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한 향후 시장 전망이 박스권 등락이 예상되면서 단일국가 및 몇몇 국가의 주식에만 투자하는 것에서 벗어나 투자 국가·지역·자산을 넘나들며 리스크를 분산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노리고 있다.
◆ 자산배분상품 지속 출시 = 글로벌 자산배분펀드의 가장 큰 특징은 시장의 동향과 전망에 따라 주식·단기채권 등 유동성 자산에 0~100%까지 탄력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펀드의 경우 출시 한 달만에 4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는 등 열풍이 몰아쳤다.
중국 시장의 조정이 지속되면서 설정 초기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최근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인사이트펀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클래스별로 최근 3개월 10%대, 1개월 14%대 후반의 수익률을 보이면서 설정초기의 낙폭을 점차 줄여 나가는 중이다.
이후 ‘JP모간글로벌이머징마켓주식자’, ‘PCA이머징아시아주식자’, ‘삼성이머징다이나믹주식종류형자’, ‘템플턴프런티어마켓주식형자’, ‘알리안츠 RCM 다이나믹 포지셔닝 혼합주식신탁(자) 제1호’ 등 글로벌 자산배분펀드가 잇달아 출시됐다.
이들의 특징은 브릭스지역과 중동·아프리카·중앙아시아·동유럽 등 신흥 프런티어마켓으로의 접근전략을 확대하고 있는 것.
PCA투신운용도 이달 중 ‘PCA다이나믹 자산배분 파생상품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PCA투신운용측은 “기존의 자산배분펀드들이 주식 실물에 주로투자하고 있는 반면 실물투자는 배제한 채 국내외 주식관련 상장지수펀드(ETF)와 주가지수선물 등에 투자한다”고 소개했다.
ETF 등이 개별주식보다 시장대응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또 이머징마켓에서도 국가별 최대 비중을 10%로 제한해 국가별 쏠림현상을 제거하겠다는 전략이다.
PCA자산운용 황성호 대표는 “지난해에도 국내 투자자들은 특정 자산과 지역에 편중투자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변동성이 여전한 점을 고려할 때 적절한 위험분산과 안정적 수익률을 창출할 수 있는 적극적 자산배분상품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어 “‘PCA 다이나믹 자산배분 파생상품펀드는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전세계 주식, 채권, 통화 등에 투자해 연 12~15%의 절대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적극적인 자산배분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PCA그룹 아시아운용본부의 자산배분 전략 최고책임자 캘빈 블랙록〈사진〉도 “이머징마켓의 투자매력이 예전보다 떨어진 상태로 이들에 대한 선별적인 접근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선진시장 채권도 다시 보자 =앞으로 글로벌 증시가 선진시장의 경기둔화 부담 가중과 국제 원자재 가격의 지속적인 고공행진으로 박스권내 등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박스권 장세 속에서 자산배분전략과 투자 지역 및 국가 선정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관심 높은 브릭스 시장에서도 중국과 인도는 시장 밸류에이션상 비싼 편이지만 러시아와 브라질은 여전히 싸다는 판단이다. 반면 러시아와 브라질은 원유 등 원자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산업구조가 단순해 불확실한 원자재 가격을 근거로 투자 비중을 과도하게 높이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블랙록 최고책임자는 “지난해부터 올 연초까지 미국 서브프라임 악재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인 가운데, 상당수 국가들의 주식시장이 저렴한 상태”라면서도 “그러나 현재 기업 수익성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고 있고,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기 시작한 지난해 6월 이후 전세계 주요 글로벌자산배분 역외펀드의 규모가 60% 이상 증가했다”며 “시장상황이 뚜렷한 방향성을 갖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자산배분 전략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랙록 최고책임자는 “운용중인 자산배분펀드의 글로벌 주식 편입 비중은 시장상황에 따라 0~100%의 범위에서 탄력적으로 조절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지난달 말 기준으로 주식편입 비중은 40%선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럽·싱가포르·터키·태국 등 다양한 지역에 투자하며 배분전략을 구사한다는 것.
그는 이에 대해 “현재 채권편입 비중이 60% 가량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주요 투자대상은 투자적격 등급으로 국채 대비 스프레드가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된 미국 회사채와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영국·독일의 국채, 현재 금리 수준상 메리트가 예상되는 브라질·터키 국채 등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채 대비 회사채의 연수익률은 6~7%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