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앞으로 미국 금융주 및 IT부문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중국의 경제지표가 완만한 회복을 이어가면서 글로벌 증시와의 연동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청신호다.
실제 14일 국내 증시는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로 사흘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내 증시의 단기상승에 따른 쉬어가기 이후 추가적인 반등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주 들어 국내 증시는 연이틀 하락하며 장중 한때 1600선 마저 위협하기도 했다.
전날 미국 다우존스지수가 장중 연중 최고점을 경신하고, 지난 13일 아시아 주요 증시도 오름세를 보였지만 코스피지수는 낙폭을 확대했다.
4분기 경기회복세가 둔화되고 기업 이익 또한 회복강도가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오히려 경기침체와 금융위기 국면에서의 빠른 회복력이 앞으로 정책적 변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마저 증폭됐다.
3분기 어닝시즌 양호한 기업실적에도 환율효과와 정책효과에 따른 수혜일 뿐 향후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특히 프로그램 매도 물량 부담으로 연이틀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글로벌 주요 증시에서 국내 증시만 유독 함정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깊어졌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글로벌 증시와의 최근 디커플링 현상은 과거에도 일반적으로 단기에 그쳤고, 향후 미국 기업실적 발표가 이어지면서 금융 및 IT관련주들이 상승흐름을 이끌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이번주 들어 선물시장의 영향력이 강화된 가운데 외국인 선물매도에 따라 지수변동성도 커졌다”며 “이는 실적 시즌을 앞둔 관망심리와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부담 등이 원인으로 현물시장의 체력이 약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코스피지수 거래대금은 이번주 들어 5조원대까지 급감했다.
반면 심 팀장은 “외국인의 매매가 지수의 방향성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물 포지션에 대한 헤지 및 포지션 정리차원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결국 최근 나홀로 약세를 보였던 국내 증시는 주 후반으로 갈수록 글로벌 주요증시와의 연동 패턴이 높아질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국내 증시는 선물매매에 따라 하락하면서도 시장 베이시스는 지속적으로 콘탱고 상태를 유지했고, 현물시장에서 투신의 경우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매수우위를 보였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증시 변수로 미국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될 것이란 예상이다. JP모간,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등 금융주와 IBM, 인텔, AMD 등 대표IT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이중 JP모간과 골드만삭스의 경우 최근 실적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상향조정된 점을 감안할 때 상당한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감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IT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역시 상향조정 추세이기 때문에 미국 증시의 향후 전망이 밝은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텔의 경우 3분기 주당 순이익이 33센트를 기록하며 월가의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와 함께 중국의 경제지표도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심 팀장은 “중국 은행의 신규대출 규모의 증가, 교역규모 감소폭 둔화, 외국인 직접투자 증가 등이 예상된다”면서 “상하이 증시는 IPO 물량 부담에도 불구하고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의 배경에는 경제지표 개선과 중국경제의 긍정적 펀더멘탈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여기에 국내 증시가 최근 조정을 거치면서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향상된 점도 향후 반등의 청신호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원/달러 환율의 최근 흐름은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달러 약세에 따른 상품시장의 강세는 원자재 가격 부담과 수출주들의 체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1100원대에 진입한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달러화의 추세적인 흐름과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초반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장중 1160원대로 내려앉는 등 낙폭을 늘렸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순매수를 확대하면 환율은 하락하고, 순매도하면 환율이 상승하는 모습이지만 최근에는 이같은 패턴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국내 증시는 조정을 받아왔지만 이 기간 원/달러 환율은 1170원선을 내주며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같은 최근 환율 하락은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 개선이 가속화되면서 환율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