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국가통계국은 11일 올 2분기 35개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 상승, 1분기의 9.8%에 비해 상승폭이 줄었다고 밝혔다.
또 1분기에 비해서는 1.5% 상승에 그쳐 상승세 둔화가 뚜렷해졌다.
인민은행이 조사한 2분기 설문조사 결과도 베이징과 광저우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부동산 투기 심리가 수그러들고, 주택구입의사도 감소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부동산 시장은 단기적으로 수요는 제한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집값이 오를 수 밖에 없다고 조언한다.
◆왜 올랐나
기본적으로 최근 몇 년간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지나치게 늘어났다. 주택 사유화가 실시된 지 얼마 안됐고, 98년 국무원이 ‘도시주택제도를 개선시키고, 주택건설을 확대시키는 내용’을 하달하면서 세금인하, 주택대출을 확대시키며 주택소비를 자극했다.
GDP도 98년부터 2004년까지 7조8000억위앤에서 12조6000억위앤으로 증가했다. 도시주민 1인당 가처분소득도 연평균 8.6% 증가했고, 도시 농촌주민의 저축금액도 지난해엔 12조위앤으로 소비능력이 커지게 됐다.
또 1인당 주거면적으로 2004년 7.26평에서 2020년까지 3평정도를 추가적으로 넓힐 계획으로 이는 도시가정의 20%인 2700만명을 가구당 6평을 넓힌다고 할 때 1.6억평이 필요하다. 그러나 2003년 전국 도시 주택철거면적은 4235평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2004년부터는 철거민보상문제로 하락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유사한 이유도 중국 부동산의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부실대출비율이 높은 상업은행이 개인의 주택담보대출을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전체 신용대출 대비 부동산 신용대출비율이 2000년 6%에서 2003년 21%, 2004년 상하이 전체 신용대출금 중 부동산대출이 76%를 차지할 정도로 급증했다. 올 1분기는 무려 87.7%까지 치솟았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주택에 대한 중국인들의 소유욕구 또한 크다. 이미 도시주민 주택보급률이 72%로, 프랑스, 독일이 30~40%, 미국이 68%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중국인들의 주택 소유관이 집값 안정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 中 부동산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
중국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부동자금이 부동산에서 이탈하면 마땅히 흘러갈 곳이 없는 상황이다. 이번 부동산대책도 투기수요를 막기 위한 것으로 투자수요에는 그대로 남아있다.
대신경제연구소 조용찬 연구원은 “결국 부동자금은 고급주택, 상업용건물 등으로 흘러 들어가, 다시 주택수요를 부축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중국 주택은 원가가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억제정책과 거시조정정책을 펴면서 토지개발 허가면적이 줄자 토지가격 상승세가 빠르다. 도시재개발 추진과정에서 철거민들에 대한 보상비지급 및 토지 양도대금의 급등으로 집값에 40%를 차지하는 토지가격이 주택분양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건축자재비 역시 급등하기는 마찬가지다. 2004년 전국 고정자산투자 가격이 전년대비 5.6% 인상됐다. 이 가운데 표준 건축비(8.5), 재료비(10.7%), 철강재(17.4%) 등의 가격이 올랐다. 이에 따라 2004년 전국 분양주택 평균공사비도 국내 통화가치로 평당 60만원으로 전년대비 10% 상승했다.
앞으로도 건축비가 상승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철도와 도로수송의 어려움 및 인건비 상승이 계속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국부동산시장 참여 주체들이 주택가격 하락을 원치 않는다는 점이 중국 부동산시장을 낙관하는 이유다. 정부는 토지매각을 통해 많은 돈을 벌고 있다. 98년 토지매각으로 번 돈이 67억위앤었던 것이 2003년에는 9100억위앤으로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지방 재정수익의 2번째를 차지하는 규모다. 은행과 부동산개발업자들도 부동산시장이 변동성이 커져 금융위험과 거래위축이라는 문제가 발생되길 원하지 않고 있다. 주택가격 하락이 개인의 자산가치를 떨어뜨려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는 가능성 때문에 중앙정부도 집값 하락을 유도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조용찬 연구원은 “중국은 각 지역마다 주택가격 상승의 배경이 다른데다 중국 경제가 워낙 크고 다양하기 때문에 전국적인 주택가격 붕괴는 없을 것으로 보이며, 베이징 등 일부 지역에 따라선 하반기에도 주택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