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상승 추세에 대한 신뢰는 여전하며, 실적장세 종료로 상승모멘텀은 없지만, 경기회복 기대감이 하방경직성을 굳건하게 만을어 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감이 실린다.
특히 외국인들의 20거래일 연속 순매수 이후 순매도로 전환된 점을 놓고 시장은 향후 움직임에 대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모멘텀이 부족한 가운데 그동안의 상승분에 따른 차익실현 차원으로 볼 수 있다는 풀이다.
◇ 금리인상 시간 여력 = 무엇보다 지난 11일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을 통해 읽을 수 있는 앞으로의 통화정책에 대한 방향에 대해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솔로몬투자증권 오준석 연구원은 “국내 경기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앞으로 출구전략 집행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현실적으로 연내 금리인상 여건이 조성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 등 각종 지표와 기업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출구전략에 대한 논란은 과열되는 양상이었다.
일각에서는 광의의 출구전략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채권시장은 금통위를 앞두고 수익률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기준금리 동결 이후 경계대상이 사라지면서 채권시장이 강세로 돌아섰다.
오 연구원은 “재정효과 약화와 대외경기 부진 지속 등으로 일단 올해 안에 출구전략의 본격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 조성준 이코노미스트도 “이번 금리동결 배경은 경기회복 기조 본격화에도 불구하고 향후 성장세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려운 정황이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넓은 의미의 광의유동성 증가세가 위축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잉여자금이 단기화되며 특정자산으로 쏠리는 부작용이 지속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 금리인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KB투자증권 주이환 수석연구원은 “금리동결은 최근 현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 차원으로 해석된다”며 “기준금리 인상과 연결짓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판단 상향과 투택시장 경계에도 불구하고 연내 기준금리 인상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동양종금증권 황태연 연구원은 “경기전망에 대한 낙관론이 강해졌고,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목할 수 있다”며 “통화긴축 우려를 반영한 시장금리는 현재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美 FOMC에 쏠린 시선 = 외국인들의 행보에 대한 관심도 여전히 높다. 21일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서면서 수급마저 부정적으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크게 우려할 사항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에 따른 차익 등을 감안할 때 외국인들의 매수 여력은 여전한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전날 미국 뉴욕증시가 하락세로 마감하면서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 이상으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올들어 그동안 급등했던 국내 증시를 돌아볼 때 자연스런 흐름이라는 것이다.
교보증권 주상철 투자전략팀장은 “원화 강세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를 촉진할 것”이라며 “환율하락의 부정적 영향보다 긍정적 효과가 클 전망”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지난 2000년 이후 환율이 1% 하락할 때 주가지수는 0.9% 상승하는 흐름을 보여 오고 있다.
한화증권 윤지호 투자전략팀도 “달러 약세 원화 강세 국면에서 환차익을 노리고 국내 증시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이 차익실현에 나설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향후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어떠한 내용의 경기판단을 내놓느냐에 관심이 크게 쏠렸다.
시장의 예상대로 정책적 무게중심을 유지한 채 향후 경기에 대한 긍정적 코멘트는 국내 증시에서 장기간 매수 주체인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보다 가볍게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조지 소로스의 3분기 플러스 성장론과 크루그먼 교수의 8월중 바닥탈출론 등 최근 미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오바마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효과가 시장에서 어떻게 표출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