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자회사를 중심 기둥으로 둔 두 지주사의 순이익 1조원 돌파가 확실시 되는 가운데 우리금융의 이익 규모가 신한지주를 앞설 것으로 전망되자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여기에 두 지주사가 서로 실적을 ‘폄하’하는 미묘한 신경전 양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특히 신한지주의 경우 하반기 신한 조흥은행 합병 작업을 앞두고 있는데다 우리금융도 자회사인 은행 자율경영 정착 등 리딩 지주사로 거듭나기 위한 과제를 남겨 두고 있어 더욱 관심을 모은다.
신한 우리지수사간 맞수 경쟁은 두 지수사가 나란히 1조원이 넘는 대규모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촉발됐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503억원으로 전년도 3630억원에서 189.3%나 늘었다.
신한지주는 지난 2001년 설립이후 불과 3년만에 당기순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우리금융지주도 우리은행의 눈부신 실적에 힘입어 당기순이익이 1조2000~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당기순이익은 당초 8000억원 안팎에서 5000 ~6000억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따라서, 초대형 리딩 금융지주사를 표방하던 신한지주로써는 자존심에 손상을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신한지주는 우리금융보다 자회사 수는 물론 전체 자산 규모에서도 앞선다. 신한지주는 현재 주력 자회사인 신한, 조흥은행 등 총 11개 자회사의 자산규모가170여조원인 반면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등 총 9개(SPC포함)의 자회사 자산규모가 140여조원에 불과하다.
다만 신한지주는 우리금융의 대규모 실적이 우리은행의 일시적인 당기순이익 확대에 따른 것이라며 애써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신한지주의 주력 자회사인 신한 조흥은행이 지난해 대규모 부실자산 상각 등으로 장기 수익 구조를 확립했다는 점을 은근히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도 내심 신한지주의 순이익 1조원 돌파가 조흥은행 인수로 인한 일시적인 효과라며 맞불을 놓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공적자금 투입금융 기관으로 예보와의 경영정상화이행약정(MOU) 등 각종 경영 제약 요건을 감안할 때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시중 은행 한 전문가는 “신한지주는 올해도 주력 자회사인 은행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 정착 등으로 지난해 수준의 이익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금융도 우리은행의 일시적인 이익 확대를 감안하더라도 부실 자산이 예상보다 적을 경우 이익 규모가 큰 폭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신한 우리 두 금융지주사가 올 한해 성공적인 지주사 모델 정착을 위한 과제를 남겨 두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자회사인 신한 조흥은행과 성공적인 합병 모델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게 무엇보다 급선무다. 두 조직간 성급한 물리적 통합으로 인한 일시적인 영업 누수 가능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말 그대로 산넘어 산이다. 예보와의 MOU가 여전히 자율 경영의 족쇄로 작용하고 있고 우리은행에 합병된 우리카드의 잠재 부실 후폭풍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자회사인 우리, LG증권 합병 이후 조기 경영정상화 여부가 내부 조직 통합 문제 등으로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결국 두 금융지주사가 명실상부한 초대형 리딩사로 거듭나기 위해선 올해 내부 정비를 통해 얼마나 안정적인 이익 규모를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송정훈 기자 repor@fntimes.com