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자산, 연평균 25% 성장…71조원 넘어서
선제적 경영지도 및 자율적 M&A 지원책
저축은행은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105개 저축은행의 자산 규모가 지난해 12월말 기준 69.1조원으로 증가했다. 또한 자본 적정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 비율도 지난해 6월말 9.16%에서 지난해 12월말 9.4%로 0.24%p 증가했다. 최근 경기가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저축은행들이 축소했던 영업을 다시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지켜봐야하는 분위기이며 성장과 영업강화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 회복단계라는 뚜렷한 신호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감독당국도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전국 저축은행장들이 참여하는 ‘저축은행의 경영건전성 제고 및 위기극복 이후 선제적 대응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하고 경영건전성 제고를 촉구했다. 이번 워크숍에서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해 격려사를 했으며 금융감독원 거시분석국 박동순 국장이 ‘최근 거시경제 현황 및 저축은행의 대응방안’, 저축은행서비스국 김준닫기

이에 따라 본지는 이번 워크숍 지상중계를 통해 저축은행의 향후 대응방향을 살펴봤다.
◇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 어려울 때일수록 멀리 내다보고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저축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전세계적 경기침체로 경영환경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3월말 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은 감소하고 연체율은 상승하는 등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 주가지수 반등, 환율 안정, 국제수지 흑자 등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일부 희망적 전망이 나오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회복기반이 약하고 본격적인 회복기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저축은행들은 현재 상황을 냉철히 파악하고 다가올 미래를 준비해야한다.
과거 신용위기 당시 쏠림 현상이 부실을 초래한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시중은행의 어려움은 외형성장 정책에 기인한다는 평가도 있기 때문에 저축은행들도 이를 자제해야 한다. 특히, 자산이 큰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은행 수준의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서 체계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저축은행은 서민과 중소기업지원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저축은행 서민금융기관인가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민과 중소기업에 원활히 금융지원할 때 저축은행은 신뢰를 받을 것이다.
이밖에 높은 수준의 건전성을 유지해야한다. 올 1분기 중에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저축은행들은 유상증자 및 후순위채 발행 등의 노력으로 BIS비율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도 시장에서는 저축은행에 대해 PF대출 부실 등 걱정을 많이 한다.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나아가 금융위기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선제적 건전성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
감독당국도 배당자제, 이익금 내부 유보, 대손충당금 적립 등을 유도해나갈 것이다. 또한 선제적 경영지도와 M&A 등 시장의 자율구조조정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저축은행업계는 전체자산이 지난 5년간 연평균 25% 증가해 71조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현재 타 금융기관이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저축은행 업계가 격화된 시장 경쟁을 이겨내고 성장을 할 수 있게 감독당국과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 거시분석국 박동순 국장 = 작년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이후 저축은행의 경영 악화가 가중되고 있다. 최근 주요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으며 더 이상 하향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국 경제의 고용사정은 악화되고 있다. 따라서 소비가 감소하고 있어 경기가 회복이 되더라도 고용시장은 6개월 정도 기다려야 한다.
제조업 및 소매 판매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으며, 투자와 고용은 계속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망은 엇갈리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세계경제가 회복되더라도 U자형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저축은행도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영업전략을 세워야한다. 본격적인 회복시점은 내년 상반기 정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외국자금이 빠르게 들어오고 있고 코스피와 코스탁 모두 리먼사태 이전으로 회복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의 과열 우려도 있지만 아직 과열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상승이 빠른 것은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유가증권과 대출채권 매각 손실이 주요인으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자본적정성 유지 노력으로 개선되고 있다.
국내 고용시장에서 실업률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가계 채무상환능력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도 악화될 것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상용직보다 일용직 중심으로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어 저소득층 중심으로 채무상환능력이 악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저축은행은 이같은 상황을 예의주시해야한다.
◇ 저축은행서비스국 김준현 국장 = 저축은행은 1년 전에 비해 경영환경이 악화돼 있는 상황이다. 악화 요인으로 PF대출 부실화, 여신거래 건설업체 등 구조조정대상 선정, 주택담보대출 부실화와 유가증권 평가손실 등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개별 저축은행의 자본확충 규모를 분석하고 대주주 및 경영진과의 경영면담을 통해 자구책 마련을 유도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대응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잠재리스크 및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요인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수시로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부실우려 및 그레이 존(Gray Zone)에 해당하는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대주주 증자 등 자본확충과 부실자산 감축노력 등을 강력하게 지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부실우려 판단시 사전적으로 대주주의 증자나 시장의 자율 M&A를 통해 자체 경영정상화를 유도하고 자체 정상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적기시정조치를 취해 신속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이다.
이와 함께 저축은행의 경영위기에 대비한 긴급대용 시나리오를 마련해 가동하고 있다. 비상계획은 주의단계, 징후 발생단계, 위기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주의 단계에서 PF대출·수익성 악화 방지 등 철저히 지도하고 저축은행의 자본확충 및 유동성 확보를 지도한다. 징후발생단계에서는 여수신 동향 일일 점검체제 구축, 저축은행중앙회의 자금지원제도 확충을 도모한다. 위기 단계에서는 금융당국내 위기 대응반을 구성하고 신속한 구조조정 체제를 가동할 것이다.
이밖에도 저축은행이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영업한도 산정기준인 자기자본을 장부상에서 BIS자기자본으로 변경하고 거액신용공여한도도 8~10배로 조정해 영업한도를 현실화했다. 또한 비상장주식 투자한도를 10%에서 15%로 확대했다.
6월 결산에 따라 건전성 지표가 어떻게 나오는 가에 따라 시장의 우려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저축은행 업계 전체적으로 연체채권 관리와 충당금 적립에 총력을 기울이기를 부탁한다. 또한 이익의 내부유보 및 추가 자본확충 노력 등도 필요하다. 단기간내에 과도한 자산 확대를 지양해야한다. 현재 상황에서 자산확대 경쟁 상황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이다. 단기간 내에 무리한 자산확대는 과도한 리스크를 촉진시킬 수 있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성장정책이 필요하다. 한편, 금리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최근 금리하락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예적금 등 이자비용이 상승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
유승열 기자 ysyo@fntimes.com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