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한국증권업협회(회장 황건호)는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부터 해마다 필요한 재원 30억원을 기존 협회 회비가 아닌 협회 적립금을 통해 투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황 회장은 “증권시장의 규제 완화 정책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며 “증권시장의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규제정책으로 일일이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자본시장의 변화 속에서 시장 관련 규제는 일단 시장 자율에 맡기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황 회장은 이어 “자본시장의 의견 수렴을 위해 금융통화위원을 증권업계에서 추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까지는 금융통화위원 추천에는 민간단체 중 은행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증권업협회 세 곳에서 한 명씩 추천할 수 있었지만 이후 증협의 추천은 폐지됐다.
◆ 인력양성 ‘발등의 불’ = 자통법 시행 등을 앞두고 무엇보다 증권업계의 이슈는 제도적 변화에 맞는 풍부한 전문인력의 양성이다. 각 증권사 CEO들은 앞서 여러 차례 발전전략에 인재의 중용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국내의 선진금융에 능통한 전문인력들이 제한적인 가운데, 증권사들의 스카웃 경쟁 과열 등이 문제로 불거지면서 지난해 CEO들은 이에 대한 자정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스스로 방안을 마련하고 나서게 됐다. 최근 증권업계 최고경영자들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규제완화와 자통법의 차질없는 시행 등을 건의하면서 증권사 규모와 함께 전문인력 양성 지원에 대한 요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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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증권업계도 풍부하고 다양한 전문인력의 수급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 엄격한 선발·전폭적 지원 = 협회가 마련한 교육프로그램을 보면 글로벌 산학연계 프로그램인 ‘석사학위 과정’과 ‘고급 금융투자전문가 과정’ 및 ‘국내대학 연계과정’의 삼각축으로 구성된다. 이를 위해 영국 레딩대/ICMA센터 등과 연계해 국제증권, 투자은행, 투자관리, 금융리스크관리, 기업금융 등 4개 과정에서 1년간 학위 취득기간중 9개월은 원격 화상교육 및 평가시험을 진행하고, 3개월은 영국 현지 교육을 실시한다는 복안이다.
또 홍콩과학기술대와 국내 카이스트 등 국내외 교육기관과 함께 글로벌IB·금융공학·자산운용·리스크관리·채권 및 파생상품·컴플라이언스·재무분석 등 중·단기 과정도 개설한다.
증협은 오는 5월부터 순차적으로 프로그램을 개설, 증권사의 추천을 통해 연수생을 엄정하게 선발하고 석사학위 50%, 고급금융전문가들의 전폭적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글로벌 산학연계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매년 약 180명 수준의 전문인력을 배출할 것”이라며 “장기적 안목으로 직무 전문성을 갖춘 리더를 육성하는 문화 정착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또 증권연수원은 영국 ICMA센터를 비롯해 호주 Finsia, 홍콩 HKSI, 대만 SFI 등 해외 금융교육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해 왔다.
지난 1975년 개원한 증권연수원을 ‘금융투자교육원’으로 확대개편해 상반기중 연수원장 중심의 자율·독립 경영체계를 구축하고, 조직·인력을 대폭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3월중 블룸버그 단말기로 전문실습이 가능한 트레이딩 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