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의 운영리스크 관리 시장이 열리고 있다.
올해 리스크관리 시장 중심은 은행에서 보험권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예측에 맞춰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작년까지 리스크 관리 시장의 주류는 바젤Ⅱ를 앞세운 은행권이었으나, 점차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어 이제는 보험권으로, 리스크관리 중에서도 운영리스크 부분이 부각되고 있다.
보험권의 리스크관리 도입은 상품 판매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을 안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다양해진 상품에 따른 소송의 위협 증가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 생보사의 경우 변액보험 상품 판매가 치열한 상황에서 상품판매에 따른 위험도 커지고 있어 운영리스크 관리 체계 도입에 대한 욕구도 커져가는 상황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최근 운영리스크 컨설팅 사업자로 삼일PwC를 선정, 운영리스크 관리 전략을 세우고 있다. 또 대한생명도 컨설팅을 계획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보험사의 운영리스크에 대한 관심은 국제 규제보다는 통합 리스크관리(RAPM)에 대한 준비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생명보험사 중 대형사는 리스크관리 시스템 구축이 꾸준히 추진되고 있다. 최근 보험사뿐 아니라 금융권에서는 리스크관리 기반의 경영 전략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RAPM 전략이 부각되고 있다.
◆ 관리 도입 검토 늘어 = 삼성, 대한, 교보생명 등 대형 보험사들은 이미 시장, 신용 등의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시스템 구축이 완료된 지도 이미 1년 이상이 지난 상태다. 하지만 통합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리스크 관리 요소인 시장, 신용, 금리, 보험과 함께 운영리스크 관리 도입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운영 리스크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구체화된 도입 계획이 마련돼 시스템 구축 등 준비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생명도 운영리스크를 포함 비재무리스크, RAPM 도입을 위한 검토가 진행 중이다.
대한생명은 컨설팅 일정 등에 대해서는 구체화된 계획이 세워져 있지는 않지만 이에 대한 조사 등은 마쳤다. 대한생명은 금융감독원 리스크관리 선진화 추진 계획과 관련해 제출한 자료에서의 리스크관리 방안 로드맵에 따라 도입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아직 컨설팅까지 아직 진행할 계획이 잡혀 있지는 않지만 운영리스크 도입을 위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교보생명의 경우 지난해 운영리스크 도입을 위한 컨설팅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으나 현재는 우선 자체적인 방향 수립을 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혀 있다.
◆ 상품 중심의 운영 리스크 정책 부각 = 은행권에서 운영리스크가 국제 표준에 맞춘 국내 표준안 도입에 따라 한꺼번에 진행된데 반해 보험사는 사정이 다르다.
보험사는 표준안보다는 사별 필요성에 따라 운영리스크관리 전략이 마련되고 있다. 대한생명은 국내 규제보다는 내부적인 자율규제에 대한 필요성으로 인해 운영리스크 관리 전략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험사는 최근 대두되고 있는 변액상품 등의 위험요소와 관련 상품에 대한 운영리스크 관리 전략 등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일PwC 이준승 이사는 “보험사의 경우 불완전 판매 등으로 인한 운영 리스크 요소가 커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액상품 등 펀드에 투자해 주식시장의 영향을 받는 상품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소송 등의 위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사례를 통해 이에 대한 위험도는 이미 보고돼 있다. 일본의 경우 이와 관련된 500여건의 소송이 발생하기도 하면서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기도 했다. 불완전판매로 인해 감독기관으로부터 제재를 받기도 하는 등 큰 문제가 됐다. 영국, 미국 등에서도 마찬가지 사례가 나타나 국내에서도 변액상품 판매가 향후 큰 위험 요소로 돌아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
운영리스크 관리 전략도 은행과는 차별화되고 있다. 이 이사는 “은행과는 달리 보험사는 상품 중심의 운영리스크 관리 전략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컨설팅 기간도 길다”며 “단계별 운영리스크 시스템 구축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이 규제당국 적용 시한에 맞춰 6개월 정도의 운영리스크 컨설팅을 실시했다면 보험사는 기간에 대한 부담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상품 운영리스크와 내부통제에 따른 운영 위험 요소 등을 여러 단계로 나눠 전략을 준비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이사는 이와 함께 보험사 운영리스크 관리 전략에 따라 “우선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문화 정착이 중요하며 미래 지향적 관점에서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령 변액보험의 경우 향후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고객에 대한 인지, 도큐멘트 등에 대한 사전 예방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 운영리스크 규제 표준안에 반영은 안될 듯 = 대형 생명보험사가 컨설팅을 시작했거나 준비하는 등 도입 움직임이 있지만 타 보험사로 확대되기까지는 수개월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보험사에서는 아직 운영리스크가 계량화가 돼 있지 않으며 국내 사례로 보고된 것도 없어 RAPM 구축의 장애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보험사 표준안으로 도입이 시작될 예정인 RBC(위험 기반 자본관리)에는 운영리스크 관련 부분은 포함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계량화가 어려운 부분인 만큼 당장 초안에 포함시키는 작업이 쉽지 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바젤Ⅱ와 마찬가지로 보험사에서 리스크관리 국내 표준안으로 얘기되고 있는 것은 RBC다. 현재 금융감독원에서 보험사 리스크관리 기준안 마련을 위한 TFT가 구성돼 있다. 상반기까지는 이에 대한 초안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사 관계자는 “진행되고 있는 RBC 도입 논의는 리스크관리 기준 도입을 위한 사전단계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당장 적용 가능한 범위에서 기준안이 마련되고 있다”며 “운영리스크는 도입 이전에 준비돼야 할 것들이 있어 논의 범위에서는 빠져있다”고 설명했다.
송주영 기자 jy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