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은행 고유 색깔 및 비전 심기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반드시 이기기 위해서는 직원들을 강하게 키울 수밖에 없다.”
김근환 신한은행 인력개발부 과장은 신입행원 연수와 관련해 이같이 밝히고 “‘불가능은 없다’ ‘우리는 항상 승리한다’는 정신의 파이팅스피리트(Fighting Spirit)를 통해 1등 은행을 만드는데 신입 행원들을 앞장서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채성환 국민은행 인재개발 차장 역시 “9주간의 연수과정을 마치고 문을 나서는 순간 실무과 이론을 겸비하고 프로정신으로 무장된 KB맨으로 탄생할 것”이라며 “‘실무능력과 프로정신을 겸비한 KB맨’ 육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6개의 은행들은 지금 이순간도 불철주야 신입행원 연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각행의 경쟁력은 우수한 인재에 있는만큼 채용 못지않게 인재 다듬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신입행원 교육에서 강조되고 있는 부문은 실무중심의 교육이다. 단순한 사례 연구는 물론 지점 방문, 모의 영업점에서 역할극을 하는 등 그 방법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국민은행의 신입행원들은 자체 개발된 모의 영업점에서 창구응대 종합실습 교육을 받게 된다. 실제 은행 영업점과 똑같이 만들어진 곳에서 전산실습과 함께 역할극을 겸한 실전훈련을 하는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교육이 끝나고 각 영업점에 배치돼 곧바로 고객 앞에 서야 하는 만큼 철저한 실전 교육은 필수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영업점 업무 수행에 필요한 수신, 가계여신, 투신, 신용카드, 외국환 등 실무교육과 창구응대, 종합실습, 단말기 실습을 통해 ‘영업전사’로 키워낸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을 꿈꾸는 산업은행 역시 사전연수-집합연수-사후연수의 체계적인 교육 강화로 신입 행원들의 조기 전력화를 기한다. 현장·사례연구 중심의 교육에서 더 나아가 각 영업 지점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새로 추가한 것 또한 같은 맥락에서다.
수출입은행은 업무에 한자가 필요한 것을 고려해 신입행원 연수 시작 후 4개월 이내에 한자능력검정시험 4급을 취득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취득하지 못할 시 입행이 취소된다는 것이 은행측의 설명이다.
◇ 글로벌 마인드·창의력 고취
아시아 리딩뱅크·글로벌 플레이어 등 세계로 뻗어나가려는 은행들의 노력과 비전은 신입행원 교육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신한은행은 올 해 처음으로 은행의 경영전략 제안을 영어·중국어·일어 등 다국어로 발표하는 기회를 만들어 처음부터 글로벌적인 사고와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만 절대 머물지 않겠다는 신상훈 행장의 평소 말처럼 월드클래스 종합금융그룹의 비전을 신입행원 때부터 심어주고 실천화 시킨다는 것. 여기서 제시되는 경쟁력 있는 아이디어는 은행 경영에도 반영된다.
산업은행 역시 아시아 리딩뱅크로 발전하기 위해 글로벌 마인드 고취가 신입교육의 핵심과제이다.
다소 보수적인 기관에 속하는 은행권이지만 창의적 영업 마인드와 창의적 사고 개발 역시 신입행원 교육의 주요 목표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은행은 단순한 직무교육이나 극기훈련을 넘어 신세대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상품개발, 판매 등 체험식 프로그램을 통해 창의적 영업 마인드 육성에 집중한다. 예를 들어 우리2020우리은행 만들기라는 과제 등의 답을 찾는 과정에서 행원들의 창의적 사고를 고취시키겠다는 것이다.
기업은행 역시 특화교육으로 인한 창의적 인재 양성을 연수의 주요한 목표로 삼았다.
신한은행은 은행의 가치를 퍼포먼스를 통해 다양하게 표현하게 함으로써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창의적인 멀티플레이어 육성에 나선다.
◇ 은행 상황따라 교육도 달라
은행의 상황에 따라 교육의 내용도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처음으로 그룹사 공채 1기를 뽑은 하나금융그룹은 그룹 공동으로 행사와 교육을 한 달 이상 진행하면서 비전과 핵심가치 공유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또 극기훈련 등 야외행동훈련을 통해 그룹차원의 조직 적응력, 동료애를 키워 그룹의 메트릭스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자회사들과의 유기적인 관계 개선과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처음으로 ‘One KDB’이라는 콘셉트로 자회사인 대우증권 신입행원들과 공동 연수에 들어간다.
10일부터 1박 2일 동안 공동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물론 산업은행 78명의 행원들과 대우증권 112명의 신입행원들이 도미노 게임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안창호 산업은행 인력개발 부부장은 “기업의 복합적인 금융수요를 충족하고 국내 대표 투자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자회사와의 유기적인 관계 개선이 중요하다”며 “특히 도미노 행사는 조직가치를 공유하고 한 마음이 되는데 긍정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규민 기자 bk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