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1년 후 서 부장은 기업은행이 차세대시스템 가동에 따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보통 대형 프로젝트를 마치고 나면 미진한 부분이 눈에 많이 띄게 돼 개선 작업을 많이 하는데 이번 차세대시스템은 그런 게 별로 없습니다.”
서 부장의 이런 말 속에 은근히 기업은행의 차세대시스템은 완벽하다는 자부감이 묻어 나온다.
실제 기업은행은 차세대시스템 가동 직후인 지난해 9월말 5일간의 추석 연휴가 끝난 다음날 평소 거래량의 2배가 넘는 1760만건을 초당 400건 이상 처리하면서 무장애를 시현했다. 이날은 5일간의 연휴 다음날과 함께 카드결제일, 월말, 분기말이 겹쳤던 날이다. 이후 올해 2월 28일에도 1980만건, 초당 520건을 거뜬히 소화했다.
“이러한 거래 처리는 기본이고 차세대시스템을 통해 신속한 상품 개발과 현업 요구에 대한 즉각적인 수용 등이 큰 효과입니다.”
그동안 은행 내부에서는 전산부서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는 현업의 요구를 늘 즉각적으로 수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는 전산부서 직원의 문제가 아니라 갖춰져 있는 전산시스템 자체가 그러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상품 개발 하나 하는데도 과거에는 길게는 몇 개월이 걸리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업 부서가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즉각적인 상품을 출시, 고객 마케팅을 하는데 어려움이 따랐다.
또 현업에서 요구되는 비정형적인 데이터 자료도 몇 일 동안의 작업을 통해 만들어 줬다.
“그러나 이제는 차세대시스템으로 인해 상품개발은 2~3일 정도면, 비정형적인 데이터 자료라 하더라도 몇 시간이 충분합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전산부서에 대한 현업의 불만도 많이 사라졌다고 서 부장은 말한다.
서 부장은 차세대시스템 가동 1년과 함께 정보시스템부 부장을 맡은 지도 1년이 돼 간다. 지난해 10월 차세대시스템 개발을 성공적으로 완료, 가동하고 정보시스템부를 총괄하는 부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이후 서 부장은 다른 금융기관과 달리 차세대시스템 구축 후 EA(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를 도입하는 독특한 사례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향후 계속해서 이어지는 부분적인 시스템 개발시 차세대시스템에 맞춰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즉, 차세대시스템의 효율적은 운영, 관리를 위해서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전산센터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현 기업은행 본점에 있는 전산센터를 오는 10월 1~3일 동안 용인 수지에 있는 새로운 전산센터로 이전한다. 이에 앞서 전산 직원은 이달 24~25일 이동한다.
“이번 전산센터 이전은 은행 최초로 시행되는 무중단 이전 작업입니다.”
서 부장은 이번 센터 이전은 1일 새벽 6시에서 8시까지 단 2시간동안 전자거래가 중단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중단 없이 이뤄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향후 기업은행 전산부서는 정보계 재구축과 직원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시행하 나갈 예정이다.
서 부장은 지난 1977년 기업은행에 입행, 전산부를 비롯해 검사부, 신용분석부 근무와 지점장 근무를 했다. 특히 16년동안 전산부서를 근무한 현업과 전산을 모두 아는 대표적인 전산통이다.
신혜권 기자 hk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