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신한은행 등이 주도하던 프라이빗뱅킹(PB) 고객 자녀 맞선행사에 외환은행까지 뛰어들었다.
외환은행은 지난 3일 조선호텔에서 PB 고객 자녀 64명을 초청, ‘꿈과 사랑이야기’ 맞선 파티를 개최했다. 결혼정보회사인 닥스클럽과 제휴해 개최한 이번 행사는 미국 뉴욕의 칵테일파티와 재즈연주자 5명의 라이브 공연 등이 이어졌다.
이보다 앞서 지난 5월20일에는 워커힐호텔 아트센터에서 하나은행이 개최한 PB 고객 자녀 초청 맞선행사가 열렸다. ‘5월의 로맨스’라는 테마로 100명의 남녀가 참가했다.
이날 행사에는 뮤지컬 맘마미아 소피역과 아이다 암네리스(AMNERIS)역을 맡았던 배해선 씨와 대중뮤지컬배우 이석준닫기

하나은행의 이 행사는 비단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매년 1회씩 개최돼 벌써 8회째에 이르고 있다.
지난 4월29일에는 신한은행이 워커힐호텔 ASTON하우스에서 PB고객 자녀 60명을 초청해 ‘Falling In Love Party’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이날 행사는 금융권 최초로 전문 커플매니저 PB가 된 김희경 팀장의 진행으로 자칫 어색할 수 있는 만남을 자연스럽게 유도했다는 평이다.
신한은행의 이 행사도 작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밖에도 작년 5월에는 신한카드와 듀오노블레스가 공동으로 VIP고객 40명을 대상으로 맞선행사를 가진바 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김영표 신한은행 PB사업부장은 “이번 PB고객 자녀초청 미팅파티는 모집 하루 만에 마감될 정도로 높은 호응도를 보였다”며 “PB고객들이 자산관리 다음으로 자녀의 결혼 문제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이수현 하나은행 PB사업본부 차장도 “자녀를 둔 부모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가 바로 결혼문제”라면서, “이런 행사야말로 고객을 감동시키는 맞춤형 서비스”라고 말했다.
◆ 감성으로 다가간다 = PB고객을 잡기 위한 금융권의 노력이 다양해지고 있는 가운데 감성마케팅이 또 다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객의 마음을 잡아야만 진정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자녀들의 맞선주선. 그동안 프라이빗뱅커를 통한 수소문을 통해 개별적으로 이뤄지던 맞선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것은 지난 2001년. 하나은행이 고객들의 신청을 받아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면서 부터다.
올해 8회째를 맞은 하나은행의 이 행사로 결혼에 골인한 커플은 공식적으로 12쌍에 달한다. 첫 번째 탄생한 커플의 경우 당시 은행장이던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주례를 맡기도 했다.
또 작년 맞선행사를 통해 만난 커플 중 두 쌍은 지난 4월 화촉을 밝혔다. 이중 한 쌍은 김진성 하나은행 부행장의 주례로 새 출발 했다.
하나은행은 이날 웨딩카를 지원하는가 하면 뮤지컬 오페라유령의 여주인공 김소현 씨가 축가를 부르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고객자녀의 성혼율이 높은 이유로 집안사정을 꿰뚫고 있는 PB들이 서로 어울리는 커플을 연결, 직접 커플매니저로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편 맞선행사를 통해 만난 남녀들은 자발적으로 ‘하나PB멤버(HPBM)’ 소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170여명이 인터넷 싸이월드에 모임방을 개설했고, MT 수상스포츠는 물론 각종 공연과 세미나 등 소모임을 통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 같은 모임에 꾸준히 후원하고 있는 중이다. 작년 가수 이안의 공연에 초대하는가 하면 올해도 미니 콘서트 등 문화공연, 와인강좌, 자산관리 세미나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올 연초부터 시작된 PB팀장들간 ‘커플매칭서비스’를 확대해 이 같은 행사를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초에는 국내의 대표적 결혼정보회사인 듀오에서 결혼 컨설턴트와 커플매칭 매니저로 6년간 활약한 김희경 팀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김 팀장은 일주일에 30명 정도를 일일이 방문하면서 각각의 결혼관과 성향 그리고 희망하는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상담하고 있다.
그가 신한은행에 오면서 이 같은 서비스가 본격화되자 순전히 이 서비스를 받기 위해 PB센터를 찾는 고객이 늘었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대규모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됨에 따라 하나와 신한은행은 올 하반기에 다시 한 번 행사를 준비할 계획이다. 국민은행도 이 같은 행사를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권이 이 같은 맞선마케팅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VIP고객들의 니즈를 만족시켜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잠재VIP들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고객과 금융권간 상호 윈윈이 되기 때문”이라며 “부자마케팅에 전력하고 있는 금융권에 이 같은 2세 마케팅이 점차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남현 기자 n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