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 빠르게 실물경제로 파급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제침체는 우리의 수출을 크게 둔화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금융위기의 후유증으로 자산디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되면서 소비심리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해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지만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인하여 기업 투자가 점점 부진해지고 있다. 보수적인 한국은행조차 현재의 심각성을 감지하면서 내년도 경제성장 전망치를 2%로 대폭 내리고, 12월 금통위에서 또 다시 기준금리를 1%p나 대폭 내렸다. 낙관적인 정부도 마침내 성장률 전망을 2%대로 하향 조정하면서 대규모 경기부양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자금시장 내 신용경색 현상 심화로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일시 유동성 부족에 직면한 중소기업들이 흑자도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에 정부는 10월초부터 은행의 패스트트랙(fast track) 프로그램을 통하여 중소기업 유동성을 지원하는 대책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패스트트랙 프로그램이란 은행들이 신용등급이 요주의 이상이면서 일정 요건을 충족한 중소기업들을 4개 등급으로 분류해 신속한 지원, 워크아웃, 퇴출결정 등을 적용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실제 은행창구에선 제대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1일부터 11월 7일까지 은행들이 신규 대출과 만기 연장 등 방식으로 중소기업에 유동성을 지원한 실적은 3,000억원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 금융위기의 여파로 몸을 사리고 있는 은행들이 정부의 독촉과 인센티브에도 좀처럼 적극적으로 유동성 공급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은행이 자율적으로 중소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도록 한 이번 정책의 큰 틀 자체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되고 있다.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라는 정부 지침과 은행의 건전성 관리에 유념하라는 상반된 시그널이 교차하고 있는 상황이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은행권은 연체율 증가와 이에 따른 BIS 비율 하락 등으로 건전성 문제에 직면하면서 리스크관리를 강화하여야 하는 입장이다. 얼마 전에는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피치가 우리나라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였다.
만일 이대로 시간이 지나간다면 우량 중소기업마저 연쇄 흑자도산 상황이 연출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 금융환경이 큰 변화를 겪게 되면 변화 초기에는 시장이 미처 중소기업 친화적인 형태로 대응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
첫째, 지금과 같이 은행을 통한 시장금융의 구조적 한계가 나타날 경우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정책금융을 더욱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중진공, 각 정부부처, 지자체 등을 통해 가용자원을 적극 확대 지원하고, 기업은행, 산업은행, 농협중앙회,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역할 기대해야 할 것이다. 다원화된 다양한 정책자금 융·출자 지원을 단일화시켜 그 효율성을 증대시켜야 한다.
둘째, 개별 중소기업들의 채권을 통합하여 유동화하는 프라이머리 CBO(P-CBO)발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단, 과거의 P-CBO 부실화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지원대상 기업 사전심사 강화, 부실예측모형 설정 등 사후관리를 강화하여야 한다. 원활한 시장 소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한국은행이 프라이머리 CBO를 직접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연기금, 자산관리공사, 기관투자가 등이 우량 P-CBO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펀드 구성도 고려해야 한다.
셋째, 정부가 적극 나서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중소기업의 자산을 적극적으로 매입하는 것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부동산이나 주식시장 등 자산시장이 얼어붙은 상태에서 유동성이 시급한 중소기업들이 자신의 자산을 팔지 못하여 유동성 확보가 어려울 수가 있기 때문이다. 자산관리공사나 정부의 새로운 한시적 기구를 만들어 향후 시장성이 높은 중소기업 등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적정한 가격에 매입할 필요도 있다.
넷째, 중소기업에 대한 메자닌(mezzanine) 금융을 도입하여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활성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분의 일정 부분을 자본과 부채의 중간 성격의 자본으로서 경영권 간섭이 없는 메자닌 금융 형태로 지원하여 해당 중소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신용등급 향상효과를 도모하고 이를 통해 해당 중소기업이 은행을 통해 추가적으로 자금을 차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보수적인 간접금융기관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에 따른 리스크를 시장에 팔 수 있는 자산유동화증권(ABS) 시장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금융기관의 입장에서 보유 대출채권을 유동화함으로써 자산·부채의 만기구조를 조정하여 금리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용위험이 높은 중소기업 대출자산을 만기 이전에 유동화시켜 신용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2000년 이후 ABS시장은 빠르게 성장했으나 점차 그 증권화 대상이 줄어지면서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바, 중소기업 대출 채권을 적정한 가격에 유동화 시키는 방법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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