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도한 배당, 자산건전성 악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들이 과도한 배당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은 주총에서 주당 2450원의 배당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2007년 결산배당으로 국민은행은 총 8240여억원의 현금배당이 이뤄지고, 이중 외국인 지분율이 81.33%%에 달해 6700여억원의 배당금을 외국인에게 지급하게 된다.
주당 900원의 현금배당을 확정한 신한금융지주도 배당총액이 6204억원에 이른다. 이중 33.4%인 2073억원이 외국인 주주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8일 열린 외환은행의 주총에서는 론스타에 대한 거액배당 논란과 분기배당 도입 등 배당금 문제가 최대 이슈가 됐다.이날 주총에서는 주당 700원의 배당안건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의 배당총액은 4514억원으로, 이중 외국인 지분율이 80%가 넘어서면서 외국인배당금 총액은 3644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외환은행 지분의 51%를 보유한 론스타는 2303억원의 배당을 받게됐다.
외환은행의 주총에서는 또 매분기 결산 후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분기배당 제도’도입안이 표결 끝에 통과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론스타가 분기마다 배당을 받아 투자금 및 이익을 조기에 회수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밖에 기업은행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는 각각 2635억원, 2015억원, 1695억원의 현금배당을 확정했다. 따라서 올해 은행권의 배당액이 총 2조5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고는 하나, 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이번 은행권의 현금배당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이로 인해 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 주가하락, CEO ‘곤혹’
이번 은행권 주총에서는 주가하락 문제도 거론됐다. 지난 20일 국민은행 주총에서는 주가하락에 대한 주주들의 항의로 인해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곤혹스러워하기도했다.
주주들은 국민은행 주가가 최근 크게 떨어졌고, 시가총액도 신한지주에 밀리는 등 주가관리가 엉망이라고 질타한 것이다. 이에 강 행장은 외환은행 인수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설명하며, 주주들을 달래야 했다.
하나금융지주 등 다른 은행권들도 주가하락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7일 하나은행 주총에서 은행장으로 선임된 김정태닫기

◇ 은행 감사, 금감원이 장악?
이번 주총에서도 사외이사 및 감사에 금융감독기관 출신 인사들이 다수 선임돼, ‘낙하산 인사’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28일 주주총회를 통해 이성호 전 금감원 베이징 사무소장을 신임 상근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이에 앞서 신한은행은 원우종 전 금감원 비은행감독국장을 새 상근감사위원으로 선임했고, 국민은행도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인 정용화씨를 상임감사로 선임했다.
지방은행들도 이번 주총에서 금융감독기구 출신 임직원들을 대거 사외이사나 감사에 선임했다. 대구은행은 지난 12일 김용범 전 금감원 비은행검사1국장을 상근 감사위원으로 선임했으며, 부산은행은 지난 20일 금감원 총무국장과 은행담당 부원장보를 지낸 이순철 전 금감원 부원장보를 2년 임기의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금융감독기구 출신 은행의 감사들과 현직 금융당국 직원들과 유착될 가능성이 있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