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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자금 산정에 대한 이유있는 항변

태은경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9-06 21:46

은퇴자금 산정에 대한 이유있는 항변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 국내 금융기관들이 추정하는 은퇴자금에 대한 추정은 천자만별이다. 모 금융기관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산층이 60세 이후 죽을 때까지 20년간 돈걱정 안하고 살기 위해서는, 7억원 이상이 필요하고, 가사도우미를 사용하면서 월 2회 정도의 부부 골프비용과 해외여행을 하고싶은 상류층의 은퇴자금은 약 13억30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추정한다.

이러한 은퇴자금의 추정치는 기본생활비와 여유생활비 그리고 물가상승률 4%정도가 고려돼 어느 정도 객관적인 근거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면 이렇게 금융기관이 산정한 은퇴자금의 규모가 과연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는 것일까?

지난 2월 LG경제연구원의 이철용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은퇴자금으로 50대의 경우는 3억원, 40대의 경우는 4억원, 그리고 50대의 경우는 5억원이면 충분하다고 추정했다. 이는 연간 물가상승률 3%, 금전가치하락에 따른 할인률 4%, 그리고 은퇴시점까지 축적된 자산의 연수익률 4%, 그리고 완전노령연금 매월 50만원을 기초로한 추정치가 근거로 제시됐다.

4억원과 7억원 그리고 13억원의 차이는 과연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노후생활을 경제활동이 가능한 시기의 생활수준과 거의 동일시하고, 장기 재무플랜을 추정할 때 물가상승률 등을 높게 잡는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장기플랜의 재무추정은 흔히 ‘복리효과’로 인해 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 문제가 있다. 은퇴플랜이 우리나라보다 20년 이상 앞서 있는 미국에서조차 은퇴자금 과다산정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WM잡지인 ‘Worth’에서도 이러한 은퇴자금 과다 산정의 이면에는 금융기관의 마케팅전략이 숨어 있으며, 은퇴자금의 규모는 개인의 삶의 방식이나, 소비수준에 따라 천차만별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물가상승률의 과다산정과 은퇴이후 생활비에 대한 낙관적인 산정이 은퇴자금의 규모를 부풀리는 주범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뱅가드의 리서치자료에 따르면 은퇴이후 생활수준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금융기관의 재무설계사들은 은퇴이전 생활비의 70~80%를 유지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대답한 반면, 고객들은 은퇴이전 생활비의 51%정도가 최소생활비로 적당하다고 답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은퇴자금규모에 대한 금융기관 추정과 일반인들이 실제 필요한 은퇴자금에는 차이가 생긴다는 것이다.

물론 여전히 가장 중요한 것은 은퇴자금의 규모가 아니라 은퇴 이후 명확한 삶의 목표를 갖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가 정해진 후에 개인에 맞는 맞춤형 은퇴자금 규모가 정해지는 게 순서다. 고객들에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재무설계의 필요성을 각인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점을 감안해 좀더 설득력있는 현실적인 리서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태은경 기자 ekta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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