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한화그룹이 제일화재 최대주주인 김영혜 이사회 의장의 지분 24.62%를 전격 인수하면서 한화손보와 제일화재의 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화그룹이 양사의 통합작업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것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산업은행에 한화손보를 팔고 제일을 경영하려고 분리경영을 유지하며 한화손보와 제일화재의 통합을 미뤄왔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함으로 인해 분리경영을 더 이상 유지할 필요성이 사라졌다.
인수포기로 인해 3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사업비 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한화손보와 제일화재를 통합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한화그룹은 18일 개최된 2009년 경영전략회의에서 중복사업을 통폐합하고 특히 금융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금융계열사간 인력 교류와 협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미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를 포기하면서 금융감독원에도 양사를 통합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손보업계에서는 빠르면 3월말에 양사의 통합 청사진이 드러나고 6월중 본격적인 통합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손보업계에서 이러한 예상을 하고 있는 것은 제일화재가 오는 3월31일 임원선임과 관련 임시주총을 개최할 예정이기 때문.
현재 제일화재 김우황 대표이사를 비롯해 임원 전원이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동안 인수를 당한 회사측 임원들 대다수가 교체되어 왔기 때문에 제일화재 현 임원들이 경영진 측의 부담을 줄여줌과 동시에 대내·외적으로 마지막까지 깨끗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일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다.
이미 김우황 대표의 경우 지난 15일 사임으로 인해 대표이사직에서 제외됐으며 그 외 임원들의 경우 임기가 6월로 연장된 상태다.
따라서 임시주총이 끝나면 양사의 통합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가 있을 가능성이 크고 5~6월경에 있는 주주총회가 끝나는 시점에 경영진 교체와 함께 합병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넘어야 하는 산이 아직도 남아있다.
양사모두 손해보험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중복되는 업무가 많아 통합시 잉여인력 발생이 불가피해 인력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양사노조와의 갈등을 피하기는 힘들다.
여기에 부서별 통합시 직급조정도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제일화재 직원들중 차장급 이상의 경우 과거 한화그룹 공채를 통해서 입사했고 한화손보 직원들의 경우 신동아그룹 공채출신들이기 때문에 ‘한화’라는 이름으로 통합되면 출신 등에 대한 충돌도 예상되고 있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