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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est] 투자심리를 지배하면 절반은 성공!

태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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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7-05-20 23:44

빠지기 쉬운 심리적 오류 : 매몰비용, 후견지명, 확증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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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2억원짜리 복권에 당첨됐다. 이 복권에는 또다른 옵션이 있었다. 2억원을 그냥 지급받아도 되지만, 추첨에 응하게 되면 5억원으로 올려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다만 이 경우 확률은 50%이다. 기댓값을 계산하면 추첨에 응한 경우 2억5000만원으로 5000만원이 더 많은 셈이다. 이번에는 도박을 해서 2억원을 잃게 됐다. 역시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2억원을 잃거나 또다시 도박을 할 수 있다. 도박에서 이기면 2억원을 잃지 않지만 지게 되면 5억원을 잃게 된다. 다시 도박을 하게 되면 확률상 기댓값이 2억5000만원으로 손실액이 5000만원 더 많은 것이다.

두 가지 경우 과연 이 사람은 각각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앞선 사례들은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다니엘 케너먼 교수의 ‘전망이론 : 리스크하에서의 의사결정 분석(Prospect Theory :An analysis of decision under risk)’에 관한 내용이다. 케너먼 교수는 투자에 있어 사람들이 통상 합리적인 결정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손실이냐 이익이냐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복권에 당첨된 경우 기댓값이 적더라도 2억원을 지급받는 쪽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도박을 해서 손실을 입게 되면 선택은 달라진다. 분명 손실의 기댓값은 5000만원이나 많은데도 사람들은 대다수 또다시 도박을 하는 쪽으로 선택한다는 것이다.

자산관리를 하면서 사람들은 수많은 의사결정의 순간을 맞는다. 이 순간 객관적인 정보와 합리적인 분석을 통해 효율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합리적 판단을 위해 도출한 정보 외에 인간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심리적 요인들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고 냉철한 시각을 갖기 위해 인지해야할 투자심리의 오류를 점검해본다.

◆ 이미 나간 돈에 대한 집착‘매몰비용의 오류’

누구나 한번쯤 재미없는 영화를 끝까지 관람했던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소위 ‘본전’ 생각 때문에 거의 두 시간 동안 하품을 해대며 억지로 보게 된다. 보고나서는 또다시 관람료가 아깝다고 투덜대며 후회한다.

미국의 심리학자 리처드 탈러는 이 같은 심리적 착각 현상을 `매몰비용(sunk cost)의 오류`라고 지적했다. 이미 지불한 돈에 대한 불합리한 집착을 일컫는 말이다. 그에 따르면 매몰비용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앞의 경우처럼 영화관람료는 ‘매몰비용’에 해당된다. 두 시간 동안 좀더 즐겁게 보낼 수 있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미 지불한 관람료를 무시했다면 굳이 시간을 허비하며 기분을 망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과거 비용에 미련을 버리지 못해 미래에 더 큰 피해를 겪는 예는 투자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난다. 폭락하는 주식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쥐고 있다가 결국 그 주식의 회사가 상장 폐지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원금에 대한 집착으로 손절매 타이밍을 놓쳐버리거나 손해를 보는 경우는 주식투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예이다.

사람들이 ‘매몰비용 오류’에 빠지는 이유는 지나치게 손실을 회피하기위해 심리적으로 착각상태에 빠지기 때문이다. 행동 경제학에서 조사된 다양한 사례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손해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할수록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없게 된다고 한다. ‘매몰비용 오류’도 ‘손실회피’의 한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손실회피(loss aversion)’란 어떤 행위로 얻는 같은 크기의 이익보다 줄어든 손실량을 심리적으로는 더 크게 받아들이게 되면서 나타나는 행태를 말한다.

이러한 심리적 착각현상을 마케팅에 교묘히 활용하는 예도 있다. TV 홈쇼핑 판매에서 흔히 등장하는 100%반품제도가 바로 그 중 하나이다.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에 대해 구매욕구를 느끼다가도 선뜻 돈을 내기는 아까워한다.

때문에 신제품이나 비싼 제품일수록 막상 구매순간에는 망설이게 된다. 홈쇼핑 판매에서는 소비자의 이러한 심리적 장애를 해소시켜주는 마케팅 기법을 활용한다. 일단 써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100% 반품해주는 방식이다.

