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중·일의 역내 교역 특성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가 일본과 중국 사이에 낀 이른바 ‘넛 크래커`’위치에 있으며 이런 추세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산업은행 산하 산은경제연구소는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을 산업구조적인 측면에서 분석한 ‘한·중·일 수출경쟁력 분석 - 10개 주요 업종을 중심으로’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한·중·일 3국의 수출입 현황과 10개 주요업종을 중심으로 역내교역의 특성, 수출경쟁력 및 경쟁관계를 분석하고 있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2000년 이후 7년간 우리나라는 연평균 수입증가율이 12.1%로 수출증가율 11.6%를 상회하면서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2004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일본은 비교적 안정적인 무역수지 흑자기조를 이어나가고 있으며, 중국도 같은 기간동안 연평균 수출증가율 25.4%, 수입증가율 23.0%로 수출입 규모와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와 함께 한·중·일의 업종별 수출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조선, 통신기기, 반도체, 자동차가 우위업종으로, 컴퓨터, 섬유가 열위 업종으로 분류됐다. 이에 반해 중국은 섬유, 컴퓨터, 가전 업종에서, 일본은 자동차, 조선 업종에서 우위를 보였다.
산은연구소측은 “한국과 일본의 수출경쟁력 우위업종은 대체적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으며, 반면 중국의 수출경쟁력 우위업종인 섬유, 컴퓨터는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열위업종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한·중·일의 업종별 경쟁관계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와 중국은 조선, 통신기기, 반도체 업종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은 조선, 자동차 업종에서 경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선, 통신기기, 자동차와 같은 우리나라 수출경쟁력 우위업종에서 중국, 일본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향후에도 중국의 저가제품 이미지 탈출과 글로벌 인지도 향상 노력, 일본의 장기불황 탈피와 투자확대 등으로 우리나라와 중·일과의 수출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중·일과의 수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일본에 대해서는 최대 소비시장인 미국, EU와의 FTA를 활용해 시장에 대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시장이면서 경쟁국인 중국의 경제 및 시장 동향을 주시하는 동시에, 적극적인 R&D투자를 통해 중국에 대한 기술경쟁력 격차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은경제연구소 김상로 소장은 “최근 우리나라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 중국, 일본과의 넛크래커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특히 우리나라의 수출주력 업종에서 중·일과의 수출경합관계가 심화되고 있어 수출경쟁력 향상을 위한 업계와 정부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