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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버블 폐해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3-22 21:07

이원기 대표이사 KB자산운용

부동산 버블 폐해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8.31 조치로 서너 달 가량 소강 상태를 보이던 집 값이 올 들어 다시 급등 기류를 타고 있다. 최고 인기지역 대형 평수인 경우 평당 5,000만원을 넘어서는 매수 호가가 나오고 있는데 이것은 미국 맨하탄이나 동경의 고급 아파트와도 겨루어 볼 수 있는 경이적인 수준이다.

주식 시장에서 Korea Premium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지만 가히 집 값만은 이미 선진국 수준을 넘어서는 Korea Premium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것 같다. 자부심을 느껴야 할 일인지 한탄해야 할 일인지 잘 모르겠다.

인기 지역 중대형 아파트에 국한된 가격 차별화 현상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애써 부인하는 정책 당국자들의 진단과는 달리 집 값 상승세는 강한 전염력으로 인접 지역으로 확산되고 매물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서 시장의 생리와 자산 가격 버블의 패턴을 아는 사람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이제 심리적 확신이 지배하고 수요/공급의 시장 기능이 잘 작동하지 않는 버블 형성 단계의 초기 국면에 이미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부동산 가격 안정에 대한 강력한 철학과 의지를 갖고 있는 현 정권에서 집 값이 이렇게 폭등하고 있는 것은 정말 아이러니다. 부동산을 많이 갖고 있는 계층의 재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반면 근로 소득자들과 자영업자들이 더욱 힘들어지는 전근대적 현상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은 한국 사회 우울증 증상의 핵심적 원인이다.

소득의 차이로 발생하는 부의 불균형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저항이 비교적 적다. 그러나 부동산 보유 여부로 인하여 벌어지는 부의 양극화는 흔쾌히 받아들이기 힘든 측면이 있는 것이다. 부동산 보유로 인하여 생기는 소득은 무 위험 불로 소득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작년 8.31 조치 이후 부동산이 잠시 안정세를 보이자 금융 시장이 빠르게 활력을 찾았다. 주식형 펀드 시장으로 개인들의 여유 자금이 밀려 들고 주가도 활황을 보였다.

그러나 1월부터 집 값이 다시 오르자 개인들의 금융 자산이 다시 부동산 대기 자금화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급감하고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판교 청약 전쟁이 임박하여 모든 여유 자금이 판교의 요행을 겨냥하며 대기하고 있다. 올 해 내내 부동산 열풍이 개인들의 경제 행위를 지배할 것 같아 걱정이다. 그 와중에 경제의 건전성은 큰 위험에 노출 될 것이다.

신용카드 위기에서 이제 막 벗어 났는데 다음은 부동산 발 위기인가. 주택 담보 대출이 다시 급증하고 소비 심리가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 선진국과는 달리 주택 가격이 오르는 기간에는 오히려 소비가 위축되는 Negative Wealth Effect가 있다는 경험적 법칙을 믿고 있다. 집 값이 오를 때는 집을 새로 사고, 더 큰 집으로 이사하고, 투자 목적으로 집을 한 두 채 더 사려는 욕구가 팽배해지면서 있는 돈 없는 돈 총 동원하고 그래도 모자라면 주택 담보 대출까지 받기 때문에 소비가 위축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주택 가격 상승이 Wealth Effect를 통하여 소비 진작으로 연결되는 서구식 선 순환은 우리 나라에서는 잘 안 나타난다. 올 해 내수 경기의 최대 복병과 위험 요인은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다.

부동산 버블은 무서운 것이다. 일단 버블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면 그 버블이 무너질 때의 고통이 두려워 그 누구도 십자가를 지지 못하고 오히려 버블의 보호와 관리를 해주게 된다.

버블이 터질까 전전긍긍, 노심초사 하면서 온 국민이 그 버블의 유지 비용을 공동 부담하면서 끌고 가게 되어 있다. 그러는 사이 그 나라 경제는 시름시름 병 들고 망가지게 되어 있다. 또한 버블이 붕괴할 때 야기되는 금융권의 부실과 구조적 복합 불황은 IMF 위기와는 비교도 안 되는 고통을 수반하게 마련이다. 이 시점에서라도 부동산 가격을 적절히 억제하지 못하면 자산 가격의 버블과 그 후유증으로 15년째 신음했던 일본의 전철을 한국 경제가 답습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부동산 버블 방지는 이 시점에서 가장 우선 순위가 높은 정책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버블을 은근히 즐기고 있는 미필적 고의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더 이상 변죽을 울릴 시간이 없다.

투기적 심리를 완전 차단하기 위해 금리 수준, 주택 담보 대출 제도, 조세 제도, 방만한 정부 주도 개발 프로젝트 등을 전면 재 검토해야 한다. 한국 경제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마지막 관문에서 부동산 문제 때문에 좌초할 수는 없다. 부동산 정책 당국자들과 금융정책 당국자들의 발상의 전환을 촉구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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