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을 보유하지 않은 비은행 금융지주회사의 추가적인 조기 등장에 대해서는 확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금융지주회사법 통과에 따라 산업자본의 금융업 참여가 상당 부분 열릴 수 있기 때문에 향후 구도에 따라 금융투자지주회사와 보험지주회사 등의 등장이 현실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 대기업 계열 증권사 주목 =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대기업 계열 증권사들의 행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금융지주회사법 통과 소식이 알려진 직후 SK그룹의 SK증권의 주가가 급등한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이번 금융지주사법 통과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SK증권은 최신원닫기

동부증권과 현대증권·삼성증권·유진투자증권·한화증권·동양종금증권·HMC투자증권·하이투자증권 등도 모기업의 투자 및 지분확대 등의 예상으로 강세 흐름을 보였다.
이들 대기업 계열 증권사들은 오는 2011년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 등을 기회로 계열 산업계자회사의 자금 등 신규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M&A 등도 한층 용이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산분리의 빗장이 풀리면서 대기업의 여유자금을 활용한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활용할 수 있고, 금융산업의 발전이 기업 자금조달에 활로를 열어주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그룹들은 지분출자 구조와 지주사 전환에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수혜가 크지 않다는 점을 들어 공식적인 검토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메리츠증권 임일성 연구원은 이번 금융지주사법에 대해 “금융업의 대형화와 금융시스템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회사 출자한도 폐지는 은행 및 비은행지주사들의 M&A 여력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기존 금융지주 공격적 행보 = 또한 이미 은행지주회사 체제 내의 증권사들의 앞으로의 수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금융지주 등 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금융회사의 민영화가 보다 용이하게 진행되면서 금융권 전반에 인수·합병(M&A) 등도 보다 가시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금융 자회사간 임직원 겸직이 가능하고, 업무 위탁 범위도 확대할 수 있게 돼 지주사 체제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자회사간의 시너지 효과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M&A 의지를 다지고 있는 곳은 KB금융지주다. 우리지주, 신한지주, 하나지주, SC지주 등은 각각 우리투자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 하나대투증권, SC제일투자증권을 각각 보유하고 있고, 앞으로 등장할 산은지주 역시 대우증권과의 IB부문 통합작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산은 이후 기업은행의 민영화가 진행될 기업은행 역시 IBK투자증권을 설립해 유상증자 등에 나선 바 있다.
특히 증권업계에서 지점이 없이 30위권에 머물고 있는 KB투자증권은 다른 증권사에 대한 추가 인수 가능성이 높다. 1조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충분한 실탄을 장전한 KB금융지주의 행보를 볼 때 조만간 추가적인 비은행 부문의 강화가 진행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KB금융지주측는 KB국민은행의 덩치와 규모로 봤을 때 비은행 부문의 강화가 절실한 상황. 이미 한누리증권을 인수해 KB투자증권을 설립한 KB금융지주는 최근 추가 인수를 위한 분주한 움직임을 벌이고 있어 주목된다.
여기에 지난달 31일 김중회 KB금융지주 김중회 사장은 자산관리(WM) 부문에서 강점을 보유한 10위권내 증권사를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적절한 매물이 나올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연내에라도 적절한 매물이 있다면 즉각 인수작업에 착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업계 안팎으로 알려진 교보증권 인수 타진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없다고 부인했다. 아직 특정 회사나 그 시기에 대해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교보생명이 지분율 51.6%를 보유하고 있는 교보증권은 지난해 지분 매각 의사를 밝혔다가 중단한 바 있고, 교보증권이 중위권 증권사로 지점 45개를 보유하고 있어 인수후 규모를 키우는 전략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