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본지가 금융권 컨설팅을 수행하는 컨설팅 전문 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평가 및 하반기 전망에 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은행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컨설팅 수요가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하반기에는 2금융권에서 일부 대규모 컨설팅이 상반기에 이어 진행되겠지만 전반적으로 진행된 컨설팅 결과에 따른 시스템 구축이 활발해 질 것으로 전망했다.
컨설팅 업체들의 올해 상반기 수주 실적은 전체적으로 고르게 나타났으며 컨설팅, SI(시스템통합), 회계법인 업체간의 영역 구분이 무너지는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 상반기 차세대EA 등 다수 = 설문에 응답한 컨설팅 업체들은 전반적으로 올해 상반기 금융권 컨설팅 시장은 활발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활성화는 무엇보다도 지난 2년 전부터 은행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차세대시스템 구축과 관련한 컨설팅이 주도했다.
차세대시스템 구축 관련 컨설팅으로 EA(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 PMO(프로젝트관리), ISP(정보화전략계획) 수립 컨설팅 등이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하나은행의 차세대시스템 EA 컨설팅, 한국개인신용(KCB) IT시스템 PMO, 자산관리공사 EA 등이 진행됐다.
바젤Ⅱ 대응을 위한 준비가 전 은행권으로 확대되면서 이를 위한 컨설팅도 다수 진행됐다. 바젤Ⅱ 컨설팅은 국민은행 신용리스크 컨설팅을 시작해 아직도 일부 은행이 컨설팅을 준비 중에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BPR(비즈니스프로세스재설계) 및 PI(프로세스혁신)를 위한 컨설팅도 지난해에 이어 은행권 이슈로 부각됐다. 또 올해 상반기는 현대해상화재, BC카드 등 2금융권도 컨설팅을 진행하기 위해 검토를 들어가기 시작했던 시기다.
이밖에도 ERP(전사적자원관리) 및 CRM(고객관계관리) 구축, 데이터 및 센터통합,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6시그마 등의 컨설팅도 올해 상반기 금융권 컨설팅 시장을 이끌었다.
하반기 줄어들 듯…PMO·운용 효율화 측면
컨설팅·SI·회계법인 업체간 영역 붕괴 심화
◇ 상반기 컨설팅·SI 협력과 경쟁 = 올해 상반기 컨설팅 시장은 기존의 단발성 컨설팅에서 벗어나 실제 컨설팅 결과를 통해 시스템 구축을 구체화 하는 것이 주요 안건으로 부각됐다. 이에 따라 컨설팅 업체와 국내·외 SI 업체간 공동 작업이 과거보다 많아지게 됐다.
프로젝트 사안에 따라 컨설팅 업체와 SI업체는 협력을 하거나 경쟁을 하는 등 다양한 시장 구도가 형성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SI업체가 컨설팅 영역을, 컨설팅 업체가 개발 및 구축 영역을 담당하는 등 컨설팅과 SI의 영역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또 컨설팅 수요가 활발해 몇몇 컨설팅 업체는 컨설턴트 인력 부족 현상을 겪었다. 이로 인해 RFP(제안요청서)를 받아도 제안을 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러한 금융권 전문 컨설턴트 인력난은 향후에도 계속 지속될 것으로 컨설팅 업계는 보고 있다.
이밖에도 컨설팅 업계는 수요가 늘어난 반면 수익성 규모는 커지지 않아 인력 투입에 어려움이 커진 것도 올해 상반기 컨설팅 시장의 특징으로 여기고 있다.
◇ 하반기 시장규모 다소 줄을 듯 = 올해 하반기 금융권 컨설팅 시장은 상반기 보다는 활성화되지 못할 것으로 컨설팅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상반기 진행된 각종 컨설팅의 결과에 대한 구체화 및 시스템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돼 프로젝트 품질관리를 위해 PMO 컨설팅이 다수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고려한 업무 효율화를 위한 6시그마도 금융권에서 다수 존재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상반기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연기된 컨설팅과 공금융권 및 2금융권 확대 등으로 진행될 예정인 EA, ISP, BPR컨설팅 등이 발주될 것으로 보인다.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ERP, CRM 재구축 및 업그레이드 컨설팅도 기대되고 있다.
리스크 관리 부문에 있어 일부 지방은행과 중소은행 등의 바젤Ⅱ 신용리스크와 운영리스크 컨설팅도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꾸준히 발주될 예정이다. 또 하반기부터는 보험권의 솔벤시Ⅱ 규정 준수를 위한 컨설팅과 금융권의 샤베인옥슬리 규정 준수를 위한 컨설팅도 서서히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필요성이 비상장 금융 업체로 확대되면서 이와 관련한 컨설팅도 하반기부터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금융권 인사·성과관리·BSC(균형성과기록) 등의 컨설팅도 기대된다.
