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4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 “금융산업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첨단서비스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신금융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호 신한금융그룹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신한그룹의 다양한 사업라인을 창의적으로 활용한 복합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매진할 것”을 주문했다.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그룹사를 능가할 수 있는 ‘창조적 혁신’은 서로 다른 영역의 경계에서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미국 메릴린치의 사례를 들면서 “메릴린치의 획기적인 성장은 30여년 전 증권거래 기능과 은행의 수신기능을 결합한 신상품인 CMA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금융 업종 간이나 타 산업과의 융복합화 추세를 활용한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노력할 것”을 지시했다. 시중은행들은 복합금융상품 개발을 통한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실시해 상품개발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국민은행은 복합상품개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상품별로 세분화되어 있는 상품부서를 고객 중심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했다. 수신, 여신, 외국환, 투신, 방카슈랑스 등 개별 상품부서를 통합해 마케팅그룹 상품본부에서 운영함으로써 자본시장 통합을 대비한 상품경쟁력 확보와 복합금융상품 개발 촉진을 위한 기반을 다진 것이다.
대기업 고객에 대한 특화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기 위해 대기업금융부를 신설한 것 또한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을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나은행 역시 2일 종전의 은행 내 5개 그룹을 4개 그룹, 8개 소속본부를 2개 소속본부, 43팀을 37팀으로 각각 축소하는 조직 슬림화를 이룬 반면에 은행 상품개발을 전담하는 상품개발1부, 펀드 방카 등을 담당하는 상품개발2부를 새로 만들어 리테일 고객 대상의 통합 상품개발기능을 강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복합 상품개발에 대한 각 은행들의 각오는 신년사를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상품의 개발과정에서부터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상품경쟁력을 대폭 강화하는 동시에 구조화상품의 개발 등을 핵심과제로 꼽았다.
박해춘 우리은행장도 “상품과 마케팅역량이 시장재패를 좌우한다”며 “고객이 찾아주는 상품이야말로 시장개척의 강력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상품경쟁력 강화로 시장을 개척하고 안정적 수신기반 확충으로 질적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시중은행의 한 상품개발 담당자는 “올해는 복합상품의 개발과 고객 지향적 상품의 출시가 활발할 것”이라며 “경영환경이 복잡해지고 어려운 만큼 은행권을 넘어 다른 금융기관들과의 경쟁도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규민 기자 bk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