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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죽전지점 황재군 지점장

원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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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6-06-21 22:35

“직원감동 일으키니 고객감동 절로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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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죽전지점 황재군 지점장
축구선수 출신, 떡 돌리는 은행원, 영업의 귀재……

하나은행 죽전지점의 황재군 지점장을 한마디로 수사(修辭)하기 힘들기 때문에 따라붙는 표현들이다.

특별한 이력만큼이나 독특한 마케팅 등으로 이미 매스컴에도 여러 번 등장했지만 막상 그를 만나보니 그는 조금도 과장됨 없이 진중하고 온화하게 느껴졌다.

옛 서울은행 실업축구팀 미드필더로 있었고 서른이 조금 넘은 나이에 뱅커로서의 인생을 시작했다. 올해 지점장으로 발탁인사가 있기 전 책임자 시절에 영업점 인근 부동산중개소에 떡을 돌렸고 결국 100억원이 넘는 실적을 올렸다. 지점장이 돼서는 아파트 입주민을 상대로 밤낮없이 일대일 마케팅을 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만 했지 남보다 뛰어난 것은 없습니다. 다만 하고자 하는 의지가 다른 사람보다 컸다는 점과 주변 사람들이 저를 믿어줬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는 인터뷰 내내 함께 일하는 직원들 덕분에 가능했다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영업비결이요? 바로 직원을 감동시키고 그들과 저 사이에 신뢰를 쌓는 것이지요.”

황 지점장의 직원 감동 노력은 대단하다.

올 초 지점장으로 발령받고 나서 10명의 직원들을 하루에 한명씩 차례로 불러냈다.

“오늘은 나하고 하루 종일 편하게 놀아보자는 지점장의 말이 황당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루 내내 근사한 곳에서 밥도 먹고 차도 마시면서 지내다보면 이런 저런 얘기를 하게 됩니다. 단 하루의 시간이 일 년동안 알아야 할 것만큼을 가져다 주더라구요. 자연스레 속마음을 털어놓게 되지요.”

그는 “이런 시간들 덕분에 신뢰가 쌓였고 일을 즐겁게 할 수 있게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덕분에 이 지점에 있은지 6개월도 채 안 돼 보통 1년 동안 해야 할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지점장 되고 나서 “휴일에도 딱 한번 쉬어본 게 다”라는 그는 일부러 휴일에 직원들 집 근처를 지나가며 불쑥 전화해 아이스크림이나 과일을 손수 전해주고 가기도 한다고.

이런 직원들에 대한 배려와 감동이 결국 고객 감동으로 이어진 것으로 짐작된다.

그가 지점장이 된 후엔 서울에서 직접 20~30억원을 갖고 죽전까지 찾아온 고객들도 많다고 한다.

황 지점장은 요즘 일주일에 한 두번은 아침 저녁으로 직원들과 함께 주변 아파트 단지와 상가 등을 돌며 인사도 나누고 사은품도 주며 마케팅을 하고 있다.

책임자 때 직접 상가를 돌며 상인들의 통장을 만들어줬고 또 이를 목돈으로 불릴 수 있게 도와줬다. 목돈이 생기면 여러 상품들을 추천해 나름의 포트폴리오도 짜줬다. 당시 이렇게 해서 황 지점장은 150~200명의 통장을 관리한 것.

“전 은행에 들어와서 실적 고민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항상 남들보다 먼저 철저한 준비를 했기 때문이겠지요. 직원들과 그리고 고객들과 신뢰가 쌓였던 덕분입니다.”

그는 축구선수 은퇴 후 행원시절 1년 넘게 출납만 담당한 적이 있다. 운동선수 출신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다른 업무를 맡겨주지 않았던 것이다.

일 욕심 많았던 황지점장은 당시 차장에게 다가가 주판알을 내팽개치며 “당신들 중에 나보다 축구 잘 하는 사람 있습니까. 만약 똑같은 선에서 출발했으면 난 당신들한테 절대 뒤지지 않아요. 선입견을 갖고 사람을 보지 마십시오”라고 당당히 말했다. 이후 주변의 인식도 바뀌었고 책임자 고시를 통과하면서 결국 대부계로 옮길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회상했다.

그때 받은 상처 때문에 지금 일을 더 잘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사실 축구보다 은행일이 더 쉽습니다. 축구는 무한한 자기와의 싸움이지요. 요즘 어렵고 힘든 일이 있으면 가끔 그때를 생각합니다. 지옥훈련 할 때, 소위 ‘빠따(방망이)’맞을 때, 시합에 졌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 양복입고 사람들 만나고 하는 것은 일도 아니라며 위로 하곤 합니다.”

황 지점장은 “그동안 현장에서의 내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해주고 싶다”며 “후배들이 어느 점포에 가든 ‘황지점장하고 같이 일했으면 일 잘 하겠네’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다면 보람일 것”이라고 말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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