아웃소싱 부문에 있어서도 기존 데이터센터 아웃소싱에서 벗어나 시스템 개발·운영, 회계, 인사, 구매 등의 금융기관 비핵심 업무 영역에 대한 아웃소싱이 확대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돼 이에 따른 컨설팅도 천천히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하반기는 운영 효율성 측면 = 하반기 금융권 컨설팅 시장은 주로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관리나 구축이 완료된 시스템에 대한 운영 효율성, IT투자에 대한 분석 등으로 컨설팅 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꾸준히 2금융권 등에서 상반기에 이어 동일한 내용의 컨설팅 프로젝트들도 함께 진행된다.
또 컨설팅 업계는 컨설턴트 인력난으로 인해 고객을 오히려 선택하게 되는 ‘고객사 역선택’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는 대형 컨설팅 업체가 과거 경험한 저가 수주에 따른 품질 문제 및 자체 브랜드 관리 전략에 기인한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하고 있다. 실제 대형 컨설팅 업체가 일부 프로젝트에 대해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컨설팅 업계는 저평가 돼 있다고 생각하는 프로젝트 단가가 제값으로 올라가게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금융권은 컨설팅 비용을 위해 여전히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 업체별 고른 수주 현황 = 올해 상반기 금융권 컨설팅 시장 역시 대형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졌던 시기다. 그러나 유사한 프로젝트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비교적 여러 컨설팅 업체가 고르게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존의 컨설팅 업체와 함께 회계법인의 컨설팅 역량이 확대됐다. 경영 및 전략 컨설팅 업체들도 바젤Ⅱ를 중심으로 금융권의 리스크 및 IT 컨설팅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컨설팅 업체로는 BCG(보스턴컨설팅그룹), 맥킨지, BA&H(부즈알렌앤헤밀턴) 등의 컨설팅 업체들이다.
업체별로 딜로이트 컨설팅은 상반기에 하나은행 EA, 교보생명 SEM(전사전략관리), LG화재·삼성화재 6시그마를 수주했다. 베어링포인트는 LG카드·현대카드 리스크관리 구축 프로젝트와 우정사업본부 금융부문 통합리스크 진단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삼일PwC는 농협, 부산은행 바젤Ⅱ 신용리스크 부문과 우리, 외환은행 운영리스크 부문 프로젝트를, 외환은행과 대우증권 내부회계관리제도 컨설팅 프로젝트 수주를 기록했다. 이밖에 기업은행 경영감사, 금융정보분석원 자금세탁방지 프로젝트 등도 상반기 수주 프로젝트 중 하나다.
삼정KPMG는 국민은행 운영리스크, 자산관리공사 EAP(EA+ISP)·BPR, 한국증권금융 종합수익관리시스템, 농협 내부감사시스템 구축 컨설팅을 진행했거나 진행하고 있다.
액센츄어는 동부화재 PI와 ERP, 국민은행 CRM 전략, 기업은행 바젤Ⅱ 신용리스크 2단계 플래닝, 거래소 상장·인사전략, AIG보험 콜센터 통합, 삼성화재 차세대 보상부문 ISP 등의 컨설팅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됐다.
투이컨설팅은 한국수출입은행 ISP 조사·분석, 한국개인신용 IT시스템 구축 PMO 및 IT 프로세스, 하나은행 EA, 기업은행 EA멘토링 자문, LG카드 배치작업 최적화, 롯데카드 유통통합전략 수립, 한국자산관리 ISP·EA 등의 컨설팅을 수주, 일부는 수행을 완료했고 일부는 진행하고 있다.
한국IBM BCS는 하나은행 CRM 및 EA, 국민은행 운영리스크 시스템 구축, ING생명 모기지론 시스템 구축, 기업은행 CRM 마스터플랜 등의 컨설팅을 수주했다.
7월 이후 하반기 들어서는 딜로이트 컨설팅이 최근 현대해상 전사 PI 컨설팅을, 삼일PwC가 솔로몬저축은행 내부회계관리제도, 농협 PI 컨설팅을 수주했다. 한국IBM BCS가 산업은행 신용리스크 시스템 구축을 수주했다.
특히 삼정KPMG는 하반기 들어서만도 부산·대구은행 차세대EA 및 IT공동화, 기업은행 운영리스크 구축, 우리은행 바젤Ⅱ, 국민은행 경제적자본배분, 한국증권금융 인사·성과·변화관리, KB생명 IT리스크 관리 등의 프로젝트를 수주해 관련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주요 컨설팅업체 금융권 프로젝트 수주현황>
〈자료제공 : 각 컨설팅 업체〉
신혜권 기자 hk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