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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금융 빅뱅 서막 열렸다

배동호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9-02-04 23:44

우수한 자산운용 경쟁력 갖춘 금융회사 수혜
자본시장 양·질적 성장 실적배당형 상품 관심

자본시장통합법이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감에 따라 향후 시장의 영향과 판도 변화에 대한 관심은 시간이 갈수록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시장에 큰 영향을 지속적으로 미치며 정책 모멘텀으로서의 역할을 자임해온 자통법이 오랜 시간과 천신만고 끝에 탄생해 정작 시행에 들어간데 비하면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신용경색에 따른 금융위기가 여전히 진행중인 가운데, 실물경기 침체 속도가 점차 가속화되고 있는 국면이 부담이다.

경기 바닥시점을 놓고 이런 저런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속에서 시작된 자통법이 시행 초반 우여곡절을 겪지 않을 수 없다는 전망이다.

한국 자본시장의 숙원, 금융환경의 고차원적인 업그레이드, 글로벌 금융투자회사와의 한판 승부 등으로 수사돼 왔던 격에 맞는 완전한 준비가 덜된 탓이다.

자통법 도입을 검토하던 초기 흔히들 자통법이 증권업종에만 유리한 법안이 아니냐는 오해가 있었던 것처럼 자통법 시행과 시장의 영향은 직접적으로는 증권주에 대한 수혜효과가 얼만큼일까에 모아지기도 한다.

그러나 각종 금융규제를 완화하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자통법의 시행은 향후 특정 금융권역보다는 양질의 자산운용 경쟁력을 보유한 금융기관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자통법은 금융시장에서 증권, 자산운용, 선물, 종금, 신탁의 겸영을 허용하면서 업종의 장벽을 허물고 증권사도 은행과 같은 입출금 계좌 운용이 가능해지는 변화를 갖고 온다.

아직 증권사의 지급결제시스템 참여 세부 내용을 놓고 긴 줄다리기가 진행중이지만 오는 6월 이후 소액지급결제서비스가 시작되면 금융업계의 급격한 변화는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투자상품의 개발과 판매에 따라 금융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투자상품이 쏟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불완전판매 등에 대한 소비자보호는 보다 강화된다.

LIG투자증권 유상호닫기유상호기사 모아보기 연구원은 “자통법 시행이 일단 증권사들의 수익원을 다변화시킬 수 있는 점에서 증권주에 긍정적”이라며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통한 수시입출금, 계좌이체, 신용카드결제 등이 가능해지면 투자자의 편의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앞서 금융의 통합을 먼저 시도한 호주의 사례가 시사하는 점을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영국에서는 금융기관 간 장벽 철폐를 통해 대형 투자은행의 탄생을 가능케 한 통합금융법이 2000년 시행된 후 상당기간 금융섹터지수의 수익률이 주가지수를 상회했다.

또 호주에서도 자통법과 비슷한 내용의 금융서비스 개혁법이 2001년 시행된 후 금융주 주가가 호조를 보인 바 있다.

호주는 2001년 FSRA 제정 이후 2005년까지 자본시장 평균 거래량이 18%로 1996~2000년의 평균 8%보다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 중심의 중개기능도 활발해졌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IB들이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자본시장의 성장은 금융소비자들의 확정금리형 상품을 벗어나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빠르게 수요를 전환했으며, 이런 환경의 변화는 자산운용 경쟁력을 보유한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크게 실적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즉 장기적으로 증권 뿐만이 아닌 은행, 보험 등 업종간 차별화가 아닌 우수한 자산운용능력을 가진 금융기관들의 수혜가 장기적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유 연구원은 “호주의 금융서비스개혁법(FSRA) 제정 사례를 보면 자본시장의 양적, 질적 성장은 기대되지만 중장기적으로 증권, 은행, 보험 등 특정 금융권역으로의 수혜가 집중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 연구원은 이어 “자본시장의 양적 성장에 따른 증권·자산운용업의 이익기반을 확대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특정 금융권역보다는 규모와 상대적 영업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금융기관이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증권 이준환 연구원도 “자통법 도입으로 당장 증권사의 수익구조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든 데다 펀드 판매 등에서도 제한을 받게 돼 상당한 적응기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금융산업의 특징을 감안할 때 증권 및 자산운용업을 소유하고 있는 금융지주회사가 규모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통법의 수혜를 크게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여기에 있다.

유 연구원은 “자통법으로 은행의 투자자문업 허용과 보험의 자산운용 수단이 보다 다양해지는 점도 금융투자업만을 영위하는 회사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 호주 금융서비스개혁법(FSRA) 2001년 제정후 변화 >

-1996~2000년 자본시장 거래량 평균 8%

-2001년 FSRA 제정후 2005년까지 자본시장 거래량 평균 18%

-주식시장 2배, 채권시장 2.2배, 외환시장 1.5배 증가

-주식상품·외환시장은 현물·파생 규모 비슷하게 증가

-채권시장은 파생시장 규모가 현격히 증가

<자료: 증권연구원>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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