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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한 에너지 대책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3-08 19:39

홍세표 혜원학원 이사장, 前 한미은행장, 외환은행장

현재 우리나라에 에너지 위기의식이 있는가?

유명한 미국의 석유전문 투자가로서 석유계의 카리스마적 존재로 알려져 있는 「짐ㆍ러저스」는 WTI(서부텍사스중질류석유선물지수)가 바렐당 100불까지 올라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비관적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 2년간 50~70불 범위 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으나 이 가격도 2002~2003년 수준보다는 두 배가 오른 수준이다.

만약 100불까지 오르게 되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대두될 것은 분명하다.

「짐ㆍ러저스」는 이른바 국제석유메이져 음모설을 근거없는 억측으로 부정해버리고 석유시장의 복잡성은 너무나 커서 몇 개의 석유업체나 특정 산유국 또는 투기가가 통제할 수 있는 시장이 이미 아니며 최근의 석유위기가 어디엔가 석유 매장량이 많이 감추어져 있다는 전제 하에서 일어나는 이른바 원유버블 현상은 더더군다나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과거 몇 년 동안 「카사크스탄」의 「카스피」유전을 제외하고는 대유전은 어느 곳에서도 발견되지 않았고 기존유전 특히 「아라스카」,「멕시코」, 북해 등에서도 채굴량이 줄어들고 있으며 산유국인 「인도네시아」까지 원유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바뀔 운명에 있다는 암담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1978년 당시의 굴삭 가능 깊이가 600피트였으나 이제는 1만 피트를 넘었고 급격한 중국 발 수요쇼크, 허리케인 피해로 인한 미국 발 공급쇼크가 완화되어 가는 데로 앞으로 10년 내에 상당 규모의 공급 여력이 축적되어 가리라는 낙관론자(「켐브리지」에너지연구소의 「다니엘ㆍ야―긴」회장)도 있다.

현재 세계의 수급 바란스는 IEA(국제에너지기구)의 통계에 의하면 수요보다도 공급이 100~140만 바렐 상회하고 있어 일견 생산과잉 현상을 보이고 있으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문제가 있다. 2005년의 하루당 수요가 8,400만 바렐로 전년의 8,240만 바렐보다 증가했는데 공급은 8,350만 바렐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수요의 증가가 공급을 능가하고 있는 것이다. 장래의 수급에 대한 불안,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원유가의 정체인 것이다.

어쨌든 최근의 유가 급등과 각종 돌발 사태로 세계 각국의 긴박한 대책이 그동안 애물단지로 여겨왔던 원전건설로 나타나고 있듯이 결코 낙관적일 수는 없는 것 같다. 미국도 「부시」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석유의존도 감소 방침을 밝혔고 104기의 기존 원전에 추가하여 2010년까지 14기의 원전을 더 짓겠다고 계획하고 있다. 보수적이던 유럽제국의 태도도 반전하고 일제히 원전건설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고 있음은 주목할 일이다.

우리나라 같이 원유 자급율이 거의 제로이면서 세계에서 에너지 소비율 10위, 석유 소비율 6위, 석유 수입율 4위의 막대한 대외 에너지 의존도를 보이고 있는 나라에서 장차 어떻게 대처해나가야 할지 우려된다.

GDP 천불당 1차 에너지 소비량에 대하여 원유 소비량이 점하는 비율은 우리나라가 310킬로그램으로 중국, 인도 다음으로 세계 3위의 불명예 리스트에 올라 있다.

경제 전반에 걸쳐 큰 타격이 예상되고 실제로 이미 생산. 수출 전선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위기의식은 전혀 감지되지 않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아니 무감각뿐만 아니라 오일 소비는 오히려 점차 증대하고 있어 바야흐로 시대착오적인 태평성대를 구가하고 있지 않나 한탄스럽기까지 하다.

원유 자급율과 효율성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일본만 해도 실내온도 17도 유지, 속내의 끼어 입기, 차량 운행 억제 등 각종 운동이 범국민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사실 최근 일본 승용차까지도 소형화되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에 반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실내온도도 20도 이상이고 날이 갈수록 승용차의 크기는 현저하게 대형화되어가고 있으니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최근 문제가 되는 사회의 양극화 현상과 관련하여 국민이 가장 위화감을 느끼는 것이 대형승용차이며 이의 증가현상이라는 통계를 보고 착잡한 심정이 든다.

우리는 지난 몇 차례의 석유 위기 때에도 거국적으로 위기의식을 공감하여 피나는 노력으로 슬기롭게 이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 요즈음 이런 위기를 느끼는 국민이 몇이나 있겠는가?

정부와 지도계층 인사들은 아예 면역이 되어 있어서 그런지 전혀 에너지 위기에 대한 언급이 없다. 북한에 퍼주게 될 전력과 심지어 연탄공급까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현실 때문인지 정부 측의 대책 발표도 물론 없다.

원전건설은 시민단체, 환경단체, 주민의 반대로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원전발전 개시 이후 경제적, 친환경적 경비절감 수입대체 효과가 9조원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해주는 주체도 없다. 초조한 것은 환율 하락으로 가뜩이나 골병들어 있는 우리 기업체이며 불이익을 가장 많이 당하는 층은 영세민이다.

이제라도 거국적 에너지절약 운동을 펴는 한편 원전 재건설의 계기를 마련하여야 하리라 믿는다. 정부는 우리가 처한 어려운 실상을 숨김없이 국민에 밝혀서 에너지 절약에 국민의 동참을 촉구하고 정부차원에서도 가장 취약한 원유 공급선의 다변화와 안정적 확보에 외교력을 총동원해야 하리라 본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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