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최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인 DART의 경우 금감원이 의지를 갖고 의욕적으로 공공 부문 혁신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며 XBRL 적용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또 금감원의 경우 무료 작성기를 기업체에 공급하기도 하면서 XBRL에 대한 체험 기회도 제공하고 있어 기업 내 XBRL 도입이 멀지 않았다는 기대다.
17일 IT업계에 따르면 기업의 XBRL 본격 도입은 내년 이후로 보고 있다. 올해 기업의 공시시스템에서 XBRL을 경험한 기업들이 업무 적용 범위를 넓혀갈 것이란 예상이다. 상장기업의 공시 자료가 의무화되는 내년 3월부터 점차 내부통제 등 정보 작성의 자동화가 필요한 업무로 적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15일 XBRL 공시자료 접수 시작 = 금감원은 지난 15일부터 XBRL로 작성된 공시자료를 접수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251개 회사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XBRL로 작성된 툴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금감원은 내년 3월 상장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XBRL 툴을 보급하고 공시 자료를 XBRL 기반으로 작성해 제출토록 할 계획이다.
금감원 공시 보고서 XBRL 적용은 국내 금융권에서 3번째 적용 사례로 알려져 있다. 통합 이전 코스닥증권거래소와 증권거래소 등이 XBRL 도입을 추진한 바 있다. XBRL을 이용한 공시 데이터 작성은 이전에도 코스닥 등록기업, 상장기업 일부를 대상으로 거래소에서 시범 적용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금감원 XBRL 도입은 초기 시스템을 도입했던 이때와 다르다. 금감원이 XBRL 도입을 중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 14일 새로운 DART시스템 개통식 때 윤증현 금감원장, 유관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대대적인 개통 행사를 가졌다. 이 날 금감원은 DART시스템을 세계적인 공공 혁신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금감원은 이번 시스템 개통과 함께 배포한 자료에서도 상당 부문을 XBRL 도입을 통한 비용절감, 개선효과 등 직접적인 효과를 강조하는데 3분의 1 이상을 할애했다. IT업계는 금감원이 향후에도 XBRL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01년 SGML이란 신기술을 도입했을 때와도 사뭇 다른 모습이다.
금감원은 신시스템 개통 이후 공시시스템 이용자를 대상으로 이벤트도 개최한다. 전자공시시스템의 이름과 여기에 적용된 언어의 이름을 맞추는 문제를 내걸고 정답자를 대상으로 추첨해 이동식디스크를 제공한다. 이번 이벤트에서도 DART란 브랜드명과 함께 신기술로 적용된 XBRL이 강조됐다.
◇ 기업간 비교 공시 등 효과 기대 = 금감원은 이번 전자공시시스템 개통으로 기업간 비교 공시가 가능해지고 공시시스템 처리 시간이 단축되고 수작업을 피해 공시 오류를 줄이는 것 등을 효과로 꼽고 있다. 이는 XBRL 도입 효과이기도 하다.
XBRL을 통해 동종업종에 대해 여러 기업의 공시정보를 띄워놓고 실적 분석하는 작업이 가능해졌다. 가령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등 동종업종의 공시자료를 통해 어느 기업의 실적이 우수한지를 바로 인지할 수 있게 된 것.
구 코스닥위원회 등이 35개 기업을 대상으로 시범적용한 사례가 있긴 하나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은 내년 초부터 전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의무화를 추진해 더 다양한 업종, 다양한 기업의 비교 분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 그동안 수작업을 통해 수개월이 걸리던 공시정보 작성 기간이 자동화를 통해 시간을 단축하게 돼 오류 개선 등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은 재무 정보가 수집된 뒤 보고서를 내는 데 길게는 2개월까지 오랜 기간이 걸려 투자자들은 수개월 뒤에나 정보를 알 수 있었다. 이 시간이 향후에는 줄어들게 된다.
금감원은 지난해 10월부터 XBRL 도입을 추진해왔으며 올해 5월부터 시스템 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15일부터 1차 시험가동이 시작됐으며 다음달 2차 시험가동을 거쳐 내년 3월 전면 가동이 예정됐다. 현재 1차 시험가동에 자발 참여한 업체 수는 251개사다.
금감원은 XBRL 도입을 위해 한국후지쯔를 개발 사업자로, 이외 삼정회계법인 등을 참여시켜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관련 기업들이 XBRL로 공시 자료를 작성하기 위한 작성기는 지난달 말 무료배포했다.
◇ 기업 내 확산 ‘멀지 않았다’ = IT업계는 금감원의 이런 노력이 향후 XBRL에 대한 투자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기업들에게 배포된 것은 XBRL 작성기이지만 XBRL 엔진 등에 대한 도입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적용업무도 현재는 공시 부분에 한정됐지만 XBRL을 통한 문서 자동화를 경험한 기업들이 내부회계관리 등의 시스템에도 확대 적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부회계관리의 경우 기업내 회계 관련 다양한 정보가 입력돼야 하나 이를 수작업에 의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한 적용은 1차로 그룹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결재무재표 등을 작성하기 위해 e메일 등을 통해 이뤄졌던 수작업이 자동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후지쯔, 더존다스 등 이 시장을 공략해온 업체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국후지쯔 관계자는 “현재도 많은 기업이 상담을 의뢰하는 등 XBRL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내년 이후에는 본격적인 확대가 예상된다”고 했다.
더존다스 관계자 역시 “XBRL기업 시장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주영 기자 jy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