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증권업계가 주식시장의 건전성 제고를 위해 미수거래 자율규제에 나서고 감독당국이 미수거래를 금지하고 신용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면서 본격적인 효과를 나타나고 있는 것.
한국증권업협회는 증권사 신용거래 동향을 분석하고, “지난 9일 현재 증권사의 신용융자 잔고는 8530억원, 미수금 규모는 8177억원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이처럼 신용잔고가 미수금 규모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00년 2월3일 이후 7년 1개월만에 처음이다.
신용융자 잔고는 1999년 9월14일(8천826억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 6일(8천143억원) 8년여만에 다시 8천억원 수준을 회복했다 .
신용거래 활성화제도가 시행된 올 2월부터 일평균 146억원, 총 3803억원으로 80.5%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유가증권시장은 2462억원으로 80.0%, 코스닥시장은 1341억원으로 81.4% 각각 증가한 것이다.
거래대금대비 신용융자 잔고 비중도 지난해 1월 평균 6.3%에서 올해 1월 평균 11.3%, 2월 평균 11.9%로 각각 늘었으며, 고객예탁금 대비 신용융자잔고 비중 역시 지난해 1월 평균 4.1%에서 올해 1월 5.7%, 2월 6.7%로 증가했다.
특히 미수금 대비 신용융자잔고 비중을 비교해보면,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연중 최소치(1,464.70)을 기록한 지난해 5월 11일에는 46.9%에 그쳤으나 1400선을 회복한 지난 11월 14일(종가 1,407.37) 58.5%였고,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올해 2월26일 89.6%로 점차 늘어났다.
업계와 당국은 지난해부터 주식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미수거래를 억제하고 신용거래를 활성화키로 추진중에 있어 지난 2월부터 신용거래의 연속재매매를 허용하고 있다. 또 오는 5월부터 미수거래는 사실상 금지된다.
5월 1일부터는 미수거래자에 대해 이후 30일간 위탁증거금을 100% 징수하는 동결계좌(Frozen account) 제도가 시행된다.
증협 회원서비스부 박병주 이사는 “신용거래가 미수거래 수요를 급속히 대체하는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신용잔고가 1조원을 넘어설 시기도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증협은 동결계좌 제도가 도입되는 5월 이전에 신용거래가 미수거래를 대체할 수 있도록, 투자자에 대한 홍보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