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객 뺏기 싸움이 치열했던데 이어 올해 역시 은행권 3차 빅뱅의 와중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각기 다른, 나름의 무기 혹은 격투기법 연마에 피땀 흘리고 있다.
특히 ‘공격적 영업전략’엔 모든 은행이 같은 성향이지만 구체적인 전술이나 기법을 달리 잡고 있어 승부에 어떻게 귀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요 은행들은 올해 CRM이든, 상품이든, 섭외력이든 나름의 무기를 갖고 선두자리를 뺏고 지키기 위한 한판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모든 은행이 금리경쟁에 나섰던 상황에서 더 이상 금리가 유일한 경쟁력이 될 수 없는데다 결국 수익성 악화라는 결말을 맺음으로써 금리가 아닌 다른 경쟁력이 절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CRM(고객관계관리)이라고 다 같을쏘냐”=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올해부터 완벽한 CRM을 구현함으로써 고객 혜택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신한은행은 조흥·신한은행의 리테일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고객재평가(CRP)’라는 리테일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즉 고객의 현재가치, 잠재가치 그리고 미래가치를 산출해내고 개별 고객의 라이프사이클에 맞춘 적절한 상품 혹은 포트폴리오를 제시해주는 것이다.
신한금융그룹 한 고위관계자는 “고객재평가 프로그램은 ‘선(先)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고객이 영업점을 찾기 전에 고객에게 상품과 포트폴리오를 제시해줘 고객혜택은 물론이고 내부 직원의 역량도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현재 새로운 CRM에 대해 교육받은 직원 약 30명 정도가 양 은행 영업점에 나가 직원교육을 전담하고 있으며 이는 곧 은행의 리테일 및 직원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특히 이 프로그램은 고객 혜택을 높임으로써 양 은행의 통합과정에서 자칫 벌어질 수 있는 고객이탈을 제로화한다는 방침도 녹아 있다.
국민은행도 CRM을 중심 축 삼아 리테일 영업력 극대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은행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수위권으로 끌어올린 고객만족도를 발판 삼는 동시에 지난해 말 본격 가동한 CRM시스템을 바탕으로 과학적 영업을 하는 것이 기본방향”이라고 소개했다.
국민은행은 고객 니즈에 최적화하는 상품공급과 포트폴리오 재구성, 그리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시스템과 서비스 인프라, 구체적 적용 등에서 질적 우위를 장담하고 있다.
‘고객재발견’ 등 완벽한 CRM 구현 효과 본격화
크로스셀링·여신 강화·잠재고객 발굴 중점
상품경쟁력·소호CSS·현장밀착형 싸움 볼만할 듯
아울러 신한은행이 지난해 국방부, 병무청 등과 계약을 체결해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는 ‘나라사랑카드’도 잠재고객 발굴에 있어선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병역증은 물론이고 군사병들의 월급통장 그리고 PX에서의 물건구입까지 나라사랑카드로 가능하다. 특히 매해 평균 35만명으로 추산되는 신체검사 대상자들에 발급되기 때문에 매해 35만명의 잠재고객을 얻게 되는 효과다.
◇자산확대 및 교차판매=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다른 전략으로 자산확대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개인 고객을 대폭 늘린 우리은행은 이를 바탕으로 교차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우량 여신고객을 더 늘릴 방침을 세웠다. 특히 올 한해 총 26만6000가구가 새로 입주를 하게 될 것으로 추산했으며 이들에게 대출은 물론이고 다양한 상품을 교차판매 한다는 전략이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 한해 동안의 결과물을 봤을 때 영업력이 다른 은행의 두 배 정도 된다고 판단, 올해도 영업력, 섭외력으로 승부를 낸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도 시장점유율 확대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이 은행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 하나은행의 시장점유율은 대략 10% 정도인데 올해 2~3% 정도 높이는게 목표”라고 전했다.
지난해 지주사 출범과 은행 상품그룹 신설을 계기로 복합서비스를 가능케하는 ‘명품’을 만들어 제공하는 게 수단이다.
아울러 우리은행과 마찬가지로 대출자산 확대에도 중점을 두지만 타깃은 개인사업자(소호)대출과 우량 기업체 직원에 대한 신용대출이다. 소호대출을 위해 신용데이터를 정비한 ‘소호CSS시스템’을 오는 3~4월 정도에 구현할 방침이다.
기업은행의 리테일 공세도 만만치 않다. 효지킴이, 여성시대, 100세통장 등 시장성이 확인된 수신상품을 주축으로 하면서 급여생활자의 니즈를 적극 공략하는 영업으로 고객 기반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기업체 임직원 대상 영업이라는 기업은행의 강점 분야를 살린 틈새상품 출시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즉 기업도 잘되고 기업에 다니는 직원의 생활안정도 돕고, 은행도 성장하는 ‘3각 윈-윈 전략’을 펼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올 한해 통합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선보인 CRM 간 경쟁은 물론이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타깃층을 달리한 대출 자산 늘리기, 그리고 신한은행, 기업은행 등의 틈새시장 공략 등은 주목해서 볼 일이다. 3차 빅뱅을 앞두고 벌어지는 진검승부에 금융계의 기대가 크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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