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생보사들은 장기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설계사에게 관리에 필요한 수수료를 지급하려면 예정사업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일부 외국계 생보사의 경우 높은 예정사업비를 책정하면서도 고객 관리능력은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생보사의 상품별 예정사업비지수를 살펴본 결과 외국계 생보사의 경우 예정사업비지수가 대부분 100%를 넘으며, 특히 알리안츠생명의 변액연금보험 예정사업비지수가 125.6%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정사업비란 보험계약과 유지에 필요한 설계사 수당 등 각종 경비로 예정사업비가 높으면 같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보험료가 비싸지며 중도해약시 해약환급금은 작아진다.
예정사업비지수는 각 상품의 예정사업비규모를 생명보험업계의 평균 사업비규모(업계평균을 100으로 설정)와 비교한 지수다.
변액연금보험(월납/20년 만기/60세 연금개시)의 경우 국내 생보사의 지수는 대부분 100미만으로 빅3인 삼성, 교보, 대한의 경우 각각 66.1%, 93.6%, 89.3%이다. 삼성생명의 지수가 가장 낮았는데 가장 높은 알리안츠생명과 비교할 경우 59.5%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종신보험(월납/20년 만기/1억원)의 경우 주요 생보사의 예정사업비 지수는 삼성생명이 87.1%, 대한생명 87.3%, 교보생명 90.1%였다.
동부생명은 78.9%로 전체 보험사중 가장 낮았다. 그러나 외국계 생보사는 메트라이프생명 120.9%, AIG생명 120.7%, ING생명 115.0%, 라이나생명 112.7%, 알리안츠생명 102.5% 등으로 국내사에 비해 월등하게 높았다.
생보업계에서는 외국계 생보사들이 국내 보험시장에서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설계사 수당을 국내사보다 많이 지급하고, 광고영업 등에 주력하기 때문에 사업비를 과도하게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국계 생보사들은 보험계약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질 좋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 설계사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그러나 실제로 사업비를 높게 책정한다고 해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 계약 유지율이 높아지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125.6%라는 가장 높은 예정사업비지수를 기록하고 있는 알리안츠생명의 경우 설계사의 13월차 정착율은 20.6%로 최하위권이었으며, 13회차 유지율(가입 후 1년이 지난 후에도 유지된 계약비율) 또한 66.3%로 업계 평균인 75.1%에 한참 못 미쳤다.
과다한 수당지급에도 불구하고 설계사 이직과 그에 따라 보험계약 해지율도 높은 것이다.
김보경 기자 bk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