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각 회사가 보유한 리스채권을 한데 묶어 유동화하는 방법을 시장에 내놨다.
업계에서도 독특한 아이디어로 주목을 받아 여신금융협회에서는 이 방법을 설명하는 자리를 두 차례나 마련했다.
우리투자증권 스트럭쳐 파이낸스팀 안용수 부장은 “후발리스사의 경우 자체 신용과 자산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여러 회사가 공동으로 조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저리의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는 곳은 산은캐피탈, 현대캐피탈, 대우캐피탈 정도. 이를 제외한 곳은 뛰어난 경영성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회사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MBS발행, 카드리볼빙 자산을 이용한 마스터 트러스(Master Trust) 구조의 도입 등 최근 들어 유동화 대상 자산 및 자산보유자가 확대되고 유동화구조가 다변화되는 등 질적 성장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방법은 5개 이상의 캐피탈사가 보유한 리스채권 및 오토리스채권을 약 1000억원 규모 이상으로 유동화한다.
안용수 부장은 “이들 채권을 각각의 금전채권신탁에 신탁하고, 이를 통해 발행된 수익권증서들을 SPC로 양도해 이를 기초자산으로 ABS를 발행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방법은 개별신탁을 통해 각각의 리스사들이 자신이 양도한 자산에 대해서만 일정금액만큼 책임을 지게 된다.
즉 타 리스사가 양도한 자산에서 발생한 부실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않아 도덕적 해이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안 부장은 설명한다. 하지만 업계의 반응은 차가운 편. 일단 작은 규모의 리스사들은 이 정도 자산을 ABS로 내놓을 경우 자산감소가 우려돼 꺼려하고 있는 편이다. 때문에 회사 규모를 중시하는 시장의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담당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조만간 신용파생금융상품이 허용될 경우 신용위험헷지를 위한 유동화증권의 발행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안용수 부장의 전망이다.
안용수 부장은 “이렇게 변화된 시장환경에서 제도와 현실간의 괴리가 발생하는 등 보완의 필요성이 크게 제기되고 있어, 감독당국에서도 ABS를 통해 기업의 자금조달과 위험관리를 통해 ABS시장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모색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