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대학가에도 이같은 투자열풍은 그대로 이어져 그동안 다소 침체기를 맞던 주식투자동아리가 최근 활발히 활동을 벌이고 있는 등 펀드나 일반 주식투자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 주식투자가 학생들의 재테크 수단의 하나로 각광받고 있는 추세다.
◆ 대학가 주식투자동아리 ‘붐’ = 한 때 주식시장의 침체와 함께 시들해졌던 대학의 증권동아리가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최근의 주식활황 덕이다.
대학교에 주식투자동아리들이 선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80년대 초. 이후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 초 집중적으로 개설됐다.
이미 철저한 가치투자로 대학가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서울대 ‘투자연구회’를 비롯해 고려대 ‘가치투자연구회’, 연세대 ‘YIG’, 성균관대 ‘S.T.A.R’, 한양대 ‘스탁워즈’, 인하대 ‘블루칩 뮤추얼펀드’ 등의 동아리들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에 더해 올해 들어 한국외대, 목원대에 새롭게 주식투자 동아리가 만들어지면서 전국 대학의 투자동아리는 어림잡아 90여 개에 이르는 상황이다.
특히 이들 동아리들은 기존의 증권투자를 위한 차원의 학습수준에서 벗어나 실제로 실전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학교에서 배운 경제, 경영 이론들을 실제 시장에 적용시켜 실물 경제를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이를 통해 나름대로 올바른 투자문화 형성을 위한 노력에서다.
국내 기업들의 기업설명회에 참가하기도 하고 효과적인 기업분석을 위해 직접 기업을 탐방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일부 동아리에서는 자체 펀드를 구성해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억 단위의 자금을 직접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학 주식투자 동아리 관계자는 “최근 동아리내에서 펀드를 구성해 직접 운용중이다”라며 “아직 규모가 크진 않지만 꾸준히 리서치 작업을 지속해 온 결과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 ‘나홀로 투자’족들도 급증 = 투자동아리에 소속되지 않은 일반 대학생들의 투자문화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인터넷 재테크 카페에 가입하는 것은 물론이고 증권사에서 실시하는 투자설명회에 따라다니는 학생들도 부쩍 늘었다. 실제로 대다수의 인터넷 카페 회원의 절반 이상이 대학생일 정도로 그 열기는 대단하다.
증권사들이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모의투자대회에서도 정확한 비율은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60% 가량이 20대 초·중반의 대학생일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특히 시장흐름에 대응하는 순발력이나 직관력이 뛰어난 20대의 경우 실질적으로 큰 수익을 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학생의 주식투자 바람에 우려를 하는 시각을 접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 잘못된 투자 경험으로 인해 자칫 투자를 투기로 인식하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생 투자자의 경우 투자실패 후 ‘본전생각’ 때문에 준비 없는 재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아 우려점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성균관대 경영학과에 재학중인 장원진(25·남)씨는 “최근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 소재는 취업과 재테크”라며 “취업에 관한 문제야 이전부터 대학생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고민거리였지만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나도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대학생들을 주식시장으로 이끌고 있는 듯 하다”고 밝혔다.
장씨는 “하지만 주위의 대부분의 친구들이 큰 돈을 버는 것은 그리 보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등록금까지 다 날리고 휴학하는 친구들을 보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학교 주식투자동아리 S.T.A.R의 강정훈 회장은 “일반 대학생들이 주식투자에 관심을 갖게 될 경우 증권시장에 대한 공부는 필수적”이라면서 “단순히 신문에서 중요한 경제뉴스만을 찾아 읽고 참여하는 정도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평상시 언론보다도 앞서 기업의 현 상황을 체크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특히 강 회장은 “주식투자에 대한 감을 익히려면 펀드보다는 소액이라도 직접투자를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꾸준하게 실전투자 하다보면 투자와 관련한 자신만의 원칙이 세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증권사 지원도 활발 = 이처럼 대학생들의 투자열기가 뜨거워짐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도 이들을 지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일정한 기준에 의해 선정한 대학교 증권동아리에 연간 200만원의 동아리 운영비 및 각종 시스템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실시한 이 프로그램은 지난 6월 두 번째 지원동아리들을 선정, 각종 워크샵과 증권교육 강좌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고 있다.
증권업협회에서도 정기적인 투자교육 설명회는 물론이고 증권동아리에서 요구하는 분야에 대한 맞춤 교육을 실시중이다.
증권업협회 곽병찬 투자자교육실장은 “최근 교육을 신청하는 대학 증권동아리들은 증권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보다는 한 분야에 전문적인 강좌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미래의 경제교육으로 성장할 대학생들이 실물경제를 체험하고 올바른 경제지식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만큼 앞으로도 이같은 노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