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면 외환은행 해외고객센터 팀장은 ‘분할매매, 장기투자’가 유효하다는 점에서 투자자산과 다를 바 없다고 이렇게 말했다. 외환도 주식처럼 쌀 때 조금씩 매입해 곳간을 튼실하게 만들어야 겨울이 다가와도 잘 견딜 수 있다는 충고다.
그는 또 지난해 달러가 바닥을 칠 때 외화예금이나 달러보험으로 달러급등에 미리 대비를 했다면 이처럼 환율변동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한순간 방심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팀장과 인터뷰 당일 원달러 환율은 그야말로 급등세를 탔다.
이날 한때 1350원을 돌파한 원달러환율은 결국 1326원으로 장을 마쳤다. 다음날 환율은 장중 1380원을 넘어 IMF가 한창이던 1998년 10월 7일 이후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불과 1년 사이 달러와 원화의 희비가 엇갈린 셈.
이 팀장은 “지난해 외화예금으로 외화가격이 떨어질 때마다 조금씩 나눠 구입했으면 오히려 이득을 보는 상황”이라며 “준비한 경우와 그렇지않은 경우 그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유비무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환율폭등은 그가 일하는 해외고객센터를 다시 보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한다. 이곳은 환전, 송금 등 기본외환업무부터 해외부동산 매물정보, 매매절차, 세무정보 등 외환투자까지 외환서비스가 총집결한 일종의 종합서비스 백화점. 요즘 같은 비상상황을 대비해 환테크를 설계해주는 길잡이 역할도 한다.
이 팀장은 “요즘 환율급등 탓에 환율추이, 분할환전 절차 등에 관한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최근 환율급등에 따라 송금할 때 계획한 예산이 초과되자 환관리가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이미 달러폭등발 급행열차는 떠났는데, 올라타기에 너무 늦지 않을까. 환율폭등의 비바람을 피하기에 한박자 늦었지만 그렇다고 환리스크 관리를 포기하기엔 이르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대신 이 팀장은 요즘 같은 급등락장을 견디는 해법으론 분할매매전략을 꼽았다.
외환예금 등 환관련 상품을 통해 환율이 오르든 내리든 적립식 방식으로 매월 일정시점에 조금씩 매수/매도하는 것이 환율의 변동성을 줄이는데 유효하다는 것. 초가산간을 태우는 더 큰 우를 범하기 전에 외양간부터 고치라는 주문이다.
이 팀장은 해외고객센터에서 4년여 동안 환율과 함께 산전수전을 다 겪은 환전문가. 외화자산 및 부채에 대한 위험을 분석해 외화예금 등 적절한 헤지수단으로 위험을 통제하는 환리스크 관리가 주특기다.
끝으로 환테크전략에 대해서도 그는 “금융시장이 불안해 환율의 변동성이 클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며 “외화 단기자금이 필요하면 외화예금에, 10년 이상 장기자금이면 비과세를 혜택이 있는 달러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