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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순간> ① 농협 차세대온라인시스템 구축(1998~1999년)

신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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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6-07-09 21:15

“차라리 교통사고라도 났으면…”

금융기관 전산 조직은 후선 조직이라고 한다. 뒤에서 항상 현업을 위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보수를 한다.

때론 밤을 새고, 때론 휴일도 없다. 그러나 그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장애 발생시 들려오는 불평들이다.

본지는 금융기관의 전산직원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숨 막혔던 순간들을 비정기적으로 연속해 게재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1999년 9월 17일. 최대 명절인 추석을 며칠 남겨 놓지 않는 날이었다.

농협이 1998년부터 2년간 추진한 차세대 온라인 시스템 가동 1주일을 남겨 놓고 문제가 발생됐다. 당시 문제는 하나의 네트워크에 장애가 발생될 경우 다른 네트워크를 통해 지속적으로 거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이중으로 구성된 스위칭 허브 중 한 장비에 문제가 생긴 것이었다.

가동을 1주일 남겨 놓은 상황이라 장애 수정 작업을 한다는 것은 무리였다. 이미 시스템은 가동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였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정식 보고를 하고 시스템 가동을 연기시켜야 하는 건지, 아님 무사하길 바라면서 시스템을 가동시켜야 하는 건지.” 당시 통신부분을 담당했던 김현우 통신팀장(당시 과장)은 그 때만 생각하면 정말 아찔했다고 말한다.

그때 당시 시스템 가동은 이미 외부로 공표가 된 상황이었고 언론에도 보도가 돼 일정을 연기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에 따른 후폭풍도 클 것이라 예상됐다.

순간 김현우 팀장 뇌리에는 그동안 고생한 순간들이 스치듯 하나하나 지나갔다고 한다. 며칠간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던 순간, 회의장에 스티로폼을 깔고 새우잠을 자던 순간, 장애 테스트를 하면서 만들어 놓은 시나리오와 다른 상황이 발생해 또 다시 새로운 시나리오를 밤새 만들어 테스트를 진행했던 순간들.

결국 김현우 팀장은 그냥 덮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장비 공급업체와 문제점을 찾기 위해 밤을 새웠다. 다행히 시스템은 무사히 가동됐고 가동 후 3일 동안 아무 장애가 없다고 판정돼 성공적인 시스템 구축이라는 결정이 나왔다.

“1주일 후 추진팀장한테 보고를 했습니다. 그때 추진팀장은 크게 화를 내면서 야단을 쳤죠.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나의 간도 매우 컸던 것 같습니다.”

7년이 지난 지금 김현우 팀장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그때의 아찔한 순간만큼은 등골이 오싹할 정도였다고 말한다.

당시의 농협 차세대 온라인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참여한 전산직원들이 차라리 교통사고라도 나서 팔이나 다리를 다쳤으면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힘들었던 프로젝트로 기억됐다.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만둔다는 직원도 많았다고 한다.

“티 안 나게 아픈 거 말고 다리나 팔이 부러졌으면 하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습니다. 그러면 병원에 입원해 있는 사이에 추진팀에서 빠져 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당시 장애테스트를 담당했던 김유경 신시스템추진팀장(당시 과장)의 말이다.

기획팀의 유병천 차장(당시 과장)도 “시스템 가동 순간에는 온 몸이 쭈뼛하게 서는 듯한 느낌이 계속해서 유지된다”며 “그 당시의 스트레스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회상한다.

이후 농협의 차세대온라인시스템은 성공적으로 운영돼 농협 온라인 비즈니스에 많은 기여를 했다. 또 당시 프로젝트 구축 경험은 추후 농협 전산정보조직이 그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어려움을 견딜 수 있게 한 초석이 되기도 했다.

사진설명 : 1998년부터 1999년까지 2년간 차세대온라인 시스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농협 전산직원 대부분은 밤잠을 의자에 앉은 채 잠깐 눈 붙이는 것으로 대신하거나 새벽의 허기진 배를 컵라면으로 채웠다.



신혜권 기자 hk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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