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보험사 운영리스크 관리 (2) 해외 규제 및 도입사례](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6071222011218587fnimage_01.jpg&nmt=18)
미국·일본 … 주가 폭락으로 상품 판매 중단되기도
보험사 리스크 관리 부문이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바젤Ⅱ 리스크 관리에 이은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은행의 통합 리스크 관리 구축 전략 마련 이후 보험사가 뒤이어 새로운 리스크 영역인 운영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는 것.
운영리스크는 국내 금융권에서 비교적 생소한 영역으로 받아들여져 은행을 비롯해 이를 준비했던 대형사에서도 도입의 어려움을 느껴왔다. 은행권의 경우 신용리스크는 일찍부터 시스템을 통한 관리가 이뤄져 왔으나 운영리스크는 프로세스를 처음부터 정립하거나 정비해야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은바 있다. 이로 인해 한동안 운영 리스크 전문 인력 부족 등의 문제도 나타났다.
본지에서는 운영리스크 관리가 신규 도입되고 있는 국내 보험사 전망과 해외 규제 동향, 사례 등을 연속기사로 게재한다.
영국, 미국, 일본 등에서는 주식 시장 붕괴 이후 주가 연동형 보험 상품에 대한 규제를 만들어 적용하고 있다. 해외보험사들은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이런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12일 국내 회계법인에 따르면 해외에서 운영리스크 보험사 불완전판매가 문제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다. 주식시장 붕괴로 인해 주가와 연동된 보험 상품에 대한 원금손실을 보장해 주지 못하자 소송으로 이어지게 된 것.
일본에서는 1990년대 불완전판매 관련 500건의 소송이 이어지기도 했다. 모집인이 상품 가입을 위해 대출을 권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식 시장 폭락으로 투자 원금마저 손실되자 대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가입자들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됐다. 이에 대해 일본의 보험사들은 변액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주가 폭락 이후 불완전판매에 대한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변호사들이 신문 공고를 통해 집단 소송을 진행해 보험사가 패소한 사례도 다수 있다.
영국에서는 주가연동형 보험에 대한 손실이 대규모로 발생했다. 영국은 연금,기금에 대한 점검 결과를 통해 수백억 파운드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것을 밝혀냈으며 기금에 대한 손실 파악은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 영국, 솔벤시Ⅱ와 별도로 자체 적용 중 = 불완전 판매로 대규모 손실을 입었던 영국은 90년대까지 주식시장이 성장세에 있었고 장기간에 걸친 성장으로 리스크를 감안하지 못했던 것이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영업사원이 비투자상품에 비해 수수료가 높아 투자 상품에 대한 판매에 열을 올려 판매 규모가 늘어났던 것도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도록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판매에 집중한 대신 가입자에게 리스크를 공지하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등한시됐다.
국내에서도 해외와 유사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한 보험사 영업담당자는 “변액보험 판매를 통해 받는 수수료가 타 보험 상품에 비해 높은 편이기 때문에 당연히 변액보험 판매에 열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변액보험이 보험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한 증가 추세에 있다. 그러나 리스크에 대한 인지와 함께 일부 보험사에서는 현재 변액보험 판매를 중단하고 있기도 하다.
◇ 영업규범 등 제도 도입 = 영국 감독당국은 불완전판매 규제를 위해 타 리스크관리 규정과 별도로 영업규범(COB)을 도입한 바 있다. 이 규정은 최초 시행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인 개정이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영국은 최근에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하는 통합리스크 관리 규정의 PSB를 통해 규제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금융기관이 안고 있는 문제는 아직도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PwC가 영국 B보험사의 ‘원금손실이 가능한 위험상품’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를 제외하고는 부적합한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사는 가입자를 리스크 성향에 따라 4등급으로 분류해 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안더라도 고수익을 추구하는 고객에게만 가입을 권유했으나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증거, 세부 규정 등이 없어 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푸르덴셜, 관리 프레임웍 마련해 대응 = 해외 보험사 중 푸르덴셜은 규제와 상관 없이 운영리스크 관리에 나선 사례다. 푸르덴셜은 2001년부터 비재무리스크 관리를 시작, 약 5년에 걸쳐 단계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푸르덴셜은 2002년에 비재무리스크 관리팀을 발족했다. 2002년 6월부터 2003년 6월까지는 비재무리스크 관리 프레임웍을 개발했다. 프레임웍을 통해 정책, 관리조직, 역할 등이 수립됐다. 지난해 측정 설계 작업이 완료돼 올해부터 시스템 구축을 시작했다.
또 전사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3차 라인까지 구분해 개별부서, 리스크관리팀, 검증팀 등에서 단계별 리스크를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규제와 상관 없이 먼저 리스크 관리에 나섰으며 국내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도 시스템화가 본격화 돼 이뤄지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국내 역시 올해부터 불완전판매에 초점을 맞춘 운영리스크관리에 나서고 있다. 또 금융감독원도 불완전판매와 관련 규제를 강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리스크 관련 업계는 해외에서 나타난 보험문제가 국내에서는 나타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금융기관별 적합한 리스크 성향에 따른 고객 분류등급을 개발하고 보험상품 각각에 대해 적합한 고객등급을 부여하는 시스템 개발과 운영,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송주영 기자 jy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