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최근 생보사들 사이에서는 만기일이 도래하는 장수보험이 보험사들의 끊임없는 갈아타기 시도로 인해 유지되는 계약건이 1만여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확정형 상품인 장수연금보험은 80년대 삼성·교보·대한생명을 포함해 제일생명(현 알리안츠생명)·동아생명(현 금호생명)·흥국생명 등 6개 생보사들이 판매해 왔다. 장수연금보험의 확정금리는 현재의 저금리와 적게는 3%에서 많게는 8.5%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에 금리 역마진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고금리시대였던 70년대말과 80년대초만해도 시중금리가 24%대로 보험상품의 예정이율을 13%로 연금계약금액에 반영해 확정연금 형식으로 팔았지만 현재 예정이율은 4.0∼4.5%로 떨어져 그 금리의 차를 보험사에서 부담하고 보험금을 채증식으로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연금개시후 생존시에는 계약일로부터 10년이 되는 계약응당일(연금개시시점)에 보험가입금액(계약보험금)의 10%를 지급받고 매년 1%씩 늘어나 마지막 19년이 되는 계약응당일에는 최대 보험가입금액의 19%까지 지급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30세에 100만원으로 보험가입금액을 설정해 보험료를 10년동안 냈다면 연금개시시점인 40세에 10만원의 연금을 받고 41세에 11만원, 42세에 12만원씩 연금계약금액이 늘어나면서 보험계약일로부터 19년째인 49세에 19만원의 연금을 받는 것이다.
90년대초에 판매됐던 장수연금보험의 경우에는 7.5%의 예정이율을 반영하고 동일조건에서 처음 연금개시할때 보험가입금액의 15%가 연금액으로 지급되고 10년동안 매년 보험가입금액에 1%씩 채증돼 최대 보험가입금액의 24%까지 연금액으로 지급된다.
이에 생보사들은 장수연금 보험 등 과거에 판매했던 고금리 계약을 종신보험 등으로 갈아타도록 유도하며 유지계약건수 줄이기에 주력해 왔다.
이로 인해 대한생명과 금호생명의 경우 2006년도에는 1천여건 남짓 남아 있었으나 현재 거의 대부분을 종신보험 등으로 갈아타게 만들었다.
교보생명의 경우 2006년도에 계약이 유지되고 있었던 건수가 80년대와 90년대 장수보험을 합쳐 3만여건이 되었으나 현재는 1만여건이 되지 않는다.
또한 삼성생명과 알리안츠, 흥국생명의 경우에는 한건도 남아있지 않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그 당시 주로 30세∼45세의 고객들이 장수보험에 가입했었기 때문에 현재 유지하고 있는 보험계약자들이 이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가 됐다”며 “역마진 금리차로 인해 자산의 30% 정도 손실 가능성이 있어 계약 전환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