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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 다다익선 or 과당경쟁

배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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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03-19 22:25

신설증권사 잇따라 인력 확보 전쟁 치열
너도나도 “IB 업무” 구체적 전략은 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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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권사 신설과 인수·합병(M&A)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과당경쟁 우려가 깊어가고 있다.

특히 신설증권사들이 인력 확보경쟁에 가담하면서 기존 증권업계는 전문인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내부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3월말이 다가오면서 업계의 인력스카웃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그러나 새로 증권업에 진출하는 경우 일정 정도의 규모와 투자은행(IB)으로서의 희망찬 전망을 한결같이 제시하지만 구체적인 전략적 목표나 인력수급 계획, 영업방향 등에 대해서는 모호한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명성에 기댄 무분별한 인재빼오기가 자칫 업계의 공멸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원칙적으로 증권사 신설이 활발해지면 투자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다양해지고 업계의 경쟁을 통한 서비스질 향상 등의 긍정적 측면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현재 시장 규모상 꼬마증권사들의 난립이 잘못된 방향의 출혈경쟁으로 이어져 제살깎기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모 신설증권사로부터의 영입제안이 줄을 잇고 있다”며 “기존증권사의 리서치조직의 근간에 큰 영향을 줄만큼 광범위한 스카웃 제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같은 영입경쟁에서 업력이 긴 중소형 증권사들은 핵심인력들의 유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몸값거품 논쟁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증권사의 꽃으로 불리는 리서치센터 강화와 확대는 피인수, 혹은 신설증권사들의 단골메뉴. 그만큼 증권사에서 리서치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몸값 불리기는 일부 전문인력만의 문제는 아니다.

M&A 재료가 부각될 때마가 시장안팎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일부 증권사들은 가격을 놓고 느긋한 모습으로 인수희망자들의 마음을 유혹하고 있다.

최근 매각 의사를 밝힌 CJ투자증권·자산운용의 경우 CJ측이 1조원 가량의 매각희망가격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영권과 증권업 및 자산운용 라이센스에 대한 프리미엄이 포함된 가격이다. CJ측은 이 정도의 가격에 맞지 않을 경우 매각하지 않고, 상장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칼자루를 쥐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증권사 신규설립을 신청한 곳은 기업은행, KTB네트워크, STX팬오션, 손복조 전 대우증권 사장, 리먼브러더스, 스카이투자자문 등이며 기존 증권사를 인수한 국민은행, 솔로몬저축은행, 현대차그룹이 있으며 롯데·아주·두산그룹과 SC제일은행, LIG손해보험 등이 신규설립을 고려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도 현대증권·GS그룹·델타투자자문·뱅가드 등이 신규설립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대한토지신탁·메리츠화재·에셋플러스투자자문·블랙록·얼라이언스번스타인·라자드에셋 등이 전환 등을 통한 신규설립을 신청한 상태다.

크게 나눠보면 기존 은행·저축은행 등 금융사들 진출과 제조업을 바탕으로 한 대기업집단, 외국계 등으로 나눠진다.

이들은 모두들 앞으로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 국내에서 성장산업으로 부상할 증권·자산운용업에 대한 매력을 들어 진출을 꾀하고 있지만 비금융 제조업체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눈길만은 아니다.

이들이 금산분리 완화 정책과 자본시장에 따른 증권사들의 지급결제 업무 등으로 일단 증권업 라이센스를 확보하려 한다는 눈총도 있다. 과거 부족한 노하우와 전문인력 의존도가 높은 업종 특성에 대한 인식 부족 등으로 정상적인 경영을 펼치지 못한 사례들 때문이다. 한 증권사 임원은 “증권업과 제조업은 영업환경과 사이클 등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전제한 뒤 “최근 비금융 제조업체들의 증권업 진출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전체 증권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는 증권업이 처한 현실이 보다 급변하고 고도화될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진출보다는 기존의 노하우와 경험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현대그룹이 국민투신·한남투신을 인수해 현대투신을 만들었으나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결국 브로커리지 영업을 시작하면서 현대투신증권으로 전환한 뒤 푸르덴셜증권에 매각된 전례가 있다.

이밖에도 한남투자증권과 동방페레그린증권, 고려증권, 동서증권 등의 운명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같은 배경으로 신설 혹은 기존 중소형사 인수를 통한 신규진입자들도 조심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수시에는 커다란 희망사항을 밝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옅은 전문인력 풀과 치솟는 몸값에 대한 부담을 느끼면서 슬그머니 ‘안정 뒤 육성’으로 목소리를 낮추는 경우도 있다.

이밖에도 생각보다 큰 규모의 자금이 필요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최근 KTB네트워크가 증권사 신설을 위한 추가 증자를 단행하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것도 새로운 증권사를 만드는 작업은 쉽지 않음을 방증한다.

한국투자증권 이준재 연구원은 “추가적인 자본 증액에 따라 모기업의 기존 주주가치에 대한 희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산업은행 IB 부문과의 통합을 앞두고 있는 대우증권처럼 기존의 우수하고 영향력 있는 증권사들의 합병을 통해 대형화를 이루고 업력을 다진 회사가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1970년 동양증권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대우증권은 1983년 업계 1위 삼보증권과의 인수합병을 통해 대형화를 이뤘고, 그룹의 해체 속에서도 꿋꿋하게 브랜드와 노하우를 쌓아오고 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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