실제 한 홈쇼핑 회사에 따르면 이렇게 판매된 제품의 판매율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지만 반품율은 2%미만에 불과하다고 한다. 즉,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구매전 제품구매로 얻는 이익보다 구매후 하자가 없는 제품을 다시 반품하는 손실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제품구매 자체가 불합리한 결정이라 볼 수는 없겠지만 손실에 대한 심리적 착각현상인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

◆ ‘선견지명’이 아니라 ‘후견지명’에 강한 전문가는 피해라

인지심리학에서 ‘후견지명효과(Hind sight Bias)’라는 말이 있다. 결과를 알기 전에는 예측하지 못하다가 일이 벌어지고 난 후에야 마치 미리 알고 있었던 것처럼 착각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일례로 1940년 일본군이 진주만을 기습공격 했을 때 몇몇 전쟁 전문가들은 기습공격을 막지못한 미국 정부를 맹렬히 비난했다. 이들은 일본인 2세들의 스파이 행위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했지만 결국 이러한 비난도 결과를 보면서 과정을 그럴듯하게 해석하는 후견지명효과의 예일 뿐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의 일상 중에서도 자주 발생한다. 스포츠경기를 관람하다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졌을 때 선수기용을 잘못했거나, 그날 결정적인 실수를 한 선수를 지목하면서 그럴듯한 이유로 패인을 분석하면서 감독을 비난하는 것도 이에 속한다.

주식시장이야말로 후견지명효과가 극명하게 나타나는 곳이다.

최인철 서울대 교수는 `돈버는 심리 돈 새는 심리`라는 책에서 이러한 후견지명효과를 주식시장에 적용해 설명했다.

주식시장에는 ‘호재’와 ‘악재’가 끊임없이 등장한다. 한 투자가가 호재라고 매스컴에서 떠드는 주식을 샀더니 오히려 주식은 떨어졌다. 이에 한 애널리스트는 “그 호재는 이미 주가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다”라고 해석한다. 그러자 다음에 이 투자자는 매스컴에서 떠드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그래, 이미 호재는 주가에 반영이 되었을 것”이라고 믿으면서 매수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웬걸 주식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었다. 이에 그 애널리스트는 “시장에 터져나온 호재 때문에 주식이 오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악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전 분기의 매출이 예상보다 저조했다는 악재를 접하고는 그 주식을 매도했더니 기대와는 달리 주가가 오히려 상승했다. 이에 애널리스트는 또 말하기를 “이미 주가에 악재가 반영됐다”면서 ‘턴 어라운드’ 가능성을 내세운다. 만약 그 악재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면 이번에는 ‘어닝 쇼크’라고 표현하면서 기업실적이 안좋은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둘러댄다.

◆ 믿고 싶은 곳에만 귀를 여는‘확증편향’

심리학 용어로 ‘확증편향’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의사결정권자가 자신의 주장에 편향되게 집착해 그 의견의 논리적 근거가 되는 증거도 그 쪽으로 무게를 두고 수집하는 쪽으로 치우치게 되는 경향을 말한다. 어떤 사람의 첫인상이 안좋을 경우 그 사람이 괜히 싫어지고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다 못마땅하게 여겨지는 게 대표적인 예이다.

‘확증편향’에 빠지게되면 ‘허수아비 대안효과(dud-alternative effects)’라고 부르는 비합리적인 대안을 하나 만들어 놓고 그에 편중해 모든 논리를 이끌어 가게 된다. 설사 자신이 믿고 싶어하는 쪽이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것을 인식하더라도 그것을 극복해 행동으로 옮기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이 큰 자금을 투자한다거나 하는 중대한 의사결정에서 나타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객관적인 정보를 치밀하게 보지 않고 주변 동료나 친구의 말만 듣고 특정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투자를 하는 이유는 대개 이렇다. 그 주식이 “얼마까지 오른다더라”하는 말에 솔깃하는 것이다. 주식투자에서는 여러 가지 경제상황을 객관적으로 잘 분석해 그 업종의 매도타이밍을 잘 맞춰야 하는 게 기본이다.

하지만 확증편향에 빠져 투자를 하게 되면 이런 원칙은 잊게 된다. 객관적 정보보다는 얼마까지 오른다는 특정 숫자에 집착해 오히려 전체 상황을 그에 끼워맞추고 합리화 하려하기 때문이다. 결국 과욕을 부리거나 해서 매도타이밍을 놓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집을 팔 때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통상 현재의 경제상황보다는 자신이 거래했던 가격을 기준으로 삼게 된다. 급변하는 환경이 될수록 판단의 눈이 흐려지게 된다.

사람은 자신이 듣고자하는 것에 귀가 열린다는 말이 있다. 누구나 자신의 일에는 객관적일 수는 없다는데 이같은 맹점이 있다고 할 것이다. 중대한 결정일수록 철저하게 조사하고, 그래도 부족하다면 적극적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찾아나서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



태은경 기자 ekta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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