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함께 얼굴을 맞대고 웃으면서 찍은 사진이였는데 두 분의 웃는 모습이 쌍둥이처럼 닮아 있었다. 서로 닮지 않았다고 우기면서도 같은 밥상에서 서로 챙겨 주며 식사를 하고는 똑같이 혈압약을 꺼내 든다.
함께 있던 나이 마흔인 오빠도 혈압약을 챙겨 먹는다.
가족끼리는 생김새, 체형뿐 아니라 사소한 행동이 닮거나 발생하는 질병까지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 부부가 결혼 후 오랜 기간 같이 살다보면 서로 생활환경이 동일하고 짜게 먹는 등의 식습관까지 함께 공유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가족력`이 의미가 있는 것은 이처럼 유전적 요인보다는 가족이 공유하는 환경적 요인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가족력 질환으로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비만, 암 등이 있다. 부모가 모두 고혈압이면 자녀의 약 80%에서 고혈압이 발생하고 부모중 한쪽이 고혈압이면 자녀의 25~40%가 고혈압이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또 어머니와 자매 모두에게 유방암이 없는 경우에 비하여 어머니나 자매 어느 한쪽이 유방암에 걸린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약 2~3배 정도 높고, 어머니와 자매 모두가 유방암이 있는 경우에는 약 8~12배의 위험성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러한 가족력 질환은 특정한 유전 정보가 자식에게 전달되어 질병이 발생하는 유전성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특정 질병을 유발하는 생활습관의 개선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거나 적어도 발병시기를 늦출 수가 있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금연, 적당한 음주, 규칙적인 운동, 절제하는 식생활 등 바른 생활습관을 통해 모범을 보임으로써 질병을 예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럼 지금 우리의 생활습관 수준은 어떠할까?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이미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의 31.8%는 비만이며 20세~64세의 절반이상(67.4%)이 고혈압, 당뇨, 이상지혈증, 비만 중 1가지 이상의 질환을 가지고 있다.
20세미만 소아청소년 비만율도 1998년 6.8%에서 2005년 12%로 늘어 7년 사이에 2배가량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런 현상은 상당부분 외식으로 인한 자연편식등 영양섭취의 불균형에서 비롯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해 보면 우리의 식생활에서 주된 에너지 공급식품 1위는 쌀이지만 라면과 소주, 돼지고기 등의 섭취 비중이 높아 영양문제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3~29세 남성의 경우 라면, 30세 이상의 남성은 소주가 에너지 공급식품 섭취 순위 2위를 각각 차지하고있다.
30~49세 남성의 지방섭취 식품은 돼지고기가 1위다. 또한 고위험 음주현황(한 번의 술좌석에서 남성은 소주 7잔,또는 맥주 5캔 정도, 여성은 소주 5잔 또는 맥주 3캔 정도이상을 마시는 횟수)은 남성 80%, 여성 37.6%이고, 고위험 음주빈도가 주1회 이상인 남성이 46.3%로 나타났다. 칼슘 섭취수준은 청소년, 성인 모두 권장 섭취량의 55% 수준이었으며 나트륨은 기준량에 비해 3배 가량 많은 양을 섭취하고 있었다.
청소년층과 20대 성인의 아침 결식율은 23%와 38% 였다. 이런 통계에서 보듯이 질병예방을 위해서는 가정에서 직장에서 음식먹는 습관부터 고치는 게 중요하다.
<삼성생명 라이프케어연구소 제공>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