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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 없는 K부장의 고민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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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5-02-1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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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사에서도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주변의 선후배들은 모두 현재 맡고 있는 업무나 인사고과, 입행서열 등을 들어 좋은 말로 걱정할 것 없다고 하지만 솔직히 말해 안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승진의 결정적 조건이라는 백그라운드가 없다. T.K도 아니고 그렇다고 새로 부상하는 P.K(부산, 경남)도 아니여서 정치권의 실세들과 줄을 대보려고 애도 썼지만 쉽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소개를 받아 이들에게 부탁하는 방법도 생각해 봤지만 효과가 없을 것 같아 포기했다. 이번에 안되면 다음에 다시 도전해야겠지만 후배들이 치고 올라와 걱정이다.”

임원인사를 며칠 앞둔 其국책은행 K부장의 솔직한 고백이다. 무더위 속에 국책은행들이 임원인사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지만 한 관계자의 지적처럼 선후배도 없고 기여도나 인사고과에 관계없이 줄대기 경쟁 양상을 빚는 그야말로 ‘난장판’이다.

우리 금융계의 고질적인 병폐중 하나가 임원인사에서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뒷배경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으로 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의 정권말기현상과 맞물려 날로 노골화되고 있다.

기껏해야 한두자리 나는데도 무려 10여명이 앞뒤 가리지 않고 승진운동을 하고나서 은행장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현실이 단적으로 이를 입증하고도 남는다.

K부장은 자신의 신세가 한편에서는 처량하고 답답하기도 해서 은행장을 하고 있는 대학동창생을 찾아갔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고 할수 있으면 옆에서 거들어 줄 것을 부탁했다. 은행장 동창생은 자리를 일어서는 K부장에게 다음과 같이 충고했다.

“자네는 행내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나도 듣고 있지만 행내여론이나 인사고과에 너무 의존하지 말아라. 얼마전만해도 자네같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승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달라졌다. 정권말기라는 사실을 염두에 둬라. 나도 우리은행 임원인사를 내 마음대로 못하고 있다. 열심히 일하는 아랫사람들한테 미안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흔히들 인사에는 백점짜리가 없고 60점짜리인사만 해도 잘 한 것이라는 말로 그릇된 인사를 호도한다. 그러나 이는 수십, 수백명을 놓고 하는 부점장 또는 차과장, 대리인사에 해당되지 후보가 많아야 7~8명에 불과한 임원인사에는 통용되지 않는 말이다.

30년 가까이 근무한 사람들을 몇명 놓고 누가 그동안 은행발전에 기여했고 후배들의 존경을 받으며 연공서열에서 앞서는지는 말단행원에 맡겨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정한 인사, 예측 가능한 인사로 K부장과 같이 ‘빽’없는 금융인들의 답답함을 들어줄 날은 우리에게는 아직은 요원한가.

금융부 박종면 기자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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