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주년을 앞둔 가운데 지방은행 가운데 선두를 다투는 강소은행 수준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적 초우량 은행으로 도약한 다음, 내친 걸음에 세계적 금융그룹으로 디그니티(Dignity)를 격상시키고야 말겠다는 포부에 가득차 있다.
올해 초 이장호 행장은 내년에 ‘트리플3’를 이룬 뒤 여세를 몰아 2010년 ‘트리플4’에 올라 동남경제권 패권을 차지하는 초우량은행 실현을 비전 삼았다.
부산은행의 트리플3란 총자산 30조원, 순익 3000억원, 시장점유율 35%를 뜻하고 트리플4는 총자산 40조원 순익 4000억원, 시장점유율 40%를 꼽았다.
나아가 이들 목표를 로드맵에 따라 빈틈 없이 구현한 뒤엔 2015년 자산 80조원을 웃도는 종합금융그룹으로 완벽한 환골탈태를 꿈꾼다.
◇ 위상 급상승 파죽지세 방불케
일단 부산은행 관계자들의 말마따나, 지난 궤적을 미루어볼 때 허투루 뱉은 허언만은 아니라는 느낌이 강하다.
관치금융의 우산 아래 선발 시중은행이 주도했던 외환위기 이전의 금융판에서, 부산은행은 대한민국 경제발전과 전혀 무관하리만큼 저조한 성장에 머물렀다.
80년대에 총자산을 비롯한 수신과 여신 등 1조원 규모를 돌파한 뒤 10년 고생해 90년대 중·후반에야 5조원 지표를 잇달아 갈아치우는 정도였다. <그래프 참조>
그러나 선도은행의 대규모 부실화 위기가 되레 기회가 됐고 외환위기 직후부터 가파른 성장을 거듭했다.
총자산 10조원대는 97년, 다시 15조원은 2002년, 20조원은 지난해 이미 넘어섰다. 이보다 뒤늦게 발동이 걸렸지만 수신은 94년 5조원 2000년 10조원 2005년 15조원을 각각 돌파한 뒤 지난 3월말 18조원에 육박했다. 여신 역시 2004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지난 3월 15조2975억원에 이르렀다.
부산은행의 역동성은 특히 이장호 행장 취임 후 한층 원숙한 색채를 띠고 있다.
이 행장 취임 직전이던 2005년과 지난 3월말 지표들을 비교하면 총자산은 23조4027억원으로 17.72%(3조5219억), 총수신은 17조9569억원으로 14.31%(2조2478억), 총여신은 15조2975억원으로 16.10%(3조1664억)나 각각 끌어 올렸다.
◇ 사상최대 기록, 순익의 단위가 달라져
다만 이 행장은 “이제는 수익성과 함께 가는 외형 성장 전략을 펼 것”이라고 단언했다.
비록 내년에 이뤄야 할 비전이 자산 30조원이라 할지라도 목표 달성 때문에 과잉경쟁 내지는 출혈경쟁까지 무릅쓰지 않겠다는 원칙이다.
물론 자산 30조원까지는 고작 6조5000억원 더 성장시키면 된다. 올해 2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7개 분기 동안 못 이룰 목표도 아니다.
바로 그래서 순익 흐름이 주목된다. 80년대 후반의 10억원대나 90년대 500억원을 넘기기 벅찼던 처지에서 2001년 500억원 돌파에 이어 2002년 1480억원, 2005년 1789억원, 지난해 1839억원으로 기록을 거듭 갈아치웠다.
올해는 특히 지난해 구조조정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1분기에만 762억원의 순익을 남겨 내년 순익 3000억원으로 점프할 발판 마련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실제 상반기 실적전망과 관련 은행 고위관계자는 금융계에서 가장 이상적 순이자마진(NIM) 흐름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한 지방은행치고 빼어난 수준의 판관비용률을 형성함으로써 자산건전성과 경영효율성 모두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질주하고 있다.
◇ 역량 확대재생산에도 열기 가득
이를 위해 금융사 비전 실현의 근간이라할 인적자원개발과 조직시너지 극대화 발걸음도 한치 흐트러짐이 없다고 은행 관계자들은 주장한다.
직급에 따라 이수해야 하는 교육이수포인트제, 직위가 상승하더라도 최소한의 교육훈련을 거치도록 한 지식마일리지제도가 적용되고 있다. 마일리지는 전문자격, 어학, 업무제안, 업무력, CS 등 5개 분야로 나뉘어 세심하게 관리되고 있다.
여기다 해외 영업거점 확충을 위한 해외연수 및 해외 현지 전문가양성과정을 가동중이다. 해마다 인력개발실 예산을 획기적으로 증액해 인재를 양성하면서 인사정보시스템과 연수정보시스템을 연결해 개인별 경력관리가 이뤄지고 있어 영업실적 등 업무성과와 경력 모두 뛰어난 핵심인재군을 양성하고 있다고 은행측은 전했다.
은행측 스스로도 40주년을 맞는 올해를 총자산, 순이익, 주가, 이미지 등 위상을 크게 격상할 중차대한 전환기로 보고 △신성장동력 발굴 및 거점 확대 △수익구조 선진화 △마케팅 믹스(MIX)역량 제고 △역동적 기업문화 창조라는 4대 과제를 달성하는데 연동시키고 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