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CEO 인물포커스] 골든브릿지 이상준 사장

한기진

webmaster@

기사입력 : 2005-06-06 20:26

“구조조정은 공익성 갖춰야 합니다”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한국 자본과 한국인의 힘만으로 만들어진 토종 투자회사를 꿈꾸는 이상준 골든브릿지 사장은 소위 ‘운동권’ 출신이다.

위장취업과 의식화작업, 노조 조직, 노동상담소 설립, 노동연구 활동 등 이른바 현장 활동으로 점철된 20~30대를 보냈다.

이 때문인지 그는 어디에 내놔도 밀리지 않는 화려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지난 1978년 서울대 자원공학과에 입학해 20년 만인 1996년에야 졸업한 그는 금형공 용접공 자격증, 수배생활 등을 거쳤다. 또 전국보험노조연맹 홍보부장, 테마주택타운ㆍ심부름센터ㆍ용역회사 사업,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 등 일일이 헤아리기도 힘든 이력을 거쳤다.

그런 그가 국내 대표적인 기업구조조정회사의 대표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아시아 진출을 꿈꾸며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도 성에 차지않는 듯 뜨거운 열정으로 일하고 있는 이상준 사장을 만나 성공비결과 골든브릿지의 목표를 들어봤다.



골든브릿지 이상준 사장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은 ‘직업노동운동가’로서 활동했다는 점이다.

14년 동안 노동운동가로서 노동현장을 누비며 싸워온 인물이다.

그런 그가 대표적인 기업구조정전문회사의 대표로 변신한 건 예사롭지 않은 일이다. 또 그의 창업역사도 이채롭다.

군사정권에 대항해 노동운동가로 활동하던 그는 정권이 바뀌자 ‘직업운동가로서 더 이상 할만한 게 없다’는 생각에 시장에 뛰어든다.

“돈을 벌면서 시장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창업이다. 그러나 철거업, 용역업, 원룸건설업, 리모델링업 등 일곱 번의 업종을 시작했지만 모두 실패. IMF 외환위기 직후에는 연체금리 37%에 매출채권회수 불능 사태까지 빠져 회사 폐업과 재산이 모두 경매로 넘어가는 걸 지켜봐야만 했다.

이후 수년간 신용불량자로 살아야 할 정도로 그의 생활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에게도 인생 전환의 기회는 찾아왔다. 대학시절 노동운동 동아리 후배였던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으로부터 보좌관 자리를 제의 받은 것.

이 때 기업들이 쓰러지고 회생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는 앞으로 먹고 살길은 ‘소프트산업’이라고 확신했다. 그 중에서 기업구조조정업무는 가장 전망이 좋았고 개인에겐 일자리 보존을, 국가에는 기업을 회생시켜 경제발전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공익성도 갖췄다고 판단했다.

“노동운동가로서 비즈니스의 수익성뿐만 아니라 공익성까지 갖춘 구조조정업무는 매력이 컸습니다.”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업무에 뛰어들었지만 순탄치는 않았다. 2평짜리 허름한 사무실에 50여명의 지인들을 설득한 끝에 10억원의 자금으로 시작했다.

하드웨어로 말하면 부실했지만 그는 소프트웨어만큼 자신했다.

“전투적 환경에서 살아온 덕분에 리더쉽을 배웠고 일곱번의 실패로 경영자 수업을 착실히 쌓은 점들이 발휘되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 기업구조조정 시장에 뛰어들자 실력이 나타났다.

자산 1조5000억원 규모의 뉴코아 매각을 비롯해, 신호스틸(현 휴스틸), 프로칩스, 삼익악기, 신화특수강, 크라운제과 등의 구조조정 및 매각 자문사로 참여해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올해안에 토종자본 골든브릿지 아시아로 진출

사회책임 다하기 위해 SRI펀드 출시 계획



특히 2003년 인수한 쌍용캐피탈의 구조조정성공은 백미로 꼽힌다.

지금까지 국내 구조조정 역사상 금융기관을 인수한 곳은 전부 외국자본으로 국내자본이 인수해 구조조정에 성공한 사례는 찾기 힘든게 사실이다. 유일한 곳이 골든브릿지인 셈이다.

더군다나 구조조정하면 떠올리는 “인력조정”도 쌍용캐피탈 정상화과정에서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은 그의 신념뿐만 아니라 골든브릿지의 실력을 보여주는 증거다.

탄탄한 경영실적도 자랑한다. 매년 2배 이상의 순자산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10개 펀드에 금액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자산운용업에도 진출 20여명의 인력이 부동산펀드 등을 출시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머물지 않고 골드만삭스, 론스타 등 외국계자본이 독점하다시피 해온 사모투자회사(PEF)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투자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당장 올해 순이익 목표만 140억원. 각 사마다 80억원씩의 순이익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결집력이 성장동력

“남들보다 먼저 시장에 진입해 경쟁없이 시장을 점유하는 게 경영방침입니다.”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구조조정회사가 당연히 추구하고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과감한 결단과 용기가 필요한 것은 당연.

