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안한 국내외 금융시장
금융연구원은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신용경색에 따른 외화유동성의 부족과 대내적으로는 그간 확대된 시장성 수신 차환 및 부동산관련 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이 올 한해 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연구원 한재준 연구위원은 5일 ‘지난해 금융시장의 구조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올 해는 2006년에 급격히 늘어났던 서브프라임 대출의 저금리 적용기간이 만료되고 높은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시점”이라며 “미국발 모기지 부실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 확산이 국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국내 금융시장의 구조적인 불안요인도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상반기 중에 만기가 되는 은행채 및 CD의 규모가 100조원으로 추정됨에 따라 차환과 관련해 금리상승 우려가 대두된다는 설명이다. 4월에 만기가 집중되는 집단담보대출, 저축은행 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및 저신용 주택담보대출 등 부실이 발생할 경우 다른 시장에까지 전이 돼 시장전반에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 연구위원은 올 해 국내 금융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유동성 및 리스크 관리’라고 강조했다.
경제수장들 역시 불안한 금융시장을 염려하며 리스크관리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4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 “지난 한해 미국 서브프라임 문제, 고유가 등 국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매우 컸지만 올해는 그 불확실성이 더욱 증폭될 것”이라며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용덕닫기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의 파급영향이 아직 끝나지 않은 가운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글로벌 신용수축 현상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고유가와 중국의 인플레, 미국과 세계 경기의 동반 둔화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그동안 크게 상승한 부동산 등 자산가격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그동안 금융기관들이 본연의 중개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점을 꼬집으며 “금융기관의 외형확대 경쟁이 시중자금의 쏠림현상으로 이어져 금융시장의 잠재적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며 “본연의 금융중개 기능을 활성화하고 이를 위해 여신심사 기능과 리스크관리 체계를 선진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삼위일체’돼 이뤄져야
따라서 정책 당국의 민첩한 대응과, 금융기관 및 개인투자가에 이르기까지 리스크 관리에 대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권 부총리는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금리변동을 포함한 금융시장의 변동 등 위험요인에 대해 충분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금융기관의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가 긴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재준 연구위원은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 방안과 관련해 저축은행의 경우 대출채권의 연체율 상승 및 부실화 가능성에 대한 대응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은행 역시 주택저당증권(MBS) 또는 합성 자산담보부 증권(CDO) 등의 자산유동화 수단을 활용해 수익성 낮은 대출채권의 상각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 또 원금손실이 가능한 해외투자펀드의 선물환 매도는 자제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의 경우에는 금리상승기에 평가손을 염두에 둔 자금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CMA의 시가평가손과 자금운용의 만기구조에 유념하고 외화유동성과 관련해서는 외화대출의 전용여부 등에 대한 관리가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왼쪽 아랫줄부터 김석원 상호저축은행중앙회장, 황건호 증권업협회장, 김용덕 금감위원장, 이계안 국회의원, 권오규 재경부장관 겸 경제부총리,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이종구 국회의원, 김정훈 국회의원, 이상용 손해보험협회장, 남궁훈 생명보험협회장, 김동만 금융노조위원장, 유지창 전국은행연합회장, 윤태순 자산운용협회장, 나종규 여신금융협회장, 이종남 한국선물협회장, 이승구 종합금융협회장
배규민 기자 bk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