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 이후 약 2개월간의 업무 파악기간을 마친 우리은행 조덕제 CIO<사진>의 진취적인 성향을 직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해 11월 조덕제 CIO가 우리은행의 전산시스템 관리를 담당하게 됐을 때, 관련업계에서는 비 IT 출신의 CIO란 이유로 인해 우려 섞인 시선을 보였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조덕제 CIO는 본인 특유의 강한 경영마인드를 내세워 우리은행 IT조직을 장악해 나감으로써, 외부의 우려 섞이 시각을 불식시켰다.
조덕제 CIO는 “CIO가 기술적인 분야를 많이 알면 분명히 유리점이 많지만 그것이 자질을 좌우하는 필수요건이 될 수는 없다”며 “결국 IT조직 역시도 동 구성원을 이루고 있는 사람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전체 경쟁력이 좌우될 것”이라고 CIO의 인력관리 능력을 강조했다.
또한 “취임 이후 느낀 것은 우리은행이 경쟁사보다 앞선 IT인프라를 갖췄음에도 현업의 요구를 신속히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현시점에서 우리은행의 IT조직은 전체 금융지주 차원의 경영철학을 뒷받침 해줄 수 있는 IT역량을 시급히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본인이 CIO로 취임된 이후 가장 먼저 추진한 일 역시, 우리은행의 IT관련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우리정보시스템의 조직개편이었다.
조덕제 CIO는 “2002년 지주사 설립 때 분사한 우리정보시스템은 우리금융지주 IT시스템의 토털 아웃소싱을 전담하면서 경쟁력이 약해진 상황”이라며 “매출액의 전부를 경남ㆍ광주ㆍ우리은행을 통해 충당하고 있는 것이 그 결과”라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진행해 젊고 경쟁력 있는 IT조직으로 변모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이로써 앞으로는 대외 IT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정도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IT 운영효율성의 노력을 통한 예산절감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동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론으로는 시장경쟁에 입각한 철저한 경쟁주의 원칙을 예로 꼽았다.
조덕제 CIO는 “우리은행의 08년 IT 예산이 지난해에 비해 150억 원 증가했지만, 이는 초기 증가액에 비해 400억 원 가량 낮춘 수치”라며 “비효율적인 업무의 아웃소싱 확대와 시스템 도입 시의 경쟁입찰 강화 등으로 전반적인 비용절감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단시간 내에 이루기는 어렵지만 현재 IBM에 종속적인 현 IT 시스템을 다각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필요에 따라서는 메인프레임의 다운사이징까지도 신중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지보수 계약에서는 단기 계약을 지양하고 최소 3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유도해 나갈 것이란 계획을 밝혔고, IT 조직 내에 만족하지 못하는 인력에 대해서는 지주사 차원의 인적교류를 추진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은행은 올해 △글로벌 사업역량 강화 △통합 CRM 구축 △파생금융상품 지원시스템 구축 △통합 트레이딩 시스템 구축 △카드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의 핵심사업을 추진할 예정이고, 영업점 지원을 위해서 매년 2500여대 가량 교체했던 노후 단말기 교체사업을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끝으로 우리은행은 금융IT 시장의 동향을 분석하는 ‘연구조사팀’ 신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통찰력을 갖춘 IT 운영전략 수립 전문가의 외부 영입을 추진하는 과정이다.
김남규 기자 ng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