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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S(신용파산스왑) ‘약’인가 ‘독’인가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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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11-02 17:12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윤창현 교수, (사) 바른금융재정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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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S(신용파산스왑) ‘약’인가 ‘독’인가
미국, 안이한 판단으로 파산시킨 리먼조치 후회

파생상품을 잘 이용할 실력을 키워야 약효 있어

신용파산스왑, 영어로 Credit Default Swap (CDS)이 최근 국제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신용파산스왑은 10여년전 JP 모건에 의해 도입되어 엄청난 규모로 성장한 파생상품이다.

예를 들어보자. 투자자 A가 B기업이 발행한 B채권을 들고 있다면 투자자 A 는 돈을 빌려준 대주(lender)가 되는 셈이고 기업 B는 돈을 빌려온 차주(borrower)가 되는 셈이다.

그런데 A가 여러 가지 이유로 B에 대한 신용 익스포져를 줄이고 싶은 상황이 발생하였다고 하자. 제일 좋은 것은 이 채권을 내다 팔거나 B기업에게 상환을 요구하는 것인데 전자는 시장에 불필요한 오해 곧 B기업에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식의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가 있고 후자의 경우는 일반적인 채권시장에서 풋옵션 조항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통하지 않는 전략이다.

이때 A가 JP 모건같은 신용도 높은 투자은행(이하 C라 하자)과 CDS를 체결하면 문제가 간단해진다. 즉 B의 신용도에 따라 이들 기관이 호가하는 CDS 프리미엄을 지급하면서 B채권에 대한 원금보장계약을 체결할 수가 있는 것이다.

A는 보장(protection) 매수자가 되고 C는 보장 매도자가 되는 것이다. CDS는 보통 만기가 3년내지 5년인데 이렇게 되면 이 기간 안에 B에게 파산이나 지급불능 모라토리움 등 소위 신용사건(credit event)이 발생할 경우 A는 보유하고 있는 B채권을 C에게 넘기고 원금을 받게 된다.

이때 현금결제가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시장에서 B채권의 잔여가치(recovery value) 즉 파산한 B에게 남은 자산의 가치가 결정되고 나면 원금에서 채권잔여가치를 제외한 액수만큼 현금으로 지급되기도 한다. 이처럼 CDS는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고 B에 대한 익스포져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므로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 계약을 여러 가지로 이용하는 전략이 개발되었다. 가장 흔한 것은 B의 채권을 가지고 있지도 않은 A가 C와 CDS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 보장매입을 한 A는 B가 파산하는데 대해 베팅을 한 셈이다. 즉 B가 파산하면 B 채권의 가치가 떨어져버리므로(예를 들어 원금의 40%), 원금의 40%로 떨어져버린 B 채권을 시장에서 싸게 매입한 후 이를 보장매도자인 C에게 넘기고 원금을 받게 되므로 A는 원금의 60%에 해당하는 이익을 볼수가 있게 된다.

이러다 보니 시장에서는 B에 대한 CDS 계약 액면금액의 합이 B가 발행한 채권 전체의 합계보다 더 커지는 현상까지 발생한다. 금번에 파산한 리먼브라더스의 경우 총 발행채권의 2.2배에 해당하는 CDS 계약이 체결되었다는 지적이 있는 것을 보면 이 계약이 헤징수단만이 아니라 일종의 투자대상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는 것이다.

또 하나 문제는 신용도가 높은 기관의 방만함이다. 신용도가 높은 AIG의 경우 AIGFP라는 자회사를 만들어서 CDS를 전문적으로 취급하였다. 2006년도 한해에 이 회사가 CDS 프리미엄으로 올린 수익이 32억 달러라 하니 입이 벌어질 정도이다. 평균 프리미엄을 액면의 3%로 잡는다하면 1조가 넘는 채권에 대해 보증을 한 셈이 된다. 물론 CDS에서 보장 매도 포지션을 취했는데 아무런 신용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면 보장 매도자는 프리미엄을 고스란히 챙기게 된다.

AIGFP의 직원 평균연봉이 연 100만 달러 였다고 하니 보증프리미엄을 받아서 직원들끼리 신나게 잔치를 한 셈이다. 그러나 최근 위기 국면에서 보증을 선 채권의 발행기업들이 한꺼번에 어려워지면서 당장 물어줘야할 돈만 250억 달러가 되었고 이로 인해 AIG는 파산위기에 빠지면서 8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아야 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리먼도 예외는 아니다, 리먼과 AIG를 동시에 구제해 줄 수는 없다는 미국 정치권의 요구 때문에 리먼은 파산으로 결론이 났지만 리먼으로 인한 파장은 너무 컸다.

CDS 시장이 금이 가버린 것이다. 당장은 리먼채권에 대한 CDS부터 문제가 되었다. 리먼발행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해서 체결된 CDS로 인해 리먼 채권에 대한 보장매도자들 곧 보증을 선 기관들이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CDS와 관련하여 리먼 발행 채권의 잔여가치는 최근 원금의 6.85%로 결정되었다. 원금의 약 93% 정도가 날아간 것이다. 이렇게 되는 바람에 리먼 채권의 보증을 선 보장매입자가 당장 지불해야할 돈이 4000억 달러에 육박하게 되었고 이로 인한 자금수요가 그렇지 않아도 힘든 시장을 압박하여 자금사정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는 것을 보면 CDS로 인한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상황을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다.

투자은행이니까 예금은 안 받았을 것 이고 파산해도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단순한 논리가 전혀 먹히지 않은 셈이다. 금융기관의 파산은 이처럼 큰 후유증을 남기는 것이고 그 중심에는 CDS 같은 파생상품이 있다.

이러한 파생상품 계약이 그물처럼 모든 기관을 연결시키고 이로 인해 금융기관 하나의 파산은 엄청난 충격을 시장에 주게 되는 것이다. 불이 한 곳에서 발생하면 이 불이 네트워크를 타고 전 기관에 퍼질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지 리먼을 파산시키지 않고 다른 기관에 인수합병이 되도록 구제금융제공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로 도와주었다면 파장은 훨씬 작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고 정치권 일부에서 파산결정을 후회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미국이 상황을 안이 하게 인식한 것이 아니었느냐는 분석도 가능해진다.

물론 CDS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이를 과도하고 불투명하게 이용한 것이 문제였으니 만큼 향후 우리도 이런 상품을 도입할 경우 투명성을 좀 더 제고시키고 규모에 제한을 두는 등 적절한 견제장치를 통해 순기능을 극대화하고 역기능을 최소화 하는 지혜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파생상품 자체를 나쁜 것으로 몰아붙이는 것 보다는 이를 적절하게 잘 이용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견제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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