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신용카드회사인 LG카드는 올 들어 12명으로 구성된 오토리스팀을 별도 신설, 영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과거 자동차할부팀에서 부가적인 업무에 불가했던 자동차리스를 키우기 위해, 조직과 인원을 확대한 것이다.
막강한 자금력과 영업망을 보유한 LG카드가 시장에 뛰어들면서 사실상 오토리스 시장 경쟁에 불을 당긴 셈이다.
롯데캐피탈도 리스금융부서에서 오토리스팀을 구성하고 영업에 나섰다. 회사 리스팀에서 오토리스 진출을 요구한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그동안 롯데그룹측에서도 관심을 기울여왔다는 후문이다. 수입차, 국산차, 중장비차량 등 전 차종이 리스 대상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중순부터 전산인프라 구축을 시작한 상태다.
오토리스 전쟁은 이미 지난해부터 일본최대의 리스회사인 오릭스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본격화됐다.
아주그룹이 오토리스회사를 설립하면서, 비금융회사가 리스에 진출하는 첫 사례가 나타나기도 했다.
그 전까지는 삼성카드 현대캐피탈 대우캐피탈 등 대형사들과 한미캐피탈 스타리스 CNH캐피탈 등 중소형사들이 영토싸움을 벌이는 형국이었다.
그러던 것이 도요타자동차가 지난 3월 금융자회사인 도요타파이낸셜코리아까지 설립하자, 업계의 경쟁체제는 극에 달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전체 리스실적 4조609억원 가운데 42%인 1조6831억원이 오토리스다.
LG카드와 롯데캐피탈의 시장진입은 오토리스 전쟁 2라운드가 시작된 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LG카드가 리스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유동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291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 지난해 4분기에 이어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2003년 말 이후 1년만에 자본잠식도 완전히 탈피했다.
LG카드 관계자는 “유동성이 개선되면서 자동차할부와 리스를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 또 포트폴리오차원에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LG카드 전 영업점에서 수입차 딜러망을 대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영업전략은 ‘차별화’.
이미 시장이 치열하기 때문에 기존 업체들과는 다른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LG카드는 카드와 오토리스가 결합한 상품을 내년쯤에 내놓을 예정이다.
LG카드 관계자는 “강남쪽에 영업이 집중돼 있는데 LG카드는 전국적인 영업망을 통해 전국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금리경쟁보다는 상품경쟁으로 맞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말쯤이면 3위안에는 들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롯데캐피탈은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과거 개인대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가 큰 손해를 본 경험 때문이다.
롯데캐피탈 관계자는 “차근차근 해나가겠다. 적극적으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실제 금리경쟁으로 수익성도 기대치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롯데는 영업사원과 고객들에게 리스를 이해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품 이해도가 떨어져 영업에 지장을 초래함은 물론, 시간투자가 많은 편이다.
롯데그룹의 계열사들을 고객으로 삼기에도 쉽지 않다. 업무용차량은 렌트가 유리한 면이 많아 리스수요가 적기 때문이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