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최대 수혜로 손 꼽히던 유가가 148불까지 고점을 찍고 현재 40불 박스권을 하회하는 가운데, 정치적 불안과 환율 약세까지 겹치며 설정이후 -80%까지 성과가 곤두박질 친 상태다.
여기에 지난 4일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로부터 지속적인 유가하락과 외환보유액 감소로 신용평가까지 하향 조정까지 받으면서 러시아펀드 앞날은 먹구름에 쌓였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가 정점을 달했던 지난 10월 이후로 루블화 가치 하락이 지속되자 러시아 정부가 외환 보유고를 쏟아냈지만, 당초 기대 대비 실효성은커녕 외환 보유고 감소로 내부 불안만 가중시킨 것.
이같은 악재에 외국인들의 매도세까지 불거지면서 러시아펀드는 그야 말로 끝없는 수난을 맞고 있는 형국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대표적인 러시아펀드들의 최근 1년간 평균 유형은 -79.48%을 기록해 거의 휴지조각이나 다름없게 됐다. (기준일: 2009년 2월 5일)
국내 설정된 대표적인 러시아펀드들의 주요 성과를 들여다 보면,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JP모간운용의 ‘JP모간러시아주식종류형자1A’의 1년 성과는 -84.75%를 기록하고 있다.
동기간 전체 해외펀드 유형 (-48.76% )대비 두 배 가까운 낙폭을 연출해 성과가 얼마나 저조했는지 엿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뒤 이어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우리CS자산운용의 ‘우리CS러시아익스플로러주식형1ClassA1’역시 -76.63%를 기록해 역시 부진한 성적을 연출했다.
이같은 러시아펀드의 굴욕은 설정 당시부터 원자재 수혜로 조명 받던 브라질펀드와 엇갈린 희비로 새삼 눈길을 모은다.
실제 올 연초 브라질펀드는 +10.20%의 성적을 기록해 낙폭된 성과를 다소 회복하는 모습이지만, 러시아펀드는 연초 대비 -12%의 성적을 시현해 여전히 부진의 늪을 걷고 있는 것.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파트 김휘곤 펀드분석 연구원은 “지난 10월부터 촉발된 미국의 달러가뭄이 신흥국의 외화자산 유동성 부족으로 연결, 신흥국의 금융위기로 여파가 퍼져 여전히 불씨로 남아있다”면서 “이같은 상황에서 브라질의 헤알화는 1월 이후 반등하며 환율방어에 성공해 손실폭을 줄여나가고 있지만, 러시아 루블화는 정부의 외환보유액 방출에도 별다른 지속적인 약세에 시달리고 있다”설명했다.
즉 환율에 대한 방어력 차이가 두 펀드의 성과 희비 쌍곡선을 갈랐다는 분석이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 역시 향후 러시아펀드 전망에 대해서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서경덕 펀드분석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회복이 안정화되고, 유가가 반등하는 구체적 상황 나올때까지 러시아펀드의 실질적인 반등이 어려워 보인다”면서 “실제 러시아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 산업이 유가 하락세로 저조한데다, 내부 기업들의 투명성 결여로 외국인들의 투자하기 꺼려하기 힘든 환경에 환율 변동성까지 확대돼 당분간 부진을 면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 국내 설정된 러시아주식형 성과 현황 〉
(단위 : 억원, %)
(기준일: 2009년 2월 5일. 순자산 10억원 이상 펀드 대상) (자료 : 제로인)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