그는 “IMF 외환위기 이후 토종은행들이 무더기로 무너지는 것을 보며 기업구조조정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남들보다 먼저 시장에 뛰어들어 새로운 상품과 기술로 승부하기 시작한다.

“창업시작부터 자산운용과 투자은행의 두 축으로 기업의 방향을 기획하고 장기에 걸친 계획에 따라 준비해왔습니다.”

이미 다른 경쟁자들에 앞서 경쟁우위를 만들어가고, 또 경쟁이 치열해지면 새로운 상품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 항상 경쟁우위를 유지해간 것이다.

주주들의 신뢰도 밑바탕이 됐다.

출범 당시 출자했던 주주들이 아직까지 대부분 남아 펀드에 재투자하고 있다.

“자력갱생이 원칙입니다. 투자자 주주 종업원이 하나로 뭉쳐 스스로 일어서 커가려는 힘이 한데 뭉쳐 발휘된 것이 큰 도움이 돼 왔습니다.”

이 사장은 무엇보다 외국자본에 맞서 왔다는 점을 그간 성과로 삼는다.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가지만 ‘공익성’을 절대로 빼놓지 않는 그에게 이러한 싸움이 큰 가치가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셈이다.

“IMF외환위기 이후 산업의 혈맥인 금융분야에서 외국자본의 지배력이 너무 높았습니다. 외국자본이 시장조율을 하기 시작하면서 금융시장이 ‘관치’에서 ‘외치’시대로 바뀐 것입니다.”

그는 외국자본이 한국의 성장발전에 대한 이해를 달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

“이윤을 수탈 당하는 구조를 손놓고 바라볼 수 만은 없다. 직접 구조조정시장에 뛰어들어 토종 금융자본의 자생적 싹을 키워보자는 의지를 불살랐습니다.”



◆해외진출 ‘꿈’ 실현 앞둬

이상준 사장의 한때 꿈은 한국의 골드만삭스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보다 한참 더 나아가 신속한 의사결정, 빠른 속도를 갖춘 금융지주회사로 아시아로 진출하는 게 그의 목표다. 이미 자산운용사 신기술 여신금융회사를 계열사로 둔 상태. 남은건 수신기능을 갖춘 금융회사다.

이를 위해 적당한 저축은행이나 지방은행을 찾고 있다. 이 사장의 생각대로 된다면 조만간 골든브릿지 금융지주의 탄생도 멀어 보이지 않는다.

“금융기관 인수에는 PEF를 활용할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인수자본도 모집하고 있는 등 준비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습니다.”

해외진출은 곧 가시적인 성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일본 중국 베트남에 현지법인이 개설될 예정이다. 현지인력을 직접 고용해 국내외를 오가며 훈련을 시켰다. 국내 직원도 역시 현지에 파견에 현지 실정을 익히도록 했다.

“이들 나라들은 국제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부실채권시장의 전망이 좋습니다.”

특히 그가 주목하고 있는 곳은 베트남. 국내 천여개 업체가 진출해 있고 4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을 정도로 우리에겐 빼놓을 수 없는 투자대상이다.

“베트남투자가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는 금융자본이 진출해야 할 때입니다.”

그래서인지 베트남 무역대표부가 골든브릿지와 같은 층에 입주해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현

공공성은 그가 사업하는 목적이자 운동권 출신이 5분의1이나 차지하는 골든브리지의 경영방침이다.

직원들 대부분이 구조조정이 공적기능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운동권 출신답게 청렴성과 도덕성 또한 갖추며 한때 구조조정명목으로 M&A등에 참여하며 시장을 흐렸던 다른 사업자들과 거리를 두고 있다. 때문에 창립 당시 주주들이 지금까지 남아있고 이 원동력으로 업계를 주도해가는 대표적인 회사로 성장하게 만들었다.

이상준 사장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재단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사회에 이익을 환원하고자 하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역할도 대안투자를 하면서도 사회책임투자를 경영목표로 정했다.

조만간 SRI펀드도 출시할 계획이다.

사회책임투자(Social Responsibility Investment)란 도덕적인 기업, 투명한 기업, 환경친화적인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삼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비도덕적ㆍ 반윤리적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최근 5년간 급속도로 보편화됐다.

이상준 사장은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이를 지원할 수 있는 투자를 해나가야 합니다”고 말했다. 그 역할을 골든브릿지가 대신하겠다는 것이다.



▶ 약력 : 1958년생. 78년 서울대 자원공학과 입학, 87년 전태일 노동자료연구소 정보화팀장. 89년 전국보험노동조합연맹 홍보부장. 91년 삼요건설 기획실장. 92년 다처산업 대표이사. 96년 서울대 자원공학과 졸업. 98년 국회의원 김영선 보좌관. 2000년 골든브릿지 설립. 2001~2005년 골든브릿지, 지비시너웍스, 지비에이엠씨, 쌍용캐피탈 대표이사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