체력 회복 기회로 엿볼 수 있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쏟아졌다.
메리츠증권 펀드리서치 박현철 연구원은 “이번 악재로 금융부실 등 잠재적인 악재를 간과할 수 없지만, 오히려 동기간 5영업일 연속 국내주식형펀드로 평균 1000억원 자금이 순유입되는 등 저평가 매수 기회로 여긴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피델리티자산운용 한국주식투자부문 대표 김태우 전무 역시 “두바이발 패닉으로 인해 오히려 글로벌 경기에서 시기상조로 우려되는 출구전략이 늦춰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출구전략이 지연되는 동안 글로벌 각 국마다 체질개선을 다질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중동아프리카펀드 및 MENA 펀드 성과 현황 >
(단위 : %, 억원)
(기준일 : 2009년 11월 30일)
(자료 : 에프앤가이드)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