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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은행 유통망 독점력에 끌려가는 증권·투신업(3)

홍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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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5-11-13 20:32

미래 금융산업 구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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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되던 금융산업 구도가 무너지고 금융산업의 유통업 대 제조업 구도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 부상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대형화와 겸업화를 통해 구조조정을 거친 금융산업은 금융지주사 체제를 지향해왔지만 여전히 그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현재로선 지주사의 자회사 인수가 거대 투입비용 없이 이익이 나는 시장 구도지만 향후 한 지주사가 모든 계열사를 보유하기보단 주요 계열사만 보유한 채 좋은 과실만을 따먹는 미국식 금융업 구도가 자리잡을 것이란 지적이다.

즉 지주사체제로서 여러 업무를 거느리다보니 뚜렷한 회사의 특성이 사라지고 조직유지 비용에도 부담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지주사체제의 쇠퇴 가능성을 점치기 시작한 것.

또한 현재 지주사체제의 특성상 자회사를 업무의 일환으로 여기는 ‘끼워팔기’ 측면이 강해 언제든 제 가치를 발휘하지 못하는 계열사는 쳐낼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시각이다.

◆ 금융지주사 붕괴 가능성 = 금융연구원 김동환 연구위원은 “금융기관들이 추구해온 대형화와 겸업화의 이론적 근거인 ‘규모의 경제 및 범위의 경제’의 성과가 여전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대형화와 겸업화에 있어서 규모와 범위의 비경제효과를 간과한 측면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은행 증권 보험 등 지주사 중심의 거대조직을 굳이 끌고 나갈 필요가 없다고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국내 금융산업이 유통과 제조업으로 확연하게 분리될 것이란 분석이 타당성을 얻는다.

김일선 자산운용협회 이사는 “미국의 경우 계열 운용사에서 제조한 상품을 파는 경우가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오히려 계열사들을 잘라내는 분위기”라며 “다시 말해 다양한 운용사들 가운데 경쟁력 있는 최고의 상품을 선별해 쓰면 되는 것이지 굳이 자회사 유지에 따른 비용부담을 감수해가며 계열운용사 상품을 써야할 필요가 적어진다는 의미”라고 언급했다.

이에 김 이사는 “금융산업의 유통과 제조 분리차원에서 씨티그룹이 올해 들어 보험과 투신을 매각한 것을 보면 글로벌 트렌드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 예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은행에서 장단기 금융상품이 모두 가능해진 지금 젊은시절엔 카드를, 결혼즈음엔 대출을, 중년엔 장기상품을 팔면서 평생 재무관리를 해주는 개념이 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은행과 거래를 일단 시작해 서비스를 받기 시작한 고객은 웬만해선 타 금융기관으로 옮기기 힘들어진다. 이런 고객을 위해선 엄선된 최고의 상품을 준비해야하고, 때문에 계열사 위주의 상품 판매는 미래 비전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온다.

이같은 상황변화는 과거 은행과 투신이 확연히 나눠졌을 때 안전상품의 경우 은행에서, 리스크가 다소 큰 상품은 투신에서 취급했지만 지금은 은행이 모든 계열사를 끼고 있어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해졌기에 가능한 것.

더욱이 계열 자회사 뿐만 아니라 비계열사라도 상품만 좋으면 언제든지 취급할 수 있는 구조로 변화해가면서 고객 입장에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즉 유통망이 좋은 은행에 대한 선호도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 아니면 ‘퇴출’ 시대 왔다

자회사 상품성 낮으면 매각…지주사 쇠퇴 가능성

오픈아키텍처 부상→금융유통업vs제조업 구도로

◆ 펀드판매, 계열사 선호도 떨어져 = 아직 판매사들의 계열사 상품 판매 비중은 높다. 그러나 이같은 구도는 머지않아 확 바뀔 것으로 보인다.

기은SG의 경우 자사에서 제조한 상품의 93%가량이 기업은행에서 팔리고 있으며 푸르덴셜자산도 91.22%를 푸르덴셜증권에서 팔고 있다. 신한BNP파리바(89.65%) 농협CA투신(농협중앙회 84.62%) 한투운용(한국증권 80.80%) 대투운용(대투증권+하나은행 79.90%) 등 다수의 판매사들이 계열운용사 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표참조〉

그러나 이같은 추세에 대해 판매사 실무자들은 “계열사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추락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민 신한 하나은행 등 대형은행 투신상품 실무자들에 따르면 최근 펀드가 대중화되면서 잘 나가는 일부 펀드가 속속 생겨나자 계열운용사 상품만 취급할 수 없어졌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대해 운용사 한 CEO는 “신한은행의 경우 외국사와 체결한 ‘배타적 권리’ 조항 때문에 타사 상품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이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결국 상품성 있는 비계열사 상품으로의 추세반전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증권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삼성증권이 하반기 들면서 전 운용사 중 최고의 펀드만을 엄선한 명품관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다수의 증권사들도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계열사 상품은 줄고 타사 상품에 대한 비중이 늘고 있다.

자산운용협회 자료에 따르면 교보투신, 대신투신, 동양투신, 산은자산의 경우 계열은행 및 증권사 판매비중이 크게 줄었다.

특히 교보증권의 교보투신운용 상품 판매비중은 27%, 동양투신도 동양증권에서 팔리는 상품 비중이 28%에 불과해 계열사로서의 집중도가 떨어진지 오래다.

◆ 금융업 중심은 고객 = 전문가들의 견해를 정리하면 ▲고객접근 편리성 ▲상품의 다양성 ▲최상의 컨설팅의 삼위일체가 금융회사 미래를 보장하는 성공비결로 요약된다.

즉 과거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체제는 금융소비자 중심의 체제로, 공급자 마켓은 소비자 마켓으로 변하는 구도다.

판매, 제조, IT지원 등 모든 기능을 회사별로 보유하던 구도는 기능별 분화가 이뤄져 판매와 제조가 분리되는 금융유통업과 금융제조업의 구도로 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떠오르는 것이 오픈 아키텍처. 미래에셋의 급성장 기반이 국민은행이었고, 보험모집인이 여러 회사의 상품을 팔 수 있듯이 금융유통업과 금융제조업의 등장이 본격화되면서 금융산업 구도는 조직을 무조건적으로 부풀리기 보다는 전문화의 이슈로 바뀌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표1>금융산업 구도 변화 추이
                                                



                  <표2>자산운용사의 계열사 판매 의존도
                                                (단위 : %)
* 계열사 판매비중이 50%이상인 곳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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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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