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접투자와 간접투자의 장점을 믹스한 것이 랩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뮤추얼펀드 이후 랩상품이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허남혁 우리투자증권 랩운용팀장〈사진〉은 랩이 주식과 펀드의 장점을 모은 교집합형 상품이라고 대뜸 자랑부터 꺼냈다. 종목선정부터 매매타이밍잡기까지 처리할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닌 직접주식투자의 골치아픔은 물론 3개월마다 운용보고서로만 돌아가는 상황을 알아 성질급한 투자자라면 속이 타들어가는 펀드의 답답함까지 한번에 날릴 수 있는 만능형 금융상품이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자기 취향까지 맞춰주니 그야말로 1석 3조형 금융상품이라는 칭찬이다. 사전적 의미로 랩어카운트(Wrap Account)는 여러가지 자산운용서비스를 하나로 싼다(Wrap) 뜻으로 흔히 ‘종합자산운용서비스’로 불린다.
우리투자증권이 자산배분형 상품인 옥토를 전략적으로 밀면서 자산배분은 물론 투자성향까지 반영하는 랩상품도 덩달아 ‘옥토’효과를 누리고 있다.
그 역시 자사의 랩상품의 최대 장점을 자산배분으로 꼽고 있다. 실제 옥토랩에 가입하면 저절로 국내/해외주식, 채권, 대안투자 등으로 나눠져 자동적으로 자산이 배분된다. 출발부터 분산투자로 보호막을 만든 셈. 허 팀장은 “자산배분의 기본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도에서 유망한 자산군의 편입을 조정해 짭짤한 부수입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지난 10일 선보인 옥토글로벌랩을 향한 기대가 남다르다. 막연한 환상에 이끌려 가입한 해외펀드들이 최근 글로벌증시 조정여파로 줄줄이 깨지면서 분산투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기 때문이다. 가입만하면 북미, 유럽, 태평양 등 6개 지역, 약 40여개 국가에 알아서 자산배분하도록 설계한 점 때문에 분산투자의 훈풍을 탈 것이라고도 내심 기대하고 있다.
“차이나, 베트남 등 개별지역이 아니라 모든 지역을 커버하며 투자하도록 세팅한 펀드랩 상품은 거의 처음입니다. 보통 자산배분이 복잡하고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초보투자자라도 가입하면 분산투자의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어렵고 복잡한 자산배분의 벽을 포트폴리오모델로 대폭 낮춘 것이죠.”
허남혁 팀장은 주식운용팀장을 거친 트레이더이자 랩상품개발, 관리까지 총괄하는 멀티플레이어 역할까지 담당한다. 그의 자리에 놓여있는 화이트보드엔 “버려라, 비워라 그래야 새롭게 세울 수 있다”라는 큼지막한 글씨가 쓰여져 있다. 주식형 랩의 경우 장이 나빠져 수익률이 신통지않으면 고객접점이 높아 심리적 압박이 만만치않은 랩매니저들에게 트레이더 선배로서 평상심을 유지하고 시장에 순응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차원에서다.
베테랑 랩상품개발자답게 오는 9월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랩의 진화도 예측했다. 펀드를 대체할 중소액형 랩과 거액자산가 위주의 PB형랩 등 랩상품이 고객특징에 맞게 세분화되는 동시에 가입문턱도 낮아져 저변이 확대된다는 기대다.
한편 랩의 투자원칙에 대해서도 그는 또 “랩의 장점을 100% 활용하려면 장기투자가 필수”라며 “시세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펀드처럼 묻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