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조합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한 의견이라며 중기청이 적극 수렴해줄 것을 바랬다.
그러나 중진공 노조는 이날 향후 모태조합의 운영방향을 대부분 예상한 듯 “다산벤처를 모태펀드 관리기관으로 지정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3일에 이르러서야 중기청장이 다산벤처의 확대판이나 다름없는 “새로운 관리기관을 설립하겠다”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이미 중진공 노조는 중기청의 의도를 꿰뚫어 본 것이다.
중진공 노조는 “다산벤처를 폐지한다고는 했으나 투자조합의 사후관리업무와 인력이 신설 기관에 흡수되는 모양새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실상 제2의 다산벤처와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던 정부의 의지가 무색해진 것이 노조를 자극하고 있다.
노조는 또 앞서 11일 성명서를 통해 “중기청은 지난 3개월 동안 제대로 정보공개 과정조차 없이 쉬쉬하며 밀실 속에서 모태운영기관 선정작업을 진행해 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중기청장이 얼마전부터 직접 현 다산벤처 사장을 부사장으로 내려 앉히고 벤처캐피탈 시장에서 익히 알려진 외부인사중 한 사람을 전문경영인으로 내정했다는 소문마저 나돌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가 이처럼 반발하는 근본 이유는 지난 2000년 중기청의 주도로 설립된 다산벤처가 출범부터 중기청 출신 인사들로 ‘낙하산’식으로 채워지고, 불법적 로비사건 등 부도덕과 경영이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새로운 관리기관을 만든다 해도 제2의 다산벤처에 불과해, 공공성과 전문성이 우려된다고 노조는 우려하고 있다. 노조는 앞으로 대응방안을 마련, 강력하게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투자는 물론 1조원에 달하는 펀드금액 모집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같은 잡음이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칫 정부의 벤처활성화 의지에 찬물을 끼얹질 수 있고, 벤처기업 및 벤처캐피탈의 의욕마저 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벤처를 살리겠다던 정부의 의지가 마무리만 남긴 단계에서 퇴색되지 않기를 